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시간과 삶을 가르는 ‘뇌졸중’의 골든타임 4.5시간

1월 초,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68세 김영자 씨는 평소와 다르지 않게 새벽 일찍 산책을 나섰다가 갑작스럽게 말을 더듬고 한쪽 팔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을 느꼈다. 가족들은 새벽 인근 응급실로 급히 이송했지만, 도착 시점은 증상 발현 후 5시간이 지나 있었다. 응급실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뇌졸중’ 진단을 내렸고, 김 씨와 가족들은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말을 듣자 그제서야 억장이 무너졌다. 강추위가 찾아올 때마다 우리 사회에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건강 경보음, 바로 뇌졸중이다.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터지는’ 이 질병은 특히 한파에 접어들면 발병률이 급증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뇌졸중학회가 2026년 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월에서 2월 사이 국내 뇌졸중 환자가 전체의 27%를 차지할 만큼, 겨울이 절대적인 위험 시즌임을 입증한다. 외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급상승하고 혈전이 잘 만들어진다. 얼핏 평범해 보였던 아침이, 가족에게는 평생의 상처와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기자의 수첩에는 수도권 소방 상황실로부터 들어온 긴급 출동 동향이 반복적으로 적혀있다. 올해 첫 한파경보가 내려진 날, 수도권 대형병원 응급실에는 30분마다 평균 한 건 이상의 ‘급성 뇌졸중’ 환자 신고가 들어왔다는 기록이다. 그중 절반가량은 골든타임을 한참 넘긴 사례였다. 이현석 교수(서울중앙대병원 신경과)는 “기온이 5도 이하, 특히 영하로 떨어지면 혈관 건강에 취약한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는 뇌혈관 사고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 인지’와 ‘즉시 119’, 그리고 ‘병원 선택’이다. 대한뇌졸중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계는 “발생 4.5시간 안에 혈전 용해제를 사용하거나 혈관을 뚫는 시술을 시행하면 정상 생활로 빠른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나, 이 시간을 넘기면 뇌 조직 손상이 진행돼 평생 마비, 언어장애, 인지 저하 등 중대한 후유증 위험이 커진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결정적인 순간 ‘말이 어눌’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무력감·저림’이 오면 1분이라도 지체치 말아야 한다.

치료를 받더라도 가족의 삶은 예전 같지 않다. 지난겨울 만난 73세 최영배 씨는 작년 2월, 한파 속에 손주를 마중 나갔다가 귀가 후 갑자기 말이 어둔해지고 얼굴 마비가 시작됐다. “손주가 ‘할아버지 얼굴 왜 저래요?’라고 물었어요. 30분 만에 아들이 119를 불러 근처 대형 신경센터로 갔지만 이미 4시간이 임박하던 때였습니다.” 최 씨는 경미한 언어 흐림과 오른손 힘 저하라는 후유증을 안았고, 약값과 재활치료, 일상생활의 보조가 필요해지면서 가족들도 물리적·정서적 부담을 짊어졌다. 김하은 간호사는 “뇌졸중 환자는 재입원률도 14%나 된다. 후유증과 외로움 때문에 우울증까지 동반해 장기적 복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사연의 공통점은 ‘누군가의 작은 관심, 신속한 대처’만 있었어도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는 씁쓸한 후회다.

외신도 비슷한 어려움에 주목한다. 미국 NIH(국립보건원)의 최근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이후, 뇌졸중 환자들이 응급실 방문을 지연시키는 빈도가 26%가량 늘었다”고 지적했다. 세계 곳곳의 의료현장에서 목격되는 공포의 순간은 ‘빨리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연쇄 반응’이 필연적 후유증과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로 귀결된다.

현장 의료진과 공공기관, 복지관에서는 올겨울 기온 저하 시 ‘뇌졸중 FAST법’ 문자발송 캠페인과 각 시군구 보건소의 ‘응급 뇌졸중 전문병원 안내’ 서비스 안내가 진행 중이다. 2026년 현재, 뇌졸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여성·노인·만성질환자 커뮤니티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보는 있지만 내 일이 아니다’라는 방심, 그리고 고립, 혼거노인 증가, 재택근무 환경 등 변화된 겨울의 풍경은 오히려 위험 신호를 키운다.

한파는 잠깐이다. 하지만 작은 망설임이 남기는 상흔은 너무 크다. 내 가족, 동료, 이웃의 당연했던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뇌졸중’이라는 겨울의 그림자를 기억하고, 그 누구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내일 아침, 오래된 벗의 문자 한 통만으로도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한파 속, 시간과 삶을 가르는 ‘뇌졸중’의 골든타임 4.5시간”에 대한 6개의 생각

  • 뇌졸중 무서운 병이네요…!! 가족 건강 신경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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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요즘은 뭐든 조심해야겠어요ㅋㅋ 이런 기사 보면 괜히 불안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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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휴🤔 나이 들수록 건강이 제일이네요… 주변도 잘 챙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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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이렇게 중요한가봐요🤔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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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대응이 절실한 순간입니다… 현실적으로 단순 예방 홍보만으로는 취약계층의 생명과 건강을 온전히 지킬 수 없습니다. 특별히 노년·고립·저소득 가구를 겨냥한 동네 돌봄 시스템 강화가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계절재난에서 이 정도 사회 안전망은 기본 아닌가요… 아픈 사람은 거의 사회적 약자인데, 어쩌다 응급상황 하나 못 잡고 그 인생이 무너질 수 있죠? 선제적 예산 투입, 지역 의료기관 네트워크 구축, 골든타임 알리미 시스템 전부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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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pernatur161

    노인들만 조심하면 될 일이 아님. 다들 자만하다 한순간임. 예방실천이 제일이지. 골든타임 진짜 중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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