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렌, ‘런웨이투서울’ 쇼에서 정제된 해체주의로 새로운 패션 언어를 쓰다
2026년 1월, ‘런웨이투서울’의 중심에서 패션 브랜드 발로렌이 선보인 화려한 무대는 겉만 화려한 동시대 런웨이와는 또 다른 아우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익히 알던 해체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차분하게 정제된 언어로 해체와 조립을 반복하며 완전히 새로운 의상 구조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이 핵심. 발로렌은 이번 쇼에서 크리스털과 금속성 텍스처, 그리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기반으로, 기존의 해체주의 스타일을 무분별하게 해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이미 한차례, 2025년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비대칭 테일러링이 업계의 환호를 이끌었으나, 이번 서울 무대에선 한결 세련된 관점으로 해체를 재정의했다.
실제로, 이번 쇼의 메인 룩은 보색 대비가 극명한 스카이블루와 블랙, 그리고 메탈릭 그레이가 주축을 이루었다. 각각이 별개로 빛나면서도, 직유와 은유가 혼재된 듯한 연출은 오히려 해체주의가 가진 원시적 요소를 감각적으로 순화해냈다. 일례로 클로징을 장식한 오버사이즈 재킷은 트렌디한 Y2K 요소와 미니멀리즘을 이어서, 현재 Z세대의 미적 코드까지 교묘히 끌어들였다. 발로렌 특유의 구조적 분해와 새로운 조립법은 단순한 쇼피스(Showpiece)를 넘어, 일상과 밀접해진 ‘살아있는 런웨이’를 구현한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쇼는 소비자 심리의 변화와 긴밀히 얽혀 있다.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은 단순한 트렌드 소비를 넘어 진정성과 내러티브에 기반한 패션을 찾기 시작했다. 패션계는 반복되는 레퍼런스와 로고, 브랜드의 무분별한 협업에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발로렌은 날 선 해체주의를 차분하게 다듬는 방식으로 ‘나만의 해답’을 찾는 MZ세대의 내면을 패브릭의 구성에 투영한다. 실제로 쇼 이후 리세일 마켓에서는 발로렌 컬렉션의 일부 아이템이 발 빠르게 완판되었다는 후문. 유통 구조와 소비 방식이 급변하는 현재, 이러한 ‘정제된 해체주의’는 단지 심미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소비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놀라운 대목이다.
진정한 혁신은 어지러움이나 파격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소비자는 자기만의 해석과 결을 추구한다. 발로렌은 짜임새 있는 옷의 해체를 통해 형태의 균열을 만들지만, 이는 혼란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로 이어졌다. 패션은 더 이상 배타적 무대가 아니라, 유연히 변화하는 도시의 속도와 맞물려 구축되는, 살아 있는 ‘언어’가 된 셈이다. 글로벌 리뷰와 업계 반응 역시 이를 증명한다. 2025-2026 파리, 밀라노의 주요 패션 저널들은 서울 런웨이의 다채로운 글로벌화가 발로렌을 중심으로 뚜렷이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적 감각과 테크니컬 미니멀리즘의 신경계’라는 평가를 남겼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환경을 고려한 업사이클 원단과 윤리적 생산에 대한 질문도 함께 떠올랐다. 발로렌은 지난해 ‘컨셔스 크래프트’ 캠페인에 이어, 소재 자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원단까지 컬렉션의 일부로 끌어안았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수사가 아니라, 미래 – 즉 의류의 ‘제조-소비-재활용’의 선순환을 독창적 미학으로 풀어낸 것이다.
쇼 현장에서 확인된 관객들의 반응 역시 인상적이었다. 관람객들은 의상 한 벌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면서, 브랜드의 세련된 해체 과정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로 남는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표했다. 소비획득의 각축장으로 변모한 현대 패션계에서, 정제된 해체주의는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가장 세련된 도구가 되고 있다. 발로렌의 룩북은 이미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화제를 모으고, 패션 커뮤니티 곳곳에서 ‘내년 트렌드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라는 평가까지 등장한다. 단순히 각 잡힌 프레임에서 벗어난 발로렌의 선택은, 당장 우리의 일상 미학에 크고 작은 나비효과를 일으킬 것이 자명하다.
2026 트렌드는 이미 컬러와 컷, 그리고 브랜드의 퍼스낼리티를 넘어 점차 자기만의 해석과 태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발로렌이 서울에서 쓰여내린 이 새로운 해체주의는, 외형적 분해와 재조합, 그리고 자기 언어의 생성이라는 세 가지 변주를 타고 더욱 멀리 퍼져 나갈 것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런웨이 사진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요즘 한국 브랜드 진짜 멋집니다!😍🧥🤔
옷 멋있긴함~ 그런데 너무 튀는거아님? 실생활가능?? ㅎㄷㄷ
… 발로렌 런웨이 의상 보면 소비자가 무조건 따라와야 한다는 압박도 느껴지네요. 해체주의라지만 또다른 ‘정돈된 혼란’일뿐, 실생활엔 부담. 하지만 트렌드 분석적으로 혁신의 시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 듯.
…정제된 해체주의라 해서 기대했는데 역시 런웨이용이란 느낌? 소비자 입장에선 접근 어렵지만, 환경 생각한 노력 자체는 인정👏… 앞으로 현실적 아이템도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런웨이 패션이 이렇게까지 변하는군요. 해체주의+윤리적 생산 두마리 토끼 잡으려면 소비자까지 동참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죠. 브랜드만 앞서가다가 트렌드 소모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