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올해의 영화 베스트 10, 스크린을 휘감다

시간이 빠르게 달렸다. 올해도 극장은 다시 살아났다. 2025년, 한국에서 개봉한 최고의 영화 10편. 이 한 줄의 리스트가 사람들 마음을 흔들었다. 코로나 이후 극장이라는 공간이 가진 의미, 그 감각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2025년 스크린에는 ‘잊지 못할 작품들’이 쏟아졌다. 전통 블록버스터, 독립의 의외 한방, 그리고 OTT와 스크린의 마찰. 취향도, 관람 패턴도 확립된 이 시점에서 올해 베스트 10은 단순 집계가 아니다. 새로운 장르, 실험적 화법, 세계와 로컬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그것을 뚫는 압도적 비주얼. 한눈에 정리해본다.

핵심은 관점의 전환이다. 올해도 할리우드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밀어붙였고, 국내 감독들은 ‘이야기’ 자체에 베팅했다. 새롭게 부상한 ‘인공지능 소재 영화’처럼, 기술의 진보가 곧 스토리의 무기를 바꿨다. 김지운 감독의 SF 액션 ‘AI 프로토콜: 메모리 시티’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한계선을 한눈에 넘긴 작품. 몰입감, CG의 몰아치기, 배우들의 절제된 카리스마.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결국 흥행과 평단 모두에서 상징적 기록을 남겼다. 올해 최고라는 얘기가 전혀 과하지 않다.

‘국가대표 인디’의 굴레를 깨부순 건 우연이 아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진출작 ‘달의 노래’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퓨전음악처럼 로컬과 글로벌이 혼연일체로 묶였다. 클로즈업과 공간 활용, 음악적 리듬. 패턴화된 인물, 그리고 그들을 깰 줄 아는 담담함. 이 영화의 힘은 ‘감정’을 넘어서 ‘사유’까지 따라온다. 관객은 우는 척 하다가, 이내 숨을 삼킨다.

상업과 예술, 양쪽에서 각각 괴력을 보여준 한 해. 판타지 대작 ‘고담의 불꽃: 고요한 새벽’도 뺄 수 없다. 온통 어두운 화면, 시네마스코프의 저음, 영웅과 악당의 재해석. 절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진 이 시절, 영화는 대중의 취향을 분석하고, 동시에 그 프레임을 찢어버렸다. 후반부 30분, 중력을 거스르듯 몰아치는 화면. 이 경험을 위해 굳이 극장에 간다. OTT로 보기에 아쉬운 영화, 바로 이런 스타일.

새로운 신인감독들의 폭발도 주목해봐야 한다. 박수진 감독의 ‘조각, 불안의 시대’는 아트필름의 신화. 알 듯 모를 듯 흐르는 서사, 프랙탈 이미지, 현실과 환상의 급박한 전환. 젊은 세대의 불안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SNS를 떠도는 한 장면, 숏-클립으로 viral됐고, 관객들은 해석을 논하는 자체가 또 하나의 놀이가 되었다.

‘애니메이션의 경지’라고 할 만한 ‘물고기들의 만찬’, 픽사/지브리 못지않은 디테일과 동화적 상상력의 합. 따뜻한 메시지와 눈부신 색감, 세대통합 코드까지. 가족단위 관객이 줄지어 입장했다. 누군가의 성장, 누군가의 상실. 특별한 언어 없이도 모두를 끌어안는다.

한편, 논란과 이슈 역시 빠질 수 없다. ‘정의의 그림자’는 그레이존 사회의 민감한 화두를 끄집어냈다. 실제 사건 바탕의 각색, 배우들의 연기력, 날카로운 편집. 영화가 사회적 역할을 회복하는 순간이었다. 작품은 찬반으로 갈렸다. 극장 밖으로 이어진 토론, 뉴스·SNS로 뜨겁게 튀었다. 이 영화는 ‘올해의 베스트’라기보다, ‘올해의 충격’ 그 자체로 기억될 듯.

OTT-극장 경계는 올해도 뜨거운 테마. 넷플릭스/LG U+ 등 플랫폼 공개작도 상위권 진입. <파묻힌 기억: ESCAPE> 같은 심리 미스터리는, 집에서 보는 경험이 극장과 다름을 증명했다. 연출적 밀도, 화면의 속도감, 시청자 몰입을 설계한 ‘텔레비전 영화’의 르네상스. 관객들은 이제 극장/OTT 구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어디서 보든 ‘경험’될 만한 영화냐는 것.

‘아시아 블록버스터’의 세가 포효한 한 해였다. 일본, 중국, 대만 합작 대작이 세 편이나 상위권에서 선전. <용의 시: 부서진 운명>의 액션, <라스트 컨테이전: 2년 후>와 <홍콩 어둠 속으로>의 시대적 비판, 그리고 연출·미술·액션·음악의 컬래버레이션이 월드클래스였다. 한중일 크로스 캐스팅 바람. 한류 스타와 현지 배우 조합이 만들어낸 미묘한 긴장, 그리고 아찔한 ‘언어의 경계’. 2025년형 영화가 증명한 바로 그 지점.

정리하면, 올해 영화 베스트 10은 트렌드와 취향, 첨단 기술, 정치성, 감성, 빅데이터를 뒤섞은 콜라주. 영화는 이제 ‘대중의 거울’이 아니라, ‘경계 없는 안전지대’처럼 느껴진다. 본질적 경험을 업데이트하는 것, 이는 사람들의 선택과 스크린의 진화가 만나는 곳에서 가장 눈부시게 빛난다.

시대가 변해도, 좋은 영화는 결국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증명된다. 찰나의 감정, 1초의 이미지, 울림 있는 대사. 2025년이 남긴 한 해의 영화. 여러분은 어떤 순간을 극장에서 만났나요?

— 조아람 ([email protected])

2025년 올해의 영화 베스트 10, 스크린을 휘감다”에 대한 9개의 생각

  • wolf_molestias

    이 리스트도 결국 자본 눈치 본 거 아님? 베스트10 선정 기준 좀 공개해봐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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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와중에 내 취향 영화는 또 빠졌네요!!🤣 뭐지 이 매번 소외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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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아 올해 작품들 진짜 다양했네! 베스트10에 애니메이션까지 들어가서 반가움~ 이번엔 가족 영화랑 인디 둘 다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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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영화, OTT, 신인감독까지 다 정리돼서 정보는 확실함! 근데 진짜 극장이랑 OTT가 갈수록 경계 사라지는 느낌… 20년대 영화 경험이 이렇구나 싶네🤔 근데 내 취향은 올해도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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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 작품 언급이 많은데, 이제 영화의 전통적 의미가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올해 리스트를 보며, 극장에서의 경험과 스트리밍의 경험 간 차이를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각각 의미가 다르겠지만, 점점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리스트 선정도 취향과 다양성 모두를 고려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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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 나왔네ㅋ 그거 진짜 눈물버튼임 ㅠ 근데 SF는 노관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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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요즘 영화장르별로 진짜 끝장나게 나오는 듯! 올해만큼은 개봉일 챙겨가며 본 듯욬ㅋ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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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사회, 과학 등 다양한 테마가 포함된 영화 베스트라니 이제 영화란 게 예술의 이해도를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창으로 역할하는 듯합니다. 긴 호흡의 리스트가 반갑고, 현실 문제와 테크놀로지 모두를 언급한 기사라 꼭 추천합니다. 내년 선정 기준이나 심사과정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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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올해 애니가 베스트란 걸로 이미 영화판이 바뀐듯? 난 액션파지만 진짜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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