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회복에도 불구, 살아남는 기업만 늘었다는 경고음

2025년 한국 벤처투자시장에서 눈에 띄는 현상이 포착됐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관련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경기회복과 정책 자금 유입의 영향으로 벤처투자금은 2023년 저점 대비 약 21.7% 증가했으나, 신규 벤처창업과 기업 투자건수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투자 시장 동향을 기초로 머신러닝 기반 시계열 예측모델을 적용해도 투자금 회복 국면에 진입한 건 분명하나, ‘투자의 질’과 ‘기업의 생존성’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2019~2021년까지 벤처 생태계는 ‘유동성 축제’에 가까웠다. 저금리 환경과 풍부한 글로벌 자금이 스타트업 시장을 압도하며 연간 투자금 규모가 10조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긴축과 금리 인상, 금리 동결의 장기화,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내외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투자금 총량은 7.6조원까지 하락했고, 폐업·피인수·사업정지 등으로 등록 벤처기업 수도 3만9000여개선까지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2024년말과 2025년 벤처시장 데이터다. KB증권, 한국무역협회 등에서 분석한 투자금 흐름지표, 기업가치 스케일 벤치마크 자료를 대조 분석한 결과, 2025년 상반기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은 전년대비 18.5% 늘었지만, 투자된 ‘기업 수’는 되레 12.4% 줄었다. 수치적 해석으로 ‘투자효율성’은 높아졌지만, 다수의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 트랙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결과로 귀결된다. 즉, 이전에는 넓게 돈이 돌며 많은 기업이 자금을 받았으나, 현재는 성장성과 생존력이 입증된 일부 기업에만 집중적으로 거액이 몰리고 있다.

투자심사의 고도화와 인공지능 기반 기업평가 모델의 적용 확대 역시 원인이다. VC업계 관계자들의 심층설문 분석과 시계열 텍스트 마이닝 결과, 2025년 신설 스타트업은 ▲AI SaaS ▲클린테크 ▲헬스케어 플랫폼 등 빅테크 의존도가 높고, ‘확장잠재성·바이럴성·지속가능성’이 수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으면 시드 투자(임의 실적기반 초기투자) 유치조차 어려워진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즉, 성장 경로와 수익모델의 불확실성을 테크 VC가 더욱 보수적으로 여긴다는 신호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과 통계청의 ‘기업생태 이행행렬’ 데이터를 활용해 신규 설립 대비 생존율을 리그레션 분석한 최근 결과, 초기 3년 누적기업 생존율은 2019년 41.1%→2024년 28.6%로 급감했다. 한편, 생존한 기업의 매출성장률, 내수·수출 실적 신장폭은 팬데믹 이후 오히려 14% 넘게 개선됐다. 여기서 읽히는 트렌드는 ‘취약 스타트업의 집단적 퇴장’과 ‘핵심기업 중심의 과점화’다. 이는 궁극적으로 혁신 다양성과 기술 선순환 구조에 부정적 파급을 줄 수도 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단순 경기요인 너머로 본다. 정부의 모태펀드 기반 정책자금 비중 축소, 사모펀드법 강화(2025년 3분기 도입), 글로벌 투자자(LP)와 펀드매니저의 ESG 등 추가 리스크 관점 강화도 ‘안정적 투자처 쏠림’, ‘마이크로 VC 소멸’로 연결됐다. 2025년 상반기에만 국내 벤처펀드 운용사 중 17%가 신규 펀드 결성 실패로 관련 사업을 접었고, 이 과정에서 초창기 스타트업 투자 사각지대가 확대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추세 또한 기존의 ‘양적 팽창’에서 ‘선별적 투자+고효율’로의 이행이 뚜렷하다. CB인사이츠, 크런치베이스 등에서 수집된 글로벌 벤처투자 분기별 매트릭스를 LSTM모델로 보간분석하면, 투자건수는 2022년 피크 대비 올해 27% 감소했으나, 투자금 총량은 오히려 6%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의 성숙과 리스크관리 강화가 동반된 현상이다.

이 변화가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다양하다. 긍정적으로는 ‘거품 과열’로 인해 생산성 낮은 스타트업이 사라지고, 생존기업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혁신의 다양성 저하, 대기업·중견벤처 중심의 기술 독점 가속,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동성 저하와 신규 창업 위축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특히 고위험·혁신적 프로젝트에 대한 ‘창발적 투자’가 감소해 ‘차세대 유니콘’ 배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확인된다.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2025년 한국 벤처투자 시장은 양극화와 효율성 강화라는 딜레마적 변곡점에 서 있다. 이는 투자생태계의 건강성과 창의적 파이프라인의 지속성을 위해 향후 정책 설계와 민간펀드 운용, 시장참여자 전략이 근본적으로 재조정되어야 하는 신호임이 분명하다.

— 문지혁 ([email protected])

벤처투자 회복에도 불구, 살아남는 기업만 늘었다는 경고음”에 대한 3개의 생각

  • wolf_everybody

    이따위로 판 벌이면 누가 창업하겠냐고. 벤처조차 양극화면 이제 남는 건 독점뿐이지. 한국은 모험도 못하는 사회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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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 고도화라 해도 이젠 자본 진입장벽까지 높아지는 느낌… 신규 창업자들이 설 자리마저 사라져 간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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