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북북(北北) 외교’ 급물살, 동북아 권력방정식 뒤흔드나

2025년의 외교 현장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상상의 영역을 현실로 뒤집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2025년 한 해 동안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올해 주요 외교 정책 성과로 직접 꼽았다. 이례적이다. 북러 관계는 과거 ‘이념적 끈끈함’을 재료 삼아 이용 가치가 있을 때만 활용되던 전략적 여지였다. 그러나 2025년에 들어 러시아 외교부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공식적으로 자평하면서 단순한 외교 뉴스의 언저리가 아닌 동북아 전체 판도 재편의 키로 과시했다.

최근 들어 러시아-북한 연대는 단발성 만남이나 공동 성명 수준이 아닌 군수물자, 기술협력 등 구체적 ‘손에 잡히는’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됐다. 올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와 북한 간 공식 채널은 물론 군·산·학 전반에서 고위급 파견, 교류, 프로젝트 ‘피드백 루프’가 체계화됐다. 이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피로도와 경제 제재로 신경이 곤두선 러시아에게 북한이라는 ‘불량 협력국’의 존재가 오히려 유력한 신전략 카드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강도 높은 국제 제재 틈바구니에서 러시아-북한 동맹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폴리스에 대한 노골적 도전인 셈이다.

공세적 협력의 구체적 정황은 이미 곳곳에서 노출됐다. 위성기술, 드론, 대포 같은 첨단·재래식 군수물자가 북한-러시아를 오가고 있으며, 러시아산 석유 제품과 곡물 등도 북한에 넘겨지는 모습이 위성사진과 통관·국제 추적망을 통해 파악됐다. 미 정보기관과 유럽의 싱크탱크들, UN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모두 ‘북러 군사협력 급증, 교역량 기하급수적 확대’를 경고했다. 핵심은 미·중·러 구도에서 러시아가 북한이라는, 예측 불가·블랙박스 외교 파트너를 통해 미국과 서방을 압박하는, 이른바 ‘간접전략’ 카드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사일 1발이 그림자처럼 이동한다’는 풍문이 실제가 되자 한국 역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의 연말 보고서, 합참의 위성추적 자료, 외교부 당국자들의 ‘영어로 에둘러 말하는’ 기조까지, 북러 밀착이 가져올 충격파를 경계하는 신호다. 하지만 더 신랄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대한민국 정부의 뒷북 대응과 외교 다변화 실패다. 유엔과 G7을 중심으로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쏟아졌지만,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는 ‘유감’이나 ‘강력한 경고’에 머물렀다. 실질적 억제와 대안 전략은 어디에도 없다. 상대가 움직이고 난 뒤에야 ‘방향타’만 잡는 구조적 무기력증, 매번 반복되는 패턴이다.

러시아의 이번 성과 자평은 내부적 목적도 분명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장기전 국면에서 서방과 동맹의 틈새를 쪼개기 위해 ‘반(反)제재 연대’를 조성해야 했다. 과거의 국제질서에서 체제 위기·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잔소리 듣던’ 북한이 이제는 오히려 러시아의 전략적 ‘버팀목’ 도구가 됐다. 서로 버려진 가족이 동맹을 맺듯 손을 잡았다. 여기엔 혈연도, 이념도 없다. 오직 ‘공동의 적(=서방)의 압박을 분산하자’라는 냉철한 셈법만이 존재한다.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전략적 맞교환이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경제적·기술적 탈출구를 갖추고, 러시아는 북한을 우크라이나전 또는 국제정치의 ‘허를 찌르는 변수’로 사용한다.

북한의 입장도 통탄스럽지는 않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유엔의 경제제재 등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기간, 중국 의존 심화를 경계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라는 새로운 창구가 열리며, 탄도미사일·군수산업 강화, 그리고 자위적 경제성장 노선에서 자립전략을 제고하는 기회를 맞았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북동아시아(특히 한-미-일 삼각연대) 외교 환경에 새로운 변수임을 자각하고 이미 교역 및 군사 교류의 범위와 질을 높였다.

문제는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전략 공간이 더 협좁아졌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은 제재·고립·비핵화 원칙에 함몰돼있지만, 북한과 러시아(그리고 중국까지 사실상 편승하는 삼각 구도)가 사실상 상수로 편입되면, 외교·안보의 루틴은 전면 재설정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의 ‘기술 받은 대가’로 극초음속 미사일, 전략 무인기, 심지어 신형 방공체계 구축까지 서방 정보기관들이 ‘의심’하는 의혹을 잇따라 양산했다. 단순한 ‘한시적 밀월’이 아니라, 제도화된 파트너십의 싹이 났다.

국제 사회 역시 경계 심화에 나섰다. 미국은 러-북 군사협력 정황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추가 제재 등 강경 노선을 예고했다. 유럽도 러-북 공조가 기존 안보질서·비확산체제 붕괴 신호로 읽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여전히 ‘기계적 대북 비난, 깊은 분석 결여’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실체적 대응력이 마비된 사이, 북러의 현실 동맹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타이밍에 접어든 형국이다.

정치권과 국민은 보다 냉혹한 자기진단이 필요하다. 러-북 연합의 폭발력이 단순한 외교 프로토콜의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경제·외교에 연쇄 충돌을 가져올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이상론이 아닌, 구조적 냉정과 최대한 현장 중심의 대응전략 개발이 시급하다. 분명한 것은, 반복되는 ‘불감증’과 ‘실기’의 정치는 이제 더는 허락되지 않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권력방정식이, 바로 이 순간 새롭게 쓰이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러시아의 ‘북북(北北) 외교’ 급물살, 동북아 권력방정식 뒤흔드나”에 대한 7개의 생각

  • 이거 진짜 위험한거 아님? 러북 콜라보라니🤯 현실판 냉전 돌아온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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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쎄해지는 동북아 분위기… 여행 계획 세우기도 불안하네요. 러북관계는 앞으로 더 주시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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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generation

    이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단순히 외교적 수사에 머물지 말고 디테일한 전략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감을 넘어 실질적인 국가 차원의 대응책 확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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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북러북~ 이게 현실이라니 ㅠ 너무 웃픈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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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뽕각? ㅋㅋ 이런타이밍에 무슨 희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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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갈 때마다 더 조심해야겠다…동북아 외교가 이렇게 빠르게 변한다니…정부는 각성하고 구체적 플랜 내놓길 바란다. 지금은 곧장 움직여야 할 시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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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진짜…이런판에 한국정부 뭐하냐? 맨날 뒤따라만가…답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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