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오디션의 경계와 변수: ‘흑백요리사2’ 손종원 탈락이 갖는 의미

2026년 1월 첫째 주, 예능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의 톱7이 공개됐다. 특히 근소한 차로 탈락이 확정된 손종원 씨의 행보와, 시즌 내내 쏟아졌던 탈락 예측 ‘스포’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점은 단순한 출연진 운명을 넘어, 최근 국내 오디션·리얼리티의 사회적 구조와 시청자 그룹의 변화, 미디어 소비 양상까지 다시 보게 한다.

‘흑백요리사2’는 비단 요리 경연의 틀을 넘어 최정상 요리사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치열한 경쟁 구도와 이른바 ‘스포 유출’로 인한 대중 반응까지 자양분 삼아왔다. 이번 톱7 명단 공개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손종원이다. 그는 시즌 초 미약한 인지도를 극복해 중후반 이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으나,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지에서는 이미 그의 탈락이 “내정”된 듯 수차례 회자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방송은 해당 ‘스포’ 내용이 정확하게 실현된 케이스가 된다. 이는 리얼리티 예능, 특히 파이널리스트 유출 관련한 변화의 지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탈락 시점과 예고의 조응성, 그리고 ‘경연 결과 유출’이라는 오랜 이슈는 글로벌 오디션 포맷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미디어 환경 특수성이 들어나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도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결말 유출 문제는 지속적이나, 한국은 온라인 집단지성의 신속한 추정과 소셜 미디어 발 빠른 유포, 그리고 이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젊은층 시청자 행태가 본격적인 현상학적 층위로 자리잡았다.

방송사 측은 즉각 “스포 의존 시청은 본질적 재미를 해칠 뿐”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반복한다. 하지만 경쟁이 절정인 상황에서 누가 탈락·생존할지에 대한 정보가 과도하게 공유될수록, 프로그램 자체가 흥미보다 일종의 ‘집단 게임 관람’이 되고있다. 실제로 손종원 씨의 탈락을 두고 시청자 커뮤니티, SNS에서 예견된 결과라며 아쉬움과 동시에 체념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오디션 참가자들의 성장 서사, 각본 없는 긴장감 자체에 공동체적 몰입 대신, 결과 중심 예측 경쟁이 ‘시청 트렌드’를 압도하는 형국이다.

한편 ‘흑백요리사2’의 최종 7인은 다양성을 갖춘 조합으로 긍정적 평가도 받는다. 한식, 중식, 양식 등 각 분야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냈고, 특정 셰프에 집중되는 연출은 줄었으며, 자극적 갈등이나 편파 논란도 예년에 비해 감소한 면모가 있다. 이런 변화는 팬덤에 의존해온 1세대 오디션 예능과 차별성을 추구, 해외 유사 포맷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로 해외 요리 서바이벌(SBS ‘마스터셰프’, 미국 ‘헬스 키친’ 등)과 비교하면, 국내판은 오히려 시즌이 지속될수록 극적 리스크(유출, 편파 등)를 줄이고 전문성 위주 스토리텔링 강화에 초점을 옮기는 중이다.

그러나 참가자 진(陣) 선정 과정의 투명성, 경연 심사 기준의 객관성 등 근본적 담론은 여전히 미해결 사항으로 남는다. 손종원의 탈락을 둘러싼 잡음도 최종 심사 일부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 제작진 피드백이 불충분하다는 지적과 맞물린다. 이는 K-예능, 특히 경연 프로그램의 ‘글로벌 수출 성공’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한계를 다시 언급하게 만든다.

콘텐츠 확산 경로와 여론 조작 혹은 조기유출 문제는 단순 오락적 고려를 넘은 사회적 파장을 갖는다. 2024-2025년 ‘걸그룹 오디션’ 논란, 서바이벌 추문 등과 연속해봄직한데, 신뢰 기반 붕괴와 팬덤 열화(熱化), 제작진-시청자 간 불신 촉진 등 파장이 잇따랐다. 흑백요리사2의 제작/유통 방식 또한 유통기업·방송사, 나아가 플랫폼 기업(OTT 등)의 상업적 이해관계와 얽혀있다. 최신 미디어 산업 구조에서 ‘전략적 정보통제’는 프로그램 성패에 직결되는 국면이긴 하지만, 이는 동시에 진정성, 시청자 신뢰, 장기적 경쟁력과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인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결국 손종원 탈락 사건은 한국형 오디션 서바이벌이 어디까지 실제 경쟁의 무게 중심을 두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프로그램 본질과 시청자 경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 할 만하다. 가시적인 변화와 전통적 문제점이 혼재한 가운데 차기 시즌에서는 보다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시청자 요구로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예능이 직면한 유출, 사전 정보 소비, 진정성 논란은 미디어 변동기 대중문화 구조 전체와 맞닿아 있다. 단순한 결과 예측 게임을 넘어, 우리 모두가 다시 프로그램의 ‘본질적 재미’를 되돌아볼 시점이다.

— 오지훈 ([email protected])

리얼리티 오디션의 경계와 변수: ‘흑백요리사2’ 손종원 탈락이 갖는 의미”에 대한 4개의 생각

  • bear_investment

    ㅋㅋ 스포 없는 서바이벌이나 하나 있었음 좋겠다… 기대는 관둘란다.

    댓글달기
  • 내가 해도 이 결과 예측했겠네. 진짜 재능과 노력보다 유출방지 시스템 투자가 더 절실해진 시대👏 방송계 아무리 말해도 안 바뀐다. 댓글창만 뜨거워질듯. 탈락한 손종원, 인생은 아직 길다. PD들은 각성 바람.

    댓글달기
  • 스포없는 오디션 예능으로 돌아가려면 시스템 전체 바꿔야겠죠… 현실은 냉정하네요.

    댓글달기
  • 유출 덕에 방송 안 봐도 결말 다 알아서 시간 절약됨ㅋㅋ 내 인생에서 서바이벌 예능 퇴출각임ㅋㅋ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