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김난도, ‘올해의 책’… 세대와 시대를 홀린 베스트셀러의 흐름
‘김난도, 황석영도 제쳤다… 또 1위 한 ‘이 책’’이라는 강렬한 헤드라인에는 2026년 새해를 맞은 국내 출판 시장에 복잡한 질문 하나가 새겨진다. 2025년 마지막 주,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또 다시 ‘트렌드 코리아 2026’이 1위를 차지했다. 사회학자인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집단연구가 매년 출간하는 이 책은 이미 명실상부한 ‘연례 출판 이벤트’로 자리 잡았으나, 특히 올해는 기존 문학계 거목 황석영 작가의 신작마저 가뿐히 따돌렸다는 점에서 출판 트렌드의 지각변동을 새삼 실감케 한다.
베스트셀러 순위 어깨너머의 풍경을 살펴보면 단지 한 권의 ‘잘 팔리는 책’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금 어떤 질문을 주고받는지, 무엇에 목말라 하는지가 드러난다. 김난도의 책은 단순히 생활 트렌드를 짚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일자리와 경제 리듬, 젊은 세대의 불안과 기성세대의 변주를 동시대의 단면으로 집약한다. 2025년 하반기와 2026년 초, 대한민국을 둘러싼 경제적 불확실성과 각종 사회 변동은 수년째 쌓여 온 ‘시대의 피로’를 상징한다. 그리고 ‘트렌드 코리아’는 이 피로와 긴장을 지적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점검해 보고자 하는 대중의 욕망에 응답하며 그야말로 ‘무난한 선택이자 안전한 베스트셀러’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황석영 같은 대가의 신작마저 상위권에서 밀릴 때, 우리가 무엇을 ‘읽고 싶어 하는가’를 다시 물어야 한다는 데 있다. 황석영은 그간 분단, 이주, 역사적 트라우마 등 한국적 근현대사의 지층을 헤집으며 독자적 미학을 구축해 온 인물이다. 그러나 그 굵직하고 묵직한 서사가 요즘 독자들에게는 ‘잠깐의 위로’가 아니라 오히려 무거운 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현실의 무게에 이미 짓눌린 독자는 또 다른 무거움을 감당할 여유가 부족하다. 대신 미래에 대한 예측, 쉽고 빠른 메시지, 각자의 성찰이나 실용적 길잡이를 원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이는 단순히 올해만의 현상일까? 집계와 추이를 살펴보면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의 인기는 2020년대 들어 심화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디지털 전환, AI 일상화 등 사회적 전이기로 불안정성이 높아진 시기마다 이 책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불안을 달래는 텍스트로 사랑받았다. 반면 문학서는 영미권 베스트셀러와 달리 ‘뉴페이스’ 작가가 성공하기 쉽지 않고, 저명 문인이더라도 현안 이슈에 중장기적 담론을 던질 ‘사회적 여유’를 독자들에게 확보해주지 못하는 고전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흥미롭게도 김난도 교수의 통찰력은, 그의 책이 학술적 정밀함보다는 트렌드의 대중적 감각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더욱 빛난다. ‘줄어드는 출생률, 경제의 둔화,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단순 나열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소비 심리, MZ세대와 신중년 사이의 간극, 플랫폼 경제의 양극화’ 등 구체적 생활상으로 녹여낸다. 그가 매년 내놓는 화두와 키워드—‘팬덤의 일상화’, ‘가치 소비’, ‘디지털 해빙기’ 등—는 실제 네트워크에서 각종 담론과 파생 사례로 소비되며 트렌드 자체를 일종의 ‘참여형 문화 놀이’로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빠른 순환과 반복이 빈번해진 트렌드 산업 안에서 ‘정신의 피로’는 역설적으로 높아간다. 트렌드를 좇는 것도 연례행사화하며, 매해 책이 반복될수록 독자의 여유와 고민은 얄팍해질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거울삼아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는 여전히 ‘자기계발’과 ‘사회 관찰’의 경계에 서 있다. 그럼에도 고전 문학, 묵직한 서사집, 명상적 에세이들이 동시에 도전받는 지금, 트렌드 예측서의 독주가 바람직한 현상인지 출판계 전체가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최근 트렌드를 압도하는 장르의 또 다른 한 축은 ‘힐링 에세이’다. 실제로 올해 상위권을 조용히 차지한 책들은 사회 변동에 지친 개인을 어루만지는 서정적 기록, 혹은 단순한 일상 관찰집이다. 영화산업, OTT 시리즈와 결이 닮았다. 모두가 대작 인생 드라마를 감상하던 시대에서 ‘15분의 위로’, ‘가볍게 읽는 일상’이 사랑받는 구조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대중적 취향에 번뜩임을 더한 것은 영상과 서사의 융합, 인플루언서 작가의 부상, 플랫폼 서점의 큐레이션 기능이다. 출판도 ‘선택받는 스크린’의 길 위에서 이제 스스로 자기 메시지의 가치를 각색하고 있다.
대형서점 집계방식, 언론의 ‘베스트셀러’ 선정 프레임도 성찰대상이다. 절판·재고 정책, 미리보기 데이터, 온라인 서점의 랭킹 조작 논란 등이 끊이지 않는다. 동시에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데이터가 사실상 도서 소비의 실제 변곡점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시장성, 디지털화, 독서동아리·독립서점이 맞붙은 판의 역동성이 곧 책문화의 새로운 생태계다.
현대 독자가 선택한 ‘올해의 책’은 그래서 그 시대의 불안, 기대, 자기 점검의 집합적 목소리다. 트렌드의 뒤편에는 수많은 작가와 메시지, 그리고 진짜 ‘한 권의 책’에 갈증을 느끼는 침잠이 함께 한다. 김난도가, 그리고 트렌드라는 상품이 이룩한 독주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라는 질문, 익숙한 답보다 새로운 균열을 기다리는 문학의 자리, 그리고 세상과 나 사이를 잇는 한 줄의 문장이 출판계에 오래 남을 것이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트렌드코리아 안나오면 연말 못보내는 분위기 됐네ㅋ 시장이 어쩌다 이런 루틴에 빠졌는지 참…
매년 그대로여서 ㅋㅋ진짜 신기함
황석영 신작은 서점 광고만 있고 찾기 힘들던데? ㅋㅋ 마케팅이 승자네
🤔 진짜 재밌는건, 황석영 같은 문학계 거목도 밀릴 때 세상이 얼마나 가벼워졌냐는 거ㅋㅋ 요즘 트렌드=실용+빠른 위로만 찾는 거죠. 누가 누굴 위로하는 건지, 결국 다 마케팅놀음 아닌가 싶네🤦 현실 돌아보다가도 이런 랭킹 보면 괜히 씁쓸… 독서의 깊이가 너무 얕아지는 것 같아서 걱정돼요. 누가 문학 지키냐 진짜? 🤨
책 트렌드는 그냥 마케팅 따라가는 듯. 진짜 볼책 없어
이것도 트렌드라며?!! 매년 비슷한 얘긴데ㅋㅋ 다른 작가들은 무슨 맘일까?
매해 반복되는 트렌드 예측서 열풍을 보며 사회적 변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 일상의 불안을 달래는 소비문화가 도서시장까지 스며든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문학이 가진 깊이와 다양성을 다시 생각해야겠단 생각이 절로 드네요. 대중의 선택과 출판계의 전략 양쪽 모두 한 번쯤은 멈춰서 방향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