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노래한 글, 지역을 밝혀온 문학인들의 축제 — 제37회 전북문학상 수상자 선정

매년 초, 지역문학계의 굵직한 축제로 자리 잡아온 전북문학상이 올해로 37회를 맞이했다. 이번 수상자 명단이 공개된 것은 단순한 상의 집계 발표를 넘어서, 전북이라는 공간을 배경 삼아 활동해온 작가들의 궤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전북문학상은 지역 내에서 활동하며 우수한 문학적 성취를 이룬 이들에게 주어지는 상이지만, 실상 이 상은 해당 지역의 사회·역사·문화적 결을 함께 다듬으며 공존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응축된 무대라 할 만하다.

수상자들은 시, 소설,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문학 활동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올해의 수상자는 단순히 ‘글 잘 쓰는’ 작가에 머물지 않고,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의 시대적 고민, 사회적 변화, 공동체의 아픔을 글에 투영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기성 문단의 중심에 손쉽게 편입되지 못하는 지방의 현실, 그리고 그 안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 온 결과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특히 올해 수상자 중에는 실제로 지역의 현장, 농촌의 현실, 노동과 생태의 문제를 작품에 녹여낸 면모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 상의 역사는 곧 지역 문단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1980년대 중후반, 한국 문학이 급속하게 도시 중심으로 재편되던 시기에도 전북문학상은 꾸준히 지역 창작자들을 발굴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서울-중앙 중심의 문인회와 다르게, 지역 현실에 뿌리내린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번 수상자 선정 역시 현장성·생활감·시대정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받는 이유다. 이러한 평가는 단순한 문학적 의미가 아니라, 급격한 인구 감소 등 지방소멸 위기와 청년층 유출이라는 지역 상황에 비춰볼 때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

올해 수상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개인의 삶이 지역, 그리고 더 넓게는 한국 사회라는 더 큰 맥락에 어떻게 잇닿아 있는지 잘 보여준다. 선정된 작가 A씨는 20년 넘게 전북 곳곳의 농촌을 무대로, 계절의 변화·노동의 현장·사람들의 소박한 얼을 주제 삼아 시집을 펴냈다. 그의 시에는 매끈한 도시 감각 대신, 흙내음과 농한기의 불빛, 사라져가는 지역의 기억이 서정적으로 담겼다. 또 다른 수상자 B씨는 탈중앙을 선언한 비평작업으로 문단의 고착화된 평가 체계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지역 독립출판계와 연계해 새로운 문화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은 문학이라는 장르가 아직도 공동체 내에서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문학상에 대한 반복되는 질문, 즉 ‘영향력’과 ‘지속성’의 문제 역시 짚지 않을 수 없다. 전국적 스포트라이트가 상대적으로 약한 전북문학상은 오히려 문단 권력이나 경제적 자본 논리에 휩쓸리지 않는, 자발적이고 꾸준한 문학 네트워크의 상징이기도 하다. 본질적으로 문학상 수상은 한 개인의 영예임과 동시에, 그가 안고 있는 시대적·지역적 맥락과 조건을 드러낸다. 실제로, 많은 수상자들이 상금이나 명예보다 ‘지역에서 함께 글을 썼던 이들과의 연대’ ‘후배 작가를 위한 작은 동행’에 더 가치가 있음을 거듭 밝혀왔다. 문학상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 역시 차갑거나 관성적인 것이 아닌, 각자의 삶 속에서 느낀 공감과 지지로 풀이할 수 있다.

2020년대 중반, 문학시장은 급격히 변화했다. 독서인구가 감소하고, 디지털 중심 매체 소비가 활성화되며, 지역문학의 자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환경은 지역문학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다시 각성하게 한다. 실제로 올해 수상자들은 활자와 종이 안에 머무는 서사가 아니라 도시와 농촌, 사회와 개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발굴했다. ‘지역’이란 물리적 경계가 점점 약해지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그 안에서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

이제 전북문학상은 단순한 영예의 상장이 아니라, ‘함께 산다는 것’을 고민하며 기록해 온 작가들의 공공적 선언이다. 앞으로도 이 상이 지역을 아름답게 비추는 등불로 남기 위해선 축하의 박수뿐 아니라, 지역문학에 대한 꾸준한 독자적 지지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다음 세대를 위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야기가 기록되고, 그 기록들이 사회 전반에 화두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작가와 평론가,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이 축제의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삶을 노래한 글, 지역을 밝혀온 문학인들의 축제 — 제37회 전북문학상 수상자 선정”에 대한 6개의 생각

  • 지역문학상도 진짜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 더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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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상 받은 김에 드립 좀 쳐볼까요? 다음은 전국문학대장상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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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문학상도 트렌드와 상관없이 계속되길 바람~ 소소하지만 이런 게 의미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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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에서 묵묵히 쓰는 작가들에게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묻혀버리는 예술인들에게 격려가 되고, 지역사회도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되겠죠… 앞으로 꾸준히 이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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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 받을 때마다 늘 문제 삼는 건데 심사 기준은 투명한가요? 일부러 지역인맥만 챙기는 담합 같은 게 없는지 체계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문학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공정성 없는 상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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