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투서울, 도심을 장악한 스타트업 패션의 감각적 반란

2025년 12월 마지막 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패션의 새로운 흐름을 뜻밖의 방식으로 분출했다. ‘RUNWAY TO SEOUL(런웨이투서울)’에 오키오 라운지와 발로렌이 힘을 모아 내놓은 연합 패션쇼가 주인공이다. 단순한 브랜드 컬렉션의 나열이 아닌, 젊은 소비층의 심리와 신생 디자이너의 감각, 글로벌 패션의 트렌드적 파동이 현장에서 맞부딪쳤다. 오키오 라운지와 발로렌. 이들은 전통적 명성보다는 ‘요즘’, ‘지금’, ‘우리 세대’라는 해시태그가 더 자연스러운 팀이다. 스트리트 감성, 실험적 실루엣, 섬세하게 조정된 컬러 팔레트. 기존 명품 하우스의 거대한 무대조명 아래서 튀어나오기 어려웠던 창의성과 젊음이 오히려 도심의 야경과 어우러져 더욱 명확하게 각인됐다. 런웨이투서울은 올해 초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오프라인 패션쇼의 재정의가 화두였고, 2025 서울은 클럽, 라운지, 시민광장에서 무대를 소환하는 실험장이었다. 오키오 라운지와 발로렌의 연합 역시 이 흐름에서 등장한 기획이다. 다만, 단순한 장소적 파격이 아니라, 패션 생태계 자체를 ‘젊은 피’로 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뭐든 입어봐, 어떤 룩도 네 스타일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모델들의 바디랭귀지. 메인 스트림을 흉내내기보다, Z세대와 밀레니얼 초입층의 리얼 무드가 배어났다는 점이 DDP의 겨울 밤에서 강렬하게 감지됐다. 최근 국내 패션마켓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신생 브랜드들에게 열려 있는 무드, SNS 네이티브들의 강한 응집력, 그리고 ‘착장=개성’이라는 문화적 합의. 정장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입는 고전 대신, 옷을 통해 자유나 놀이, 혹은 대담한 실험을 즐기는 모습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런웨이투서울 현장에서 오키오 라운지 × 발로렌의 조합은 이 흐름 위에 정확히 올라탄다. 데님과 니트, 유틸리티 포켓, 러프하게 마감된 헴라인, 때론 아방가르드한 패턴이 이번 쇼의 시그니처로 등장했다. 패션은 사회심리의 거울이다. 이 무대의 첫인상은 분명 도발적이었다. 도시는 변두리가 없어지고, ‘구석’ 대신 ‘경계선’ 안에서 서로 다른 세계관이 충돌하고 융합된다. 오키오 라운지, 발로렌이 제안한 옷은 그런 융합의 결과다. 익숙함을 해체하고, 명확한 경계 대신 애매하고 흐릿한, 그러나 새롭고 세련된 무드를 제안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브랜드와 소비자, 그리고 공간을 매개로 한 몰입형 경험이다. 오키오 라운지, 발로렌 모두 성장기 내내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커뮤니티를 쌓아왔다. 이번에는 쇼가 단순히 ‘관람’이 아니라, 방문자가 패션의 일부가 된다는 감각적 연출 전략에 힘을 실었다. 어둡고 몽환적인 DDP의 조명이 관객의 실루엣을 스크린에 투영하고, 모델과 관중의 경계가 흐려질 때 쇼는 더 이상 일방적이지 않다. 바로 이 교차점에서 오늘날 서울 패션 신이 지향하는 진짜 혁신, 즉 ‘공감과 참여의 패션’이 실현된다. 국내외 주요 패션도시를 보면 도시의 ‘문화적 다양성’이 패션 브랜드 성장의 필수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서울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패션 허브’로 부상했다. 패션집 중 하나인 파리는 전통과 규율, 뉴욕은 혁신과 혼합, 도쿄는 세련된 아이러니를 지닌다. 서울은 이들을 모두 응집하되, 자신만의 ‘젊음’과 ‘즉흥성’으로 다듬는다. 따라서 이번 런웨이투서울 연합쇼는 서울 패션 신 생태계의 현주소이면서, 동시에 미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패션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가장 감각적이고 현시적인 답변. 소비자 심리 분석을 곁들이자면, 오키오 라운지와 발로렌의 팬덤은 최신 트렌드만 좇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나의 이야기’와 ‘브랜드의 세계관’을 중첩시키는 착작(着作)에 주목한다. 패션에서 독창성을 소비하고, 정체성을 구조화하는 디지털 세대가 쇼의 핵심 참여자인 셈이다. 오늘 런웨이투서울 무대에도 익숙한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힙한 일반인들이 체험객으로 대거 몰렸다. 이는 패션이 더 이상 ‘나만의 쇼’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플레이그라운드’가 됐다는 증거다. 2026년을 채우기 시작하는 이 순간, 서울 DDP의 실험은 공간, 브랜드, 소비자, 그리고 밤하늘까지 패션의 스크린으로 바꿔놓았다. 다음 시즌, 또 어떤 브랜드들이 ‘우리의 무대’를 장악할지, 서울 트렌드의 다음 반향이 어디로 튈지, 이 변혁의 현장은 이미 예고편을 끝마쳤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런웨이투서울, 도심을 장악한 스타트업 패션의 감각적 반란”에 대한 5개의 생각

  • fox_repudiandae

    패션이 이렇게 가까워진 건 좋지만~ 솔직히 일반인이 다 따라하기 어려운 게 현실임…ㅎㅎ 그래도 멋진 시도라서 흥미롭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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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패션씬 진짜 다들 개성파네 ㅎㅎ 근데 결국 몇몇 흑수저들만 더 소외되는 거 아님? 현실감 없는 무드라 하던데… sns만 보면 화려함 속에 현실은 답답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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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헉 이 분위기 뭐야 대박!! 진짜 서울에 이런 거 자주 있으면 좋겠다구요!!! 매번 지루한 패션쇼만 봤는데… 이젠 우리끼리 즐기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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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디하다는 건 알겠는데, 결국 패션시장도 이런 쇼 없이는 주목 못 받나 싶음. 오프라인에서 실제 체험이 중요한 시대라 더 와닿긴 하는데… 대중성이 뒤따라주려면 가격부터 좀 낮춰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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