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 연이은 추락사…현대 한국 산업안전에 다시 경고등

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에서 이틀 새 또다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2025년 12월 27일, 또 한 명의 노동자가 고소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는 소식이 확인됐다. 불과 하루 전에도 유사한 형태의 사고로 노동자 1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이다. 국내 최대 조선소 현장에서 같은 유형의 치명적 사고가 연이어 벌어진 배경, 그리고 현장 관리·감독의 실태를 둘러싼 정치적, 산업적 문제의식이 동시에 급부상한다.

거제조선소는 1990년대 조선업 르네상스의 주역이자, 글로벌 불황기 때마다 정부 및 기업의 안전·재해 저감 정책의 시험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 들어서 여전히 노동자 안전이 취약점으로 남아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정책 실패이자 산업계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한다. 현장 안전불감증, 반복되는 단기 위기관리가 구조적으로 고착되어 있음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는 연일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실제 현장은 법 위반 여부에 집중할 뿐, 근원적 원인(현장 구조·업무 방식을 둘러싼 위험의 통제 미흡, 인력 부족, 하청구조의 파편화)을 건드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조치 강화와 교육 확대가 반복되고, 사고 이후에는 공허한 유감 표명과 책임 미루기가 이어진다. 시스템 전체를 종합적으로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재하다는 평가가 거듭 나온다.

특히 추락 사고는 이미 ‘예방 가능한 사고’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크다. 해당 산업현장은 연속적 중·경상(중대재해사망)이 매우 높은 비중으로 기록되고 있다. 고소작업대, 안전 난간, 보호 장비 등 기초 인프라의 확보가 강조되었지만, 현장 적용은 여전히 ‘예산’과 ‘일정’이라는 양날의 압박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하도급·재하도급 확산 속에 현장의 실질적 권한과 책임 소재가 모호해지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전가만 반복되는 악순환이 굳어지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문제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중공업 대기업들은 ‘국민경제를 견인하는 전략자산’이라는 프레임 하에 각종 지원과 특혜를 받으면서도, 정작 현장 안전과 노동권 보장에서는 인색하다. 정부 역시 대형사고 시점마다 ‘엄정조치’와 ‘제도 개선’을 약속하지만, 기업과의 지속적 협의나 후속 정책 이행은 느슨하다. 검찰의 수사, 노동부의 점검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고, 현장 종사자들의 ‘목소리 없는 희생’이 또 한 번 반복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무관심, 미디어의 단기적 관심소진 현상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정치권은 중공업·조선 업계의 안전문제를 선거용 이슈로만 소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매년 사고 통계에 분노하지만, 실질적인 예산 확대나 안전 인력 충원, 하청업체 권리 강화 등에는 실질적 진전이 없다. 야당은 ‘재벌책임론’을, 여당은 ‘산업 구조대전환’을 얘기하면서도 로드맵 마련과 침투력 있는 정책 실행 없이 논쟁에만 머문다. 최근 여야 논쟁에서도 산업 현장의 고질적 위험, 비정규직 하청 구조 강화에 대한 실효적 제도개선은 실종된 상태다.

실제 사고 현장의 증언을 추적하면, 작업 속도와 물류, 납기 등이 현장 안전보다 우선 순위로 취급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일선 노동자들은 ‘아침 회의 때마다 안전 강조 구호는 외치지만, 실제로는 작업이 밀리는 상황에서 작업장 내 안전거리 확보, 보호 장비 착용 등이 현실적으로 무시당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통계 역시 중공업, 건설업 등 대형 현장 중심으로 추락재해 사망이 여전히 전체 산재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함을 보여준다.

이런 반복적 안전사고는 ‘한국형 산업안전 관리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노출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생산 중심, 안전 후순위’ 관행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현장 전담 안전감독관의 실질적 권한 강화, 하청업체 직고용 확대, 작업 중단 권리 보장 등 근원적 처방이 필수다. 무엇보다도 사고 이후 보여주는 ‘책임 떠넘기기’와 ‘단기 재발방지 대책’은 노동자들에게 실질적 안전망이 되지 못한다.

산업계는 위기 속에서 ‘신뢰 자산’을 키워야 생존한다. 조선업은 국민경제·수출의 핵심축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이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한다면, 경쟁력 이전에 리스크 관리부터 실패하게 된다. 공공적 관심과 감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반복되는 현장 사망자 수치를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표면적 법규 위반 단속을 넘어 근본적 산업구조 개선, 노동현장 실정에 맞춘 안전체계 강화가 시급하다.

권력의 시선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으로 수렴되는 시절을 우리는 아직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또 한 번 삼성중공업에서 발생한 연이은 추락사고가, 정치·사회적 변화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구조적 대책 없는 사고 소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 윤태현 ([email protected])

삼성중공업 거제사업장, 연이은 추락사…현대 한국 산업안전에 다시 경고등”에 대한 4개의 생각

  • 저 회사, 네임값은 탑인데 근로자 목숨값은 바닥이냐?🤔 안전도 기술 혁신처럼 좀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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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이랬다 또 죽는다니… 무슨 개그도 아니고 말이 되나; 대기업들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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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이름값에 걸맞게 안전에도 신경 썼으면 좋겠어요😭 근로자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은 언제쯤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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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같은 대기업도 매번 이런 반복이라면 우리 사회 전반의 산업 안전 규범 자체가 허약하다는 얘기네요. 변화가 실제로 체감되는 날은 언제나 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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