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의 새로운 경쟁력, 지역 경험이 빚어내는 이야기
역사를 따라 시간이 은은하게 스며든 골목마다, 이제는 단순한 ‘가는 곳’이 아닌 ‘체험하는 곳’의 가치가 두드러진다. 전국 곳곳이 옛 여행지가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해석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여행 시장은 예전처럼 명소만 찍고 사진만 남기는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오롯이 한 지역의 온도와 냄새, 사람들의 표정, 그리고 오래도록 남는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승차한 게스트하우스 셔틀버스 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여전히 익숙한 듯 특별하다. 작은 마을이 내뿜는 아침 공기, 현지인이 직접 내주는 뜨끈한 국밥의 소박함,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사투리 한 마디. 보는 여행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내는 여행. 요즘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로컬(BEYOND LOCAL)’이 바로 그것이다.
지역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전의 미니 골목투어, 여수의 어촌마을 비건 체험, 속초의 감자밭 라이딩, 군산 구도심에서 글귀 조각 워크숍까지. 관람만으로는 느낄 수 없던, 생경한 지역의 숨결이 삶에 한 조각씩 묻어난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여행자 10명 중 7명이 ‘지역색 체험’을 직접 여행 동선에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 발표). 특히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는 ‘가까운 곳에서 깊게 놀기’, ‘단골 동네 만들기’로 자리했다.
이 변화는 곧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무늬를 더한다. 한때 소외됐던 시골 마을이나 외곽 도시들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찾으며 관광객 맞이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대도시 카페 거리, 랜드마크, 쇼핑몰이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작지만 단단한 동네 빵집, 동굴 와이너리, 바닷가 플라스틱 공예 체험이 모험과 일상의 경계를 지운다. 스스로 살아있는 박물관이 된 읍내는 촘촘히 빛을 더한다.
로컬 식문화도 여행의 매력 포인트로 성장했다. 강원도의 곤드레나물밥, 전라도 장터의 하얀 국밥, 경상도 할머니 손맛의 된장국까지. 골목 어귀 작은 식당에는 이방인을 환대하는 포근함과 여유가 있다.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따라 여행자도 느긋한 리듬을 가진다. 맛은 단순히 미각을 넘어 그와 얽힌 이야기와 인심을 같이 내놓는다. 직접 담근 막걸리를 함께 마시며, 양조법을 배우는 체험형 여행 역시 그 지역만의 무드를 깊게 빚는다.
청년 창업자, 마을 청년회, 동네 장인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체험형 서비스 또한 확산중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단계에서 벗어나 손님과 주인의 일상을 융합, 짧은 시간만에 진한 추억으로 기록된다. 로칼페스타·DMZ 걷기여행, 노포 투어 등은 트렌드가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는 마을 ‘단골’이 생기고, 이웃 이야기까지 공유한다. 실질적인 삶이 잘 녹아드는 공간일수록 여행은 더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지역 경험’ 강화는 글로벌 여행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대형 명소 위주의 ‘찍는 관광’보다 ‘머무는 관광’, ‘교류하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글로컬(glocal) 여행’ 전략을 통해 비슷한 경험적 접근 방식을 추천하면서, 지역의 숨은 이야기와 자원을 보석처럼 발굴하고자 한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역시 로컬 크리에이터와 협업,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물론 모든 동네가 스스로 경쟁력을 곧장 갖추긴 쉽지 않다. 인프라와 접근성, 지속가능성 문제가 고루 등장한다. 그러나 한 걸음씩, 실제 주민이 참여하여 만드는 경험 프로그램이 가장 큰 설득력을 가진다. 바뀐 여행자의 눈높이에 맞춰, 지역 역시 익숙한 일상에 작은 변화를 더한다면, 단기적 유행이 아닌 진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국내여행은 단순 이동이 아니라, ‘로컬 라이프’를 오롯이 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적한 시골집 텃밭이나 동네 작은 술집, 완전히 새로운 경험은 관광거리 이상의 가치를 남긴다. 도시와 마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순간에 가장 깊은 여행의 결이 깃든다.
따뜻한 겨울 아침, 이름없는 동네의 우체국 담벼락 너머로 퍼지는 빛처럼, 이 작은 경험들이 모여 앞으로의 국내 여행을 다시 써내려 갈 것이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이모지 터지는 요즘 여행 트렌드🤔ㅋㅋ 새벽시장 구경하며 손에 꽈배기 들고 인증하는 재미~ 다음엔 부산 골목도 탐방 예정이에요. 로컬 꾼들 모여라!! 😍😍 현실 경제에 도움은 되는지 궁금하지만 일단 재밌으니까 오예~
지역 경험이 경쟁력이라는 논지는 동의하나, 실제로 모든 지역이 인프라와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단순 유행이 아닌 지속 발전하려면 제도나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표면만 바꾸고 정작 그 지역만의 본질은 사라지는 곳이 많은데, 이런 허울뿐인 변화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지역 발전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데이터와 현장 사례를 함께 제시해야 논리적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요?
기자님, 지역경험 강조하시는 점은 공감하는데요… 실제로 수도권이나 인기 관광지 빼고는 교통부터 숙박까지 인프라 문제가 심각합니다. 관광객 몰리면 환경파괴, 지역민 소외 등 부작용도 분명히 발생하구요. 로컬 경쟁력이라는 말이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진심으로 지역과 상생할 방안을 제시해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와… 기자님 글 읽고 나니 여행 가고 싶네요!! 거창한 여행지보다 가까운 동네에서 특별함을 찾는 게 진짜 로컬투어 아닌가 싶어요… 사는 사람, 먹는 음식, 따뜻한 골목 풍경… 이런 게 제일 기억에 오래 남죠!! 요즘 청년들처럼 템포 늦추는 여행도 더 많아졌으면 해요!
진짜 로컬? 결국 똑같아지던데요
여행지의 ‘경험’이 경쟁력이기 위해선, 소비자 입장에서 퀄리티와 지역만의 진정성이 확실히 담보되어야 합니다. 현장 접근 문제, 환경 부작용, 내부 갈등 등 현실적 문제를 외면한 채 감성적 수사로만 이야기하는 기사가 많은데, 보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장단점을 같이 조명해주길 바랍니다. 결국 지방 소멸을 막는 진짜 여행, 그 본질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경험 얘기하다가 결국 대기업 프랜차이즈 입점하는 거 아님?🤔 이젠 어디를 가도 비슷하던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