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방부·이시형 박사가 발견한 건강의 길, ‘소박함’과 ‘일상’ 속에서 답을 찾다

윤방부 박사와 이시형 박사. 두 이름엔 한국 의학계의 굵직한 족적 그리고 긴 시간 동안 수많은 환자와 가족, 이웃을 돌보고 듣던 귀와 마음이 녹아 있다. 두 원로의사가 앞서 말하는 ‘건강 비결’을 듣기 위해 찾아온 백발의 독자들이 어느 노인의 한마디를 남몰래 메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날 강연장의 한 모퉁이엔 윤방부 박사가 십여 년째 매일 산책을 하며 쌓아온, 작고 일상적인 운동의 의미가 곱씹어진다. 이시형 박사는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꾸준한 습관”임을 강조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이것’은 화려한 비법이나 약이 아니다. 바로 ‘규칙적인 걷기’처럼 일상에 녹아 든 평범한 생활습관과 ‘긍정의 힘’이었다.

의사의 명함 한 장보다, 그들의 생활이 더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오는 시대다. 최근 건강 검진 결과에 초조해하는 한 50대 남성은 자주 ‘요즘 젊은 의사들은 너무 정량적이고 증상 중심’이라 토로한다. 달리 보면, 삶의 길이와 질(quality of life)을 묻는 건 단순한 치료 이상을 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시형 박사는 강연에서 “의학적으로 입증된 건강의 비결은 대부분 반복과 단순함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걷기, 제철 음식 나누기, 마음의 평정 유지하기. 그 어떤 신약, 비싼 건강보조식품보다 이 두 의사가 한목소리로 제시한 해답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수많은 과학적 연구에서도 공명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꾸준한 걷기와 단순한 신체활동만으로도 뇌졸중,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걷기’ 실천군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현저히 낮았다. 실제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서울 방배동에 사는 유 모(62)씨는 “관절 때문이라도 걷기를 꾸준히 했더니 혈압약 용량이 줄었다”며 환히 웃었다. 윤박사 또한 인터뷰에서 “매일 똑같은 공원을 돌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소소한 행복을 발견할 때 치유가 일어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함’은 언제나 가장 지키기 어려운 습관이다. 스마트워치, 만보계가 넘쳐나는 지금 시대에도 실제로 하루 만 보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이유는 명확하다. 바쁜 일상, 불안정한 노동 환경, 정서적 고립감. 기자가 만난 맞벌이 가정의 40대 부부는 “운동해야지 하면서 아이 챙기다 보면 저녁이 훌쩍 지난다”고 토로했다. 이시형 박사가 말한 “혼자 걷기 어렵다면 친구, 이웃과 함께 시작하라”는 조언은, 우리가 공동체의 관계와 건강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질문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건강 트렌드는 ‘짧고 굵은 운동’, ‘쉬운 생활실천’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이 두 거장의 메시지는 결국 ‘반복’과 ‘조금씩, 매일, 평생’이어야 함을 상기시킨다. 이는 복지 전문가들의 오랜 호소와도 맞닿아있다. ‘운동을 습관처럼 만드는 공동체 프로그램’, ‘걷기 챌린지 행정 복지사업’ 등 지자체 시범사업이 전국으로 퍼지는 것도 이 같은 강조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 취약계층의 건강불평등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윤방부 박사는 “가장 쉽게 시작하되, 가장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게 걷기이고, 그 과정에서 이웃과의 관계까지 복원되면 금상첨화”라 말한다.

각종 질병과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건강관리란 ‘스스로를 사랑하는 연습’에 가깝다. 아픔과 외로움, 생의 희로애락을 지켜보며 살아온 원로 의사들의 ‘소박한 걷기’ 권유는, 결국 공동체와 일상, 그리고 자신을 잇는 다리를 건너자고 손 내미는 말처럼 들린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도, 우리는 우리의 걸음으로 일상의 건강을 쌓아야 한다. 바로 그 길 위에서, 삶의 소중한 사람 이야기와 웃음, 감정들이 모여 의미가 된다. 저녁노을 지는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시민들의 미소에서 의학의 본질도, 삶의 지혜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으니.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누구나 채울 수 있는 자리를 두 원로 의사는 다시금 우리 곁에 열어주려 한다. 화려함이 아니라 지속, 경쟁이 아니라 일상, 신약이 아니라 따뜻한 반복의 실천이 우리의 건강을 일으키는 힘이라고 조심스럽게 권한다. 산책길 끝, 서로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그곳이 가장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윤방부·이시형 박사가 발견한 건강의 길, ‘소박함’과 ‘일상’ 속에서 답을 찾다”에 대한 4개의 생각

  • 의사님들 조언은 늘 맞는 말 같습니다만, 현실에서 매일 걷기란 정말 쉽지 않네요. 바쁜 직장인이나 부모들에겐 시간내기가 문제이기도 하고, 요즘 미세먼지도 많아서 걷기도 힘든 날이 많습니다.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사회적 지원과 환경 조성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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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매년 새해엔 산책 계획 세우는데 1월 5일쯤엔 집에 누워 있음요ㅋㅋㅋㅋ 근데 저분들은 산책이 몸에 밴 분들이라 그런가? 우리도 나중엔 그렇게 되려나? 암튼 기사따라 걷다 다이어트 성공하면 커피 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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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나도 걷기 좀 해야겠네!! 근데 넘 귀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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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nditiis697

    결국 쫄쫄이 한 벌 입고 동네한바퀴 도는게 신약보다 낫다는 결론… 근데 현실은 소파와 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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