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오른 서울의 감각, ‘2025 런웨이투서울 패션쇼’의 의미와 서울 패션 신의 지금

DDP의 겨울밤이 다시 한 번 패션 무드로 물들었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주최하는 ‘2025 런웨이투서울 패션쇼’가 12월 2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펼쳐지며, 서울의 패션, 그리고 K패션 브랜딩 강화라는 함의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2023년을 기점으로 국내 패션계가 ‘로컬의 고도화’와 ‘글로벌 브릿지’를 부르짖어 왔는데, 이번 행사는 그 움직임의 집약과도 같은 시도였다.

참여 브랜드는 단순한 신진 디자이너 그룹이 아니라 서울 및 아시아권 패션 신(scene)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온 다양한 레이블과 크리에이터들로 구성됐다. 언더그라운드 감성부터 실용적 스트리트 무드, 실험적 업사이클까지. 각 브랜드들이 이번 쇼에서 선보인 아이템들은 확실히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새로움, 예측불가한 믹스매치, 그리고 테크·아트의 경계 허물기를 제대로 보여줬다. 오버사이즈 코트, 기능성 패딩, 그래픽 니트, 그린워싱 텍스처 등, 2025년 트렌드 예상치를 미리 풀어놓은 듯한 포트폴리오였다.

이번 이벤트의 가장 돋보인 점은 ‘쇼룸 피팅 체험존’ 등, 관람객이 패션쇼의 일방적 관객이 아니라 ‘즉석 스타일러’가 되어 무대를 누빌 수 있게 한 점. 패션쇼는 그동안 늘 관람용 오브제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SBA 쪽은 체험형 큐레이션에 힘을 줬다. 앞서 ‘서울쇼룸’, ‘K패션오디션’ 같은 프로젝트에서 이미 관객과 브랜드 모두가 네트워킹할 수 있는 구조를 실험해 온 SBA는 이번에도 현장과 온라인, 디지털 플랫폼을 병행하며 브랜드 런칭-판로-소비자 참여 삼박자로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현장에 모인 패션 산업 관계자들은 단발성 행사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 로컬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이번 쇼 이후 무엇이 남을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실제로 유럽 런웨이를 중심으로 MZ 디자이너와 로컬 크리에이터, 아이돌 스타일리스트까지 한 데 어우러진 K패션 붐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허브’로 서울이 우뚝 서려면 돋보적 무대 기획력 못지않게 ‘비즈니스 지속성’, ‘유통채널의 혁신성’ 두 가지가 절실하다는 게 업계 관전평.

패션계 트렌디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쇼에 등장한 아이템들의 특징은 ‘기능-감성-윤리’의 삼각 밸런스다. 친환경 소재 사용은 이미 대세이고, AR·VR 피팅, 디지털 화보 등 디지털 패션 요소의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DDP라는 서울의 랜드마크 공간이 ‘디자인-문화-공공’의 3박자를 완성하면서, 서울 자체가 글로벌 트렌드 세터 도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쇼에 대한 언론, 인플루언서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글램’ ‘아레나’ 등 패션 전문지는 ‘K패션이라기보단 Seoul Fashion DNA’로 브랜딩한 점, 유럽/미국의 라이징 패션 브랜드들과 서울 디자이너들이 자연스럽게 한 챕터를 공유하게 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는 현장생중계, 실시간 Q&A, 피스메이커들의 스타일 좌담 등 참여형 콘텐츠가 많이 쏟아졌다. MZ세대를 겨냥해 ‘내가 입고 싶은 서울’ 컨셉의 밈(meme)까지 확산되는 중.

하지만 모든 기대감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K패션이 글로벌에서 그간 호평받아 온 ‘혁신성’ ‘다양성’ 이면에, 유통 파워와 안전판이 약하단 점을 지적한다. 여전히 브랜드 런칭 후 자생/스케일업 단계에서 줄줄이 좌절하는 현실. 유명 셀러브리티 협업, SNS 바이럴, 짧은 트렌드 사이클을 따라다니기보단, 소재 개발력과 시스템 유통, 소비자 기반 커뮤니티 빌딩이 이제는 훨씬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번 ‘런웨이투서울’은 2026 SS/2027 FW 글로벌 프리젠테이션을 겨냥한 준비무대랄 수 있다. 서울의 하이브리드 스타일, 기술력, 브랜드 다변화가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토양으로 확장될지 여부는 결국 이번 쇼로부터 쌓이는 데이터,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직접적 접촉점’ 확보에 달려 있다. SBA를 비롯한 주최측, 그리고 서울시, 로컬 브랜드들이 이젠 단순히 쇼업(show-up)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패션씬은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서울 패션이 다시 한 번 ‘글로벌 아이콘’이 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패셔니스타와 패션 인더스트리 모두의 설렘이 넘쳐나는 런웨이가 있었다는 사실, 이 밤 서울은 분명 그 감각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런웨이에 오른 서울의 감각, ‘2025 런웨이투서울 패션쇼’의 의미와 서울 패션 신의 지금”에 대한 7개의 생각

  • 다음엔 일반인도 갈수있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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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웨이, 패션쇼, 혁신… 맨날 새로운 척만 하는 듯. 진짜 변화 있는지 증명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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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룸 체험존이라니 신선하네요!…하지만 진짜 시장까지 연결될지 궁금해요😌 진정성있는 프로젝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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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진짜!! 드디어 서울이 브랜드의 허브로 주목받는 느낌~ 글로벌 패션쇼 뺨치는 조직력!ㅋㅋ 근데 끝나고 나서도 이 바이브 계속 되면 인정! 안그럼 또 일회성 행사로 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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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행사 또 한다고? ㅋ 신박하긴함…근데 매번 그때뿐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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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서울이여 패션으로 세계정복 가나요?사업적 결과 남기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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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패션이 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새로운 트렌드 실험한다면서 결국 똑같이 돌고도는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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