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프로스포츠 예산의 역설, 팬심과 도시브랜딩 사이에서

창원시의 프로스포츠 예산 운용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지역정서와 스포츠 정책의 난제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 드러났다. 최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과 관련한 우려가 확산되자, 창원시는 야구단 지원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외 타 종목과의 형평성, 그리고 지역 스포츠 생태계의 균형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경기장에서의 승패만큼이나, 지역 행정의 스포츠 전략도 매경기 전술을 짜는 감독처럼 세밀하고도 유연해야 한다. 특히 ‘야구단 이전만 막으면 된다’는 우선순위가 과연 장기적으로 창원 스포츠 전체에 득이 될지, 아니면 다른 잠재력을 희생하는 자충수가 될지 깊이 짚어야 할 시점이다.

창원시의 2026년 체육 예산은 1500억 원에 달하지만, 그 중 대다수가 NC 다이노스 지원에 쏠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타 종목 구단이나 아마추어 스포츠에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지원이 책정됐다. 이 같은 구조는 창원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프로스포츠 시스템의 연고지 프랜차이즈 정책이 각 도시의 존속 위기론과 긴장관계에 놓이고, 자치단체들은 ‘유출 방지’라는 압박 속에서 ‘대표 구단 지키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체 스포츠인과 지역 시민이 누려야 할 다양한 체육 복지와 꿈의 사다리를 좁게 만든다.

전술 분석가의 눈으로 보면, ‘야구단 지키기’ 전술은 수비 진형을 지나치게 한쪽에 몰아 올려 상대의 역습에 약해지는 시나리오와 비슷하다. 도시 브랜드 가치, 지역경제 활성화, 스포츠 문화의 다양성과 같은 요소도 놓칠 수 없다. 최근 창원시는 하키, 배구, 농구 등 타종목 구단 및 각급 학교 스포츠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는 점진적이거나 지엽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 축구의 사례를 보면, 빅클럽만이 아닌, 지역 리그와 육성 아카데미에 집중할 때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자주 인용된다. 창원은 이와 달리 ‘의리’라는 명분으로 특정 구단을 보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본 집약적이고 폐쇄적인 피라미드가 지역 스포츠를 잠식할 위험성도 크다.

실제 NC 다이노스의 창원 이전 이슈는 수년 전부터 지역 스포츠팬들에게 논쟁거리였다. 구단 이전 때마다 등장하는 세금 지원 논란과, 지원 약정이 도시의 숙원사업에 우선하는 현상은 지역 시민들의 환멸도 자아낸다. 동종 사례로, 부산시의 롯데자이언츠 지원 논란, 울산의 현대모비스 농구단 이전 문제,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경영악화 등 전국적으로 ‘지원이 곧 존속’이라는 프레임이 통용된 바 있다. K리그마저도 연고제 내 세금지원 문제로 흔들렸다. 반면, 유럽의 도시는 공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선수 육성, 유소년 발전 프로그램에 장기 재정비율을 맞추면서, ‘빅클럽 사수’와 ‘풀뿌리 확대’를 병행했다.

창원이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야구단의 ‘이전 위험도’라는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팬덤 확장·시민 자긍심·지역 경제라는 원초적 효과는 구단 지원으로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으나, 다른 종목과 체육 인프라가 성장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지역스포츠의 수명도 단축될 수 있다. 전술적으로, 한 선수를 믿고 전체 전력을 배분해버린다면, 상대의 노림수에 쉽게 당하기 마련이다. ‘의리’ 명분을 내세우며 팬심을 잡으려는 전략은 단기 대응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창원 스포츠의 나비효과를 무시한 셈법이다.

스포츠 행정 역시 감독의 지휘처럼, 다양한 옵션을 살피고 리스크 분산과 미래 가치 발굴을 병행해야 한다. 예산을 재분배해 지역의 다양한 구기 종목, 아마추어 스포츠, 학교 체육, 전통 스포츠에까지 지원을 넓히는 것이 시즌 전체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전술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외 다양한 연구 결과들은 지역 스포츠 인프라의 다양성이 궁극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주민 건강에 대한 파급력, 팬덤 창출이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연고 문제로 다시 드러난 창원시 스포츠 행정의 한계는, 단일 종목 보호를 넘어 전체 스포츠 생태계와 시민의 삶을 아우르는 정책 패러다임의 재정비를 요구한다. 다음 시즌, 더 많은 종목과 구단이 팬들의 응원 속에 경쟁하고, 다양한 세대가 체육관에서 스포츠를 누릴 수 있는 창원의 미래가 기대된다. 시의 전술 보드 위에, 조금 더 다양한 옵션과 신중한 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창원 프로스포츠 예산의 역설, 팬심과 도시브랜딩 사이에서”에 대한 2개의 생각

  • 각 구단 지원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시민 의견도 반영하셔야죠. 반론의 여지도 많은데 균형감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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