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급망 재편: 제약·바이오를 보는 국가안보의 시야
2026년 1월 3일, 미국이 제약·바이오 산업 공급망의 전략적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해 벽두 바이든 행정부는 관련 분야를 단순히 경제·기술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사안으로 규정하고, 정책 설계의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한 조치를 단행했다. 미 백악관과 상무부, 보건복지부 등 주요 부처는 대외 의존성이 높은 고위험군 원자재, 필수의약품, 백신·의료기기의 핵심소재 등에서 구체적인 국가별 공급 다변화와 국내 생산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요 관할 기관은 공급망 과정에 각종 리스크 분석(중국 등 지정학적 경쟁국가, 자연재해, 테러 등)을 거쳐, 사회적 충격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예비 시스템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기저에는 글로벌 팬데믹과 미-중 대립 구도 강화, 그리고 2024년 미국 내 대선 이후 확산되는 공급망 보호 및 자주성 강화 요구가 중첩돼 있다. 미국은 2020년 COVID-19 발발 시 자국 내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겪으며, 정책 부재와 시장 논리에 의존한 의료·바이오 공급 체계가 국가 위기 시 그대로 취약점으로 드러남을 경험했다. 이후 연방의회와 행정부가 일제히 공급망 취약 현황 진단에 착수했고, 국방부·DOJ·식약청 등도 ‘바이오-국가안보 정책’ 개발에 힘을 보탰다.
실현 조치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미국 공급망 강화 행정명령(EO14017)’을 통해 의약품·원자재·기술 분야를 국가안보 범주로 포함시키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각종 산업 지원법을 병행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제약회사, 바이오벤처, 의료기기 기업들은 정부의 대형 디지털 인프라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제조거점 복귀(Reshoring) 및 미주 인접국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산 API(원료의약품) 의존도 축소와 중남미·인도·유럽과의 다각화 계약 체결 등 다국적 포트폴리오 변환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경쟁국, 특히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정책 변화에 즉각 반발하고 있다. 상호 핵심소재 수출입 통제, 기술이전 제한, 제약 영업 인허가 규제, 글로벌 표준 주도권 경쟁이 첨예하다. 미-중 공급망 분리(Decoupling) 움직임은 미국 내 제약업계의 비용 부담 증대와 일부 품목의 단기적 수급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공급망은 실시간 정보 네트워크와 현지 생산시설 간의 연속적 조정이 필수인데, 국가안보 명분으로 지나친 내재화에 매몰될 경우, 혁신의 속도가 둔화되고 소비자 가격에도 압력이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유럽, 캐나다 등은 이미 미국 주도의 공급망 협력(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QUAD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 정부 역시 ‘글로벌 공급망 참여국-비참여국’ 구분에서 외교·경제적 유연함 확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국가안보 명분을 들어 의약품·바이오 핵심 데이터를 우방국과만 공유하겠다고 할 경우, 동맹국 간 정보 격차가 정책적 선택지와 산업적 기회에 직접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불확실한 국제 정세와 기술 격차, 자국 중심의 정책 전환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접근성(Accessibility)을 더 제한할 수 있다는 점도 중대하게 분석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는 이에 대한 사회적 논란—공급망의 철저한 내재화가 의료비 급등, 공공 인프라 취약, 기업 정경유착 등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확산 중이다. 따라서 실질적 재편 과정에서는 정책당국이 공급망의 강인성(resilience)과 효율성, 글로벌 파트너십의 균형을 세밀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국내 관점에서도 주요 수입 의약품 및 바이오 장비, 원재료의 대미(對美) 의존도 및 협력 기회를 면밀히 점검하고, 대안 시장 발생이나 정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정치·사회적 함의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공급망 재편을 국가안보—그리고 동맹국 연합 전략의 일부—로 바라보는 시각이 세계질서 전반에 미칠 파장이다. 기술, 데이터, 물류, 인력 등 산업계의 경쟁력 요인들이 곧 국가적 힘의 지표가 되는 현실에서, 미국발(發) 공급망 정책 변화가 국제관계·산업 정책·법조 환경—그리고 사회적 안전(안보) 개념의 실질적 변화를 모색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김하늘 ([email protected])


미국 정부의 공급망 정책은 표면적으로 국가안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패권과 기술 리더십 확보에 방점을 둔 전형적 자국우선주의입니다. 중국 견제라는 틀 안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나, 한국이 자율적 이득을 실질적으로 취할 수 있을지는 의문. 결국 대외의존 구조 자체엔 근본 변화 없을듯. 공급망 재설계 과정에서 신흥국의 피해와 의약품 접근성 악화는 예고된 결과입니다.
와… 또 시작이네. 줄타기 잘해야지…😑
공급망을 국가안보로 보는 시각은 신선하면서도 위험하단 생각이 드네요ㅋㅋ 전염병처럼 위기엔 필요하겠지만 산업 스스로 경쟁력 갖추게 지원도 병행됐으면 합니다. 우린 어떤 전략 세워야 할까요?
예상됐던 거지만 정책 현장 반영이 제대로 안 되는 게 더 문제입니다. 동맹국들 전부 실제론 이익 따라 움직이는 게 현실 아닌가요. 더욱 세밀한 전략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