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작가의 계절, 열린 문학을 묻는다 — 제31회 한겨레문학상 공모의 의미

2026년 1월, 제31회 ‘한겨레문학상’이 공모를 시작한다는 소식은 한국문단에서 한 해의 서두를 알리는 상징적 행위처럼 받아들여진다. 지난 30년간 이 상이 신인 작가들을 발굴해온 궤적을 돌아볼 때, ‘문단의 진입로’란 단어가 결코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한겨레문학상’은 수상작만이 아니라 수상작 발표 이후 궤도에 오른 여러 신인 작가군의 운명까지 좌우해 왔다. 이 상의 실질적 의미와 동시대적 과제, 그리고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올해 역시 무게 있게 우리 앞에 서 있다.

공모 요강을 살펴보면, 장편소설 한 편을 대상으로 예비 작가와 신진 작가 모두에게 평등하게 기회의 문을 연다. 데이터로 보면, 지난해 기준 150편 내외의 작품이 공모되어 이 가운데 단 한 편만이 선정되는 경쟁률을 자랑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도전과 열기가 기대된다. 문학상이란 늘 심사 과정의 투명성, 대중성이 논란거리였지만 ‘한겨레문학상’은 비교적 신뢰받는 운영을 이어오며, 문학 장르 일부의 변방보다는 새로운 중심을 자임해왔다. 특히 2020년대 이후, 공모작의 스펙트럼이 장르문학, 실험소설, 서사 전환 등으로 확장되는 현상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자신의 색을 넓히는 중이다.

이 시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겨레문학상’이 한국적 문예제도의 특수성과 접합하며 갖는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출판사와 신문사가 직접 대중 공모를 통해 신인을 발탁한다는 구조는, 전통 문학잡지 중심의 신인상들과는 분명히 결이 다르다. 데뷔 직후 곧바로 대중성과 비평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사로잡아야 하는 한국식 신인 등용 시스템은 ‘한겨레문학상’에서 극적으로 구현된다. 여기에 수상작 즉시 출간, 전국 서점 동시 배포, 각종 문화행사 연계 등이 복합적으로 엮이며, 단순히 원고료와 트로피를 넘어서 신인에게 ‘핵심적 데뷔 무대’를 제공한다.

사실, 작가 생애주기에 있어 ‘한겨레문학상’은 일종의 가속기이자 걸음마 교정기 역할을 해왔다. 박솔뫼(2012), 백온유(2021) 등 이전 수상자들이 보여준 것처럼, 이 상을 통한 데뷔가 그 자체로 작가 생명력을 지켜주거나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는 증언이 이어진다. 단, 이러한 ‘가속’의 이면에 치열한 자기모방과 상업성, 출간 전시성 등이 늘 함께 거론되기도 했다. 신인을 발굴하는 장인만큼, 작품 메시지와 시대정신, 심사 기준 역시 동시대의 문화 변화에 늘 한 발 앞서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가와 독자 양 진영 모두에서 거세다. 실제로 2020년대 이후, 젠더, 이주, 생태 등의 소재와 새로운 서사형이 수상작에 자주 등장하는 것 역시 ‘열린 문학상, 열린 메시지’의 실험이 계속되고 있는 바로미터다. 수상 이후 비평계와 온라인 서점에서의 실시간 작품 반응이 작가의 향후 궤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독자 측면에서 ‘한겨레문학상’은 올해도 또 한 번 서점가와 온라인 서평 커뮤니티의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비평가와 출판 편집자들이 공정심사를 내세운 만큼, 수상작의 문학적 밀도와 동시대성, 메시지의 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올 상상에 대한 출판업계의 기대 역시 만만치 않다. 새로운 작가의 얼굴이라는 ‘상품성’이, 문학 시장 전체 변화와 맞물려 수상작에는 언제나 ‘더 큰 파장’이 예고된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중 상당수가 영화·드라마 등 영상화 판권 경쟁을 촉발하며 OTT와 스크린 산업에도 신선한 재료를 제공해 왔다. 현장 관계자들은 “문학상 플랫폼이 예전보다 더 적극적 산업 변환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신작을 기다리는 독자이자 시장을 관찰하는 문화부 기자 입장에서도, 이 상이 올해 과연 또 어떤 새로운 메시지와 감각을 소개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겨레문학상은 언제나 기대와 논쟁, 희망과 회의를 한데 안고 출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문학상이 더 많은 숨겨진 작가에게 기회를, 더 다양한 목소리에게 무대를 주느냐는 미래지향적 과제다. 심사위원 명단, 공모 세부 기준, 선정작 후속 지원 등 모든 절차가 이번에도 그 자체로 문단의 투명성과 현재성을 상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 모든 파동의 끝에 남는 것은 단 한편의 ‘이야기’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문학이라는 오래된 길의 새로운 계절을 맞이한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새 작가의 계절, 열린 문학을 묻는다 — 제31회 한겨레문학상 공모의 의미”에 대한 6개의 생각

  • 와~ 드디어 공모 시작이네요!! 매번 한겨레문학상 결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듭니다ㅎㅎ 신인작가들에게 멋진 기회인 거 같아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모두 행복한 글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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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진짜 새로운 작가 나오길 바랍니다!!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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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또 시작하네 ㅎ 이번엔 진짜 신선한 이야기 나올지 궁금 심사 엄격하게 해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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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문단이랑은 확실히 다르게 뽑아주는 건 좋다. 대신에 평론가 말고 일반 독자들도 평가 참여 같은 거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네.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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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식 실험도 좋지만 내용 충실한 작품, 오래 남는 이야기 기대합니다. 최근엔 너무 트렌드만 쫓는 감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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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상이면 매번 새로운 게 나올 거라 기대는 하는데ㅋㅋ어차피 어른들 심사위원이란거 뻔하지 않나? 그래도 이번엔 뭔가 보여주길!! 기대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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