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변신: 롱코트가 지루해진 겨울, 주목받는 뉴 아우터
정체를 드러낸 겨울 채비 속, 거리마다 롱코트의 물결이 지배적이었지만 2026년 초 도시는 그 일상을 깨뜨릴 새로운 아우터의 등장을 맞고 있다. 최근 패션 시장과 런웨이, 소셜미디어에서는 전통적인 롱코트 대신 짧고 구조적인 형식, 다양한 소재의 재킷류,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세련된 컬러 블로킹을 내세운 아우터가 확실한 무드 체인저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어링 재킷, 카 코트, 푸퍼(패딩) 재킷, 레더 보머, 테디베어 코트 류가 패션 인플루언서와 아티스트, 젊은 세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변함없는 클래식의 상징이었던 롱코트가 점차 ‘너무 정적’이라는 이미지로 식상하게 여겨지는 현상, 그리고 대중적 피로감에 대한 표출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브랜드별 판매 데이터와 패션 리뷰에 의하면 올 겨울 가장 주목받은 아이템은 레트로 무드의 숏 아우터와 텍스처 중심 제품. 발렌시아가, 프라다, 로에베, 국내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와 코오롱스포츠 등이 초경량 푸퍼와 볼륨 숏 자켓으로 차별점을 내고 있다.
이번 겨울 ‘롱코트 권태기’가 빠르게 도래하게 된 데에는 외부 환경도 분명 영향을 미쳤다. 2025년 가을부터 이어진 급격한 온도 변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겨울 한파와 미세먼지, 그리고 활동성 중시의 소비 트렌드가 롱코트의 공식에 균열을 냈다. 소비자는 이동의 자유, 온도조절의 유연성, 그리고 개성 표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아우터를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방풍성과 보온력, 가벼움과 유연함, 나만의 스타일 실험까지 모두 담아주는 품목들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변화는 소재의 진화에 있다. 기존 롱코트가 주로 울 혹은 울블렌드 소재와 함께 정제된 무드를 강조했다면, 최근 급부상하는 아우터들은 시어링·폴리·합성피혁·나일론까지 자유로운 조합을 선보인다. 미니멀과 맥시멀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실루엣도 극단적으로 달라졌다. 초경량 퍼퍼나 짧은 보머 타입에 뉴트로풍 색상을 접목한 시도는 90년대, 2000년대의 리얼 패션 DNA로 변주되고 있고, 주요 SPA 브랜드들도 카라나 디테일, 소매 실루엣을 과감하게 변형해 다양성을 더한다.
아우터 하나로 영화 속 주인공처럼 변신하는 심리는 소비자의 감성 소비 경향과 직결된다. 소셜 피드에서 보이는 #OOTD(오늘의 코디) 인증, 셀럽의 공항패션, 라이브 방송 쇼핑 등 디지털 채널 활성화가 새로운 아우터 유행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피로한 롱코트에서 탈피해 ‘나만의’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무드를 제공한다. 2026년 초, 아우터 시장은 단일 클래식에 머무르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재킷을 덧입고, 순간의 온도차와 공간별 드레스코드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멀티 플레이얼 트렌드가 뚜렷하다.
이러한 변화는 실용과 장식, 어느 한쪽의 선택이 아닌 조화를 택한 결과다. 팬데믹 이후 몸에 맞지 않던 형식과 이미지를 재창조하는 욕구, 그리고 ‘나’라는 주인공을 극적으로 연출하려는 심리가 결합된 최근 트렌드는 소비, 스타일, 브랜드 마케팅 모두를 바꿔놓고 있다. 올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다양성의 수용, 과감한 소재 믹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자유로운 오마주다. 롱코트가 연출하는 정제된 기품과는 전혀 다른 역동적 실루엣, 집합적 에너지, 세련된 되돌아봄이 지루한 겨울 거리를 다시 채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변화의 물결은 단순 유행을 넘어서 사회적 정서까지 건드린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소비자 심리, 개성 표현에 대한 목마름, 그리고 제한적 패션 공식에서 벗어나 생동감 있게 겨울을 사는 방식이 2026년 아우터 트렌드의 출발점이자 결과다. 지금 익숙함을 벗고, 과감히 새로운 옷장을 꺼내볼 때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패션 트렌드는 결국 경제 논리가 주도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브랜드와 SPA 브랜드가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소비자의 심리 변화뿐 아니라 공급망 재편과 시장 포화도가 결정적이죠. 빈번한 트렌드 교체가 마케팅과 재고 처분 전략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도 분명히 보이고 있습니다. 몇몇 브랜드가 앞세우는 ‘개성’과 ‘자유’라는 프레임이 실제로는 산업 구조상의 필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점, 소비자들도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패션의 개성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먼저 질문해야죠.
근데 곧 또 롱코트가 복고로 돌아올 듯… 패션의 저주란 이런 거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