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등록금의 그림자’…청소노동과 대학의 불편한 진실

“비싼 학비 내고 더러운 학교 보고싶지 않다.” 최근 대학 청소노동자 파업 현장에서 터져나온 학생들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눌러져 있던 대학노동의 민낯을 드러낸다. 며칠째 계속된 파업에 교정은 온갖 먼지와 쓰레기로 뒤덮였고,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는 그 누구의 책임인지 새겨 묻고 있다. 여기서 이 사태는 단순한 관리차원의 불편이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과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대학당국의 무책임까지 폭로하는 심층적 경고음으로 들린다.

주요 거점 국립대부터 사립 명문까지 전국 대학에서 비슷한 갈등이 반복된다. 직접 고용 확대, 임금 인상,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은 올해에만 수십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이 파업 사태에 대해 대학 본부와 용역업체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묵묵부답, 심지어 학생들을 갈라놓는 방식으로 사태를 호도한다. 이 와중에 “학생들이 청소노동자에게 다가갔다”고 기사 제목은 강조하지만, 실제 다가감의 본질은 연대이자 공동체의 상처에 대한 응답이다.

한 대학 학생회장은 “연구 중심 대학을 외치면서, 학내 노동엔 외주화를 계속한다. 겉으론 세계적 캠퍼스라 자랑하면서도 실상은 오물 천지, 그리고 노동자들은 무기한 파업에 내몰린다”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실제로 2023년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의 75% 이상이 여전히 용역 비정규직 신분에 머물고 있다. 최소임금선에서 겨우 버티며 야간·새벽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현실. 내부고발에 따르면 일부 대학에서는 노동자 확보 비용을 줄이고자 정원 미달 상태로 수개월을 운용하거나, 파업 중 대체인력 투입, 감시용 CCTV 설치 등 저열한 ‘파업 무력화’ 관행까지 관찰된다.

학생들이 ‘불결한 환경을 못 견디겠다’며 집회에 동참하게 된 배경 역시 이런 위선의 실체 때문이다.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명분으로 내세운 대학당국이, 정작 환경의 근간인 청소노동 환경 개선에는 지갑을 닫는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복수 대학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학내 환경미화 예산은 수십억원 대의 등록금 수입 대비 1~2%도 안 된다. 당초 인력 충원이나 처우 개선예산은 해마다 번번이 “대학 수익 감소”를 이유로 삭감된다. 반면 신입생 유치용 캠퍼스 시설 마케팅 예산, 고위직 수당, 불투명한 각종 연구비 전용에는 아낌없다. 말뿐인 ‘공동체’가 아니라 ‘사용주와 하청’의 수직구조, 이것이 대학의 현실이다.

이번 갈등에서 더욱 문제적인 부분은, 일부 대학 본부와 학생 간부들이 청소노동 파업을 ‘학생 피해’로만 포장하려 한 것이다. “학업권 침해”, “청결권 침해”, 심지어 “학생들의 등록금이 헛되이 쓰인다”는 자극적 문구는, 노동자에 대한 분노를 엉뚱한 곳으로 유도한다. 그 뒤편에서 총장단과 용역업체는 실질적 교섭·협상엔 미온적 태도를 고수한다. 청소노동자들의 실질 근로시간과 호봉제 논의, 근무환경의 안전 문제(노출된 화학약품, 미설치된 안전장비 등)는 수 년째 방치 상태. 이미 2025년 현재, 한 달에 수십 명이 산재 진단서를 들고 고용계로 향한다는 사실을 아는 학내인은 많지 않다. 학내구성원이 ‘자기 일’로 느끼기 어렵게끔 만든 ‘유리벽’도 이 구조적 방기의 일부다.

이번 사태가 흘러온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작년 겨울, 용역 갱신 시점 대학노동조합은 기본급 12% 인상, 설·추석 상여금, 퇴직금 지급을 요구했다. 대학 측은 “예산 부족”, “학생 수 감소”를 들며 2% 이내 증액만 허용. 조정 결렬 후 돌입한 파업,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청소노동자 없는 캠퍼스의 불편함”을 적극 홍보했다. 그 와중에 주요 학생 단체가 노사간 중재 요구, 노조와 연대 성명 발표, 이후 수백 명의 학생이 점심시간마다 ‘함께 청소’ 캠페인, 일부 대학생회는 등록금 일부 환급운동 동참까지 확산됐다. ‘문제의식의 전환’, 바로 여기에 이번 사태의 사회적 의미가 있다.

유사 사례는 외국에서도 빈번하다. 해외 명문 사립대에서 청소노동자 처우 문제로 촉발된 캠퍼스 집회가 일종의 ‘사회정의’ 실천 무대로 확장된 것과 흡사하다. 열악한 처우, 무리한 외주화 정책,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만 소환되는 ‘학내 공동체’ 담론, 모두 한국 대학에도 똑같이 반복된다. 이제 학생들은 바닥에 흩어진 먼지와 쓰레기를 보며 ‘누가 이 고통의 원인인가’ 다시 묻고 있다. 더러운 학교를 참지 않겠다는 외침은, 단지 청결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존엄, 그리고 ‘기만적 대학 경영구조’에 대한 근본적 저항 선언으로 읽힌다.

기자가 쫓아온 다년간의 고용·노동 갈등 추적에서도, 비정규직 외주화와 예산 전용, 행정 무책임 구조 도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청소노동자 문제는 단순한 현안이 아니다. 이는 ‘사회적 소수자의 잉여노동’에 기생해 성장하는 비대한 대학 구조의, 그리고 파편화된 학내 이해관계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드러내는 사안이다. 그리고 오늘, 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그 절단면을 응시하며 다시 한번 묻는다. 진짜 더러운 것은 캠퍼스의 먼지인가, 아니면 그 위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외면과 방치인가. 진실은 늘 가장 낮은 곳에서 드러난다.—강서준 ([email protected])

‘비싼 등록금의 그림자’…청소노동과 대학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5개의 생각

  • 노동 없는 캠퍼스란 있을 수 없어요. 학생들의 연대와 응원이 너무 소중하네요!! 앞으로 이런 문제엔 모두 함께 목소리를 내야 더 나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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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대.한.민.국 대학의 현실에 할 말이 없네 요즘 애들만 각성한 게 아니라 아예 학교 운명도 학생들한테 떠넘기네. 웃프다. 결국 위만 배 불리고 밑은 다 지치고. 거기다 등록금 환불도 안 해줄거면서 학생 피해만 들먹임.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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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고도 ‘세계적 대학’ 드립 칠 거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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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설 더러우면 기말고사 면제해줘야지!!ㅋㅋ 학생<->학교 계약관계 끝판왕 아닌가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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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이 등록금 내고 쓰레기 쌓인 캠퍼스 체험하게 해주는 현실…🤔 이쯤 되면 ‘캠퍼스 이색 체험관’이라 불러도 되겠네요ㅋㅋ 청소노동자분들 처우도 최저로 맞춰놓고, 기분 나쁜 광고만 하면 뭐합니까🤔 이것도 대학만의 4차산업혁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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