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이끈 2025년 – 무신사 연말 결산의 의미

시간의 문을 닫는 12월, 서울의 겨울은 얼음장처럼 차갑지만 도심 곳곳의 유리창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이 스며든다. 한 해의 끝자락에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공개한 ‘2025 라이프스타일 결산 리포트’는 올해의 변화와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반영한다. 리포트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트렌드 표이 아니었다. 올해, 더 이상 기성의 대중적 취향이 아닌, 저마다의 개성과 생활 양식, 즉 ‘라이프스타일’이 패션과 소비, 공간을 지배했다는 해석이다.

곳곳을 채운 ‘취향’이라는 바람. 과거엔 누군가의 인기 있는 스타일을 흉내 내며 발맞추다보면 대세라는 집단 안에 포함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색에 더욱 충실해지는 시대. 무신사의 사용자 데이터와 상품 지표를 보면, 2025년은 ‘나를 드러내는 쇼핑’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도, 소비자도 군중을 따라가기보다는 작은 취향의 다양성에 귀 기울이며 직접 소통하며 성장했다. 유명인 한 명이 이끈 유행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 속 소수의 감각들이 모여 긴 파동을 만든 것이다. 무지개처럼 번져가는 취향의 단면들을 서로 비교하고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더해졌다.

현재 시장을 움직인 키워드는 ‘나에게 딱 맞는 아이템’, ‘다양성의 존중’, ‘경계 없는 믹스’를 들 수 있다. 운동복과 캐주얼, 아웃도어와 일상복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세련된 경계 흐림이 인기를 누렸고, ‘그라운드 플렉스’나 ‘하이브리드 룩’ 같은 트렌드 키워드도 탄생했다. 무신사 인기 상품 순위만 봐도 이른바 ‘무신사 스탠다드’처럼 범용적이면서도 세부 취향성 강한 아이템이 수직 상승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촉감의 옷감, 과감한 컬러 블로킹, 혹은 소소한 자수와 꾸밈 하나로 차별화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한편, 올해에는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아주 밀접해졌다. 무신사의 커뮤니티 참여율이 대폭 증가했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피드’와 ‘리뷰’가 제품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착용감과 일상 속 경험을 공유하는 리뷰들이 쌓이면서,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나만의 집, 나만의 옷장, 나만의 공간을 서로 들여다보고, 취향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단순히 트렌드가 아닌, 소소한 삶의 방식이자 잔잔한 위로가 된 한 해였다.

유사한 결산을 발표한 패션 플랫폼들이나 인플루언서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의집’은 2030세대가 집꾸미기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흐름이 도드라졌다고 분석했고, 카카오 스타일·29CM도 취향 맞춤 상품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며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공통적으로 올해의 핵심은 어떤 집단이나 유행이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 “존중”에 있었다. 여러분이 골라 입는 옷 한 벌, 고른 향수, 식탁에 올린 그릇까지 모두가 개성의 일부이고, 내 라이프스타일의 궤적이 된다.

카페, 호텔, 여행 코스까지 올해는 “내가 어디에 머무는가”,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따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달라졌다. 인스타그램에 조심스럽게 올린 취향 샷, 카페의 의자 한 자리가 나만의 포토존이 되고, 여행지에서 발견한 로컬 숍의 작은 소품이 생활에 작은 설렘을 더했다. 일본, 유럽 등 해외 여행 트렌드도 다양해졌고, MZ세대는 현지와 한국 로컬을 뒤섞는 새로운 식문화, 공간 문화 체험에 더욱 열광했다. 무신사의 리포트에도 올해 소셜에서 크게 화제가 된 ‘취향 공간’, ‘라이프스타일 피플’ 코너 관련 데이터가 주요 순위로 포함되었다.

반면, 무신사 결산 리포트는 취향의 극단적 파편화가 가져온 피로감에도 주목한다. 너무 많은 개성과 정보, 끊임없는 업로드와 업데이트에 익숙해진 우리는 때로 자신의 취향조차 혼란스러워한다. 패션 선택이 즐거움이 아니라 부담이 되는 순간도 있다. 광고성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각종 협찬 이벤트가 넘쳐나는 시장 환경에서,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진짜’로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각 플랫폼의 통계와 사례 속에서 드러난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불확실성은 새로운 자유와 동시에 작은 외로움도 심어준다.

하지만 결국, 2025년은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충돌하며 부딪치는 혼란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기였다. 큰 계단을 만들기보다 사소한 습관과 작은 기쁨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랐다. 무신사 결산 리포트는 숫자와 데이터 너머, 수많은 사람의 고유한 감성과 살아 숨쉬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다가오는 새해, 나만의 취향을 포기하지 않고, 때로는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스스로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담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n\n— 하예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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