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점검] 2026년 새해 바뀌는 노동제도, 의도와 현실의 간극

2026년 1월부로 대한민국 노동제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행된다. ‘10시 자녀돌봄 출근제’와 최저임금 1만320원 인상이 대표적이다. 가족돌봄과 육아를 이유로 2시간 늦은 출근이 보장되는 이 제도는, 현재 맞벌이 부부 및 돌봄 책임을 맡는 노동자에겐 반가운 변화다. 그러나 실질적 현장 적용성을 두고 기업, 노동계, 시민사회 모두 불안과 의심,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10시 출근제의 취지는 분명하다. 육아 및 가족돌봄 책임의 사회적 분산, 돌봄 불평등 해소, 청년 및 젊은 부모 세대 부담 경감에 맞춘 정책이다. 하지만 개정법 원문과 고용노동부 시행령을 들여다보면 이 ‘권리’ 행사의 전제조건과 현실적 장벽이 여전하다. 사유와 증명서류 제출, 인사업무 혼선, 급박한 대체인력 투입 미비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기업, 서비스업, 현장 밀착형 일자리에선 ‘인력 빵꾸’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정책적 미사여구에 가려진 노동자 개개인의 ‘실제 경험’은 정책 선전문과는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1만320원의 명목상 승격은 2026년 경제사회정책의 핵심 키워드다. 지난해 대비 약 2.5% 인상폭을 두고 경영계 반발과 노동계 불만이 팽팽하다. 고임금, 저임금의 격차 구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구입력, 자영업·소상공인 부담 모두가 복합적으로 난마처럼 얽힌다. 익명의 편의점주, 음식점 아르바이트생, 제조현장 노동자, 봉급쟁이 모두 단순 수치가 아닌 ‘체감 임금’ ‘생존선’ ‘점포 존폐’라는 말로 이 상황을 증언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본사와 현장, 고용자와 피고용자 간 이해관계가 극심하게 충돌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임금 외 부담(4대보험, 카드수수료, 임대료)까지 동시 고려하지 않은 정책의 ‘공허함’을 짚었고, 노동계에선 인상률의 미미함이 이미 노동빈곤의 ‘아랫목’을 식혀 놓았다는 반응이다.

두 제도 변화는 표면적으로 보면 근로조건의 개선과 사회적 배려 확장이라는 순기능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내부 고발 사례, 각종 익명 제보, 현장 실태취재에서 반복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제도적 빈틈’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최근 K씨(가명, 36세·맞벌이 부부·서비스업 근무)는 돌봄 출근제를 신청했다가 부서장의 묵시적 압박에 시달렸다. 눈치를 보며 당일 결재 불가, 팀원들 근무 일정 충돌, 지연된 승인 등 ‘합법적 권리’ 앞에 놓인 불합리가 구조적으로 반복된다. 고용노동부가 “불이익 금지”를 내세웠으나, 조직문화 내 ‘무형의 페널티’ ‘인사고가 불이익’은 견고하다. 제도가 현실에 꿰맞춰질 때까지 노동자는 언제나 가장 약한 고리로 남는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선진국의 ‘유연근무제’ 성공조건을 강조한다. 돌봄제도는 최소 단위조직 인력 재배치와 근무 일정 자동화 시스템, 인사담당의 ‘인권 감수성’이 뒷받침돼야 제대로 작동한다. OECD 고용리포트도 “자율 근무권은 관리자 임의 결정이 아닌 제도적 디폴트(기본값)로 설계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 5곳 중 2곳만이 유연근무·재택근무·탄력근로를 도입했다. 실제 시행 현실은 제도와의 괴리가 확연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있어서 정부는 “소득 양극화 해소, 저임금 노동자 생계기반 강화”의 기능을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미 자동화, 무인화로 인한 아르바이트 채용 축소와 근로시간 쪼개기가 빈발한다. 기업경영계는 외형적 고임금이 ‘일자리 감소’로, 노동계는 실질 인상체감이 ‘살림살이 악화’로 각각 해석한다. 정책 당국이 현장과 통계의 불일치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면, 이번 임금 인상도 ‘체감효과 없는 숫자 놀음’에 그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현장 중심 점검반을 강화하겠다고 하나, 실질 조정의 의지와 방안은 미흡한 채, 지난 10년간 반복된 ‘구호만 앞선 정책’의 패턴에 그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정책 결정과 현장 적용 사이의 오래된 간극. 이는 단순한 법제화나 캠페인으로는 좁혀지지 않는다. 돌봄 책임의 사회적 분할, 실질 노동권 보호, 임금격차 구조의 개선은 더 깊고, 구체적인 현장 청취와 제도적 후속 조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제도 도입 취지는 충분히 설득력 있다. 그러나 그 외피에 내재된 구조적 허점, 변화로 인한 각계 이해 당사자 간 충돌, 현장 노동자들의 ‘행사하지 못하는 권리’ 문제는 정부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직시해야 할 지점이다. 실질적 노동권 강화를 위해서는 일선 현장의 소리, 내부보고자와 피해 경험자의 목소리를 먼저 들으며 제도의 뼈대를 재조정해야 한다. 이상적 정책 수립과 헌신적 현장 개선 사이에 감춰진 현실의 벽이 더는 외면되지 않길 바란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현실점검] 2026년 새해 바뀌는 노동제도, 의도와 현실의 간극”에 대한 5개의 생각

  • hawk_explicabo

    정말 모두를 위한 정책이면 좋겠는데🤔 실천이 제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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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인상으로는 한계가 분명하죠!! 돌봄제도나 노동 환경도 함께 개선되어야 실질적 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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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인상 좋다!! 근데 자영업자들 부담은 어떡함!! 임금 오르면 물가도 뛰는 건 안 봐도 비디오!! 결국 내 월세랑 커피값만 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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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f_voluptatem

    임금이 오른다고 해도 실제 노동환경이 달라지지 않으면 정책은 이름뿐인 허울에 그칠 수밖에 없죠… 사회 각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후속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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