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이란 명분의 빈 껍데기, 군부 통치는 계속된다

미얀마 군부정권이 쿠데타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총선’을 강행했다. 표면상으론 오랜 혼란의 끝에 ‘정상화’인 양 치장했지만, 실제로는 군부가 설계한 각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군부를 등에 업은 정당의 압승이 예고되고 있고, 반대 정치세력은 체계적으로 억압, 반민주적 선거제도가 경계 없는 군사정치를 정당화하는 모습이다. 뉴스 본문에 따르면 이번 총선은 전형적인 ‘쇼’에 불과하다. 네피도 군사정부는 지난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정부를 전복시키고 권력을 강탈했다. 이후 반군부 시위와 시민방위군(PDF),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내전이 지속되어 최소 수만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내내 군부의 유혈 진압과 민주인사 구금을 규탄해 왔으나,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

총선 준비 자체가 군부의 ‘권력 영속화’를 목적으로 한 구성이다. 선거법상 다수의 야당이 자격 박탈, 주요 민주 인사들은 투옥 또는 해외 도피 신세다. 게다가 군부가 미는 ‘통합발전당(USDP)’은 전국적 조직과 정보력, 자금 동원에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투표는 군부가 직접 장악한 지역 중심으로만 실시되고, 출마자 자격도 ‘애국심’을 명분 삼아 임의로 걸러낸다. 시민들은 투표하라는 강제 명령 속 마지못해 투표소로 향했고, 시민불복종운동(CDM) 등 저항 세력은 군경찰 투입 및 현장 감시 때문에 공개적 거부도 불가능했다. 체제의 불평등 구조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들이 내전, 공포, 침묵 속에서 묻혀버리는 현장이다.

비단 미얀마뿐만 아니라 동남아 권위주의 국가들이 흔히 써먹는 전형적 시나리오와 닮았다. “질서와 안전의 명분” 아래 쿠데타와 군정치, 일정 기간 후 ‘관리된’ 선거로 대외 신뢰 확보 시도, 국제사회의 어설픈 제재와 관심 이탈, 결국 ‘민주적 외피’만 갖춘 심각한 인권 탄압 체제의 영구화. 미얀마 군부는 전통적으로 경제와 정치, 군을 일원화한 철저한 기득권 시스템으로 국가를 움켜쥐고 있다. 1988년 민주화 항쟁, 2010년대 수치 지도부의 일시적 ‘민정’ 모두 끝내 군부에 짓눌려왔다. 토지·광물·금융 등 수익성 높은 산업은 군부의 군사기업(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 MEC 등)이 독점한다. 숨가쁘게 전개된 2020년 총선 역시 군부의 “부정선거” 주장에서 실마리가 풀렸고, 결국엔 쿠데타가 저질러졌다.

2025년 현실에서 ‘선거’란 포장지 바깥으론 자유도, 공정함도, 국민다움도 없다. 유권자 등록 자체에 2천만 명 중 실제 투표 가능한 인구는 정확히 산정조차 힘들다. 문맹·교통·치안 등 생활적 한계에다, 전장에서 쫓긴 난민과 소수민족은 투표권 자체를 박탈당했다. 시민 각성은 총부리 앞에 무력하고, 저항의 지도자들은 차례차례 사라졌다. 국제사회는 제재 압박과 인도적 지원 사이에서 갈팡질팡, 5년 전만 해도 “아시아의 민주화 상징”이라던 미얀마가 이처럼 절망적인 현실로 내몰렸다.

군정이 쥐고 흔드는 ‘민주주의 놀이’는 국제 시장과 대내 권력 모두를 독점하려는 명확한 전략이다. 친군부 정당은 표면상으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내부 기득권 유착과 선거 조작, 언론 통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불가능하다. 최근 외신들(로이터, BBC 등) 보도에 따르면, 현지 민주 세력과 국제앰네스티, 유엔 등 국제기구가 관찰단 파견과 선거 무효 촉구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질적 변화는 미미하다. 현지에선 유혈진압과 언론사 폐쇄, 인터넷 차단이 일상화되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변화’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눈앞의 투표함에 담긴 국민의 ‘의지’는, 철저하게 군부에 의해 통제된다. 표결은 허울뿐, 투표율과 개표 과정조차 군정이 손댄 수치 놀음에 그칠 것이 자명하다. 군정 체제와 경제 카르텔 구조, 권위주의적 통치가 맞물린 심각한 인권 위기다. 그리고 이것은 미얀마만의 ‘남의 일’이 아니다. 동아시아·동남아 국가들은 언제든 ‘질서’라는 구호 아래 유사 시나리오를 반복할 위험을 안고 있다. 권력구조를 투명하게 파헤치고, 이들 체제의 본질을 감시하는 시선, 논리적 분노와 연대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 군복 입은 독재의 포장지에 속지 말아야 할 시간이다. 모든 권력은 감시받아야 하며, 미얀마 국민의 자유는 ‘국제 정치 쇼’의 소모품이 아니라는 상식을, 오늘 우리는 다시 되뇌어야 한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미얀마 ‘총선’이란 명분의 빈 껍데기, 군부 통치는 계속된다”에 대한 8개의 생각

  • 이런 상황에서도 버티는 미얀마 국민들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 근데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는 건가, 아니면 안 하는 건가 모르겠다. 시장논리만 신경쓰고 인권은 뒷전인 거 같아. 예전엔 우리나라도 쿠데타 겪었고 이렇게 민주화 일궈왔잖아. 미얀마도 언젠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좀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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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_cupiditate

    스포츠 경기 결과 예측만큼 뻔한 선거였군요. 변명과 쇼로 권력 유지하는 군부, 언제쯤 진짜 변화가 올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암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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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바로 21세기판 독재아닌가… 다들 입만 민주주의… 진짜 바꿀 의지들은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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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미얀마 국민들 마음은 어떨지 상상도 안간다. 정치는 힘든데, 외부 도움도 한계고, 내부 반항도 바로 탄압… 이렇게 구조적으로 막힌 상황에서 변화 만들 수 있을까 싶은데. 적어도 관심 계속 가져야겠지. 다른 나라들 교훈으로 삼아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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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 IT 기술 써도 민주주의는 못찾는 나라라니, 정말 아이러니합니다!! 혁신이 필요한 건 시스템이었네요!! 미얀마를 보며 우리나라도 타산지석 삼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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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어느 곳에서든 권력 독점은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이어집니다. 미얀마 사례는 우리 역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시민들의 감시와 견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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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체제와 정치 부패가 맞물려 생기는 악순환, 이 악몽은 언제 끝나려는지요!! 미얀마 내부도, 외부도 더 많은 논의와 실질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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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봐도 이건 변명할 여지가 없네요!! 군부, 정말 실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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