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HBM4 내세운 삼성 반도체, 리더십 다진 SK하이닉스… 신년사로 본 AI 메모리 전략

2026년 벽두, 반도체 업계의 새해 메시지에는 AI 시대의 방향키가 뚜렷하게 담겼다. 삼성전자의 HBM4 도전과 SK하이닉스의 리더십, 두 큰 축의 의지가 엇갈린 듯 닮은듯 펼쳐진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2023~2025년까지 속도를 낸 건 SK하이닉스였고, 삼성은 그간 추격 분위기였다. 하지만 2026년, 삼성은 신년사에서 HBM4 개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한 언급이 아니라 “업계 최초 공개” 타이틀을 강조하며 자사 기술력과 산업 리더십을 부각시킨 모양새다. HBM4는 GPU와 연결해 폭발적인 AI 컴퓨팅 성능을 이끌 핵심 역할이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왕좌 쟁탈전’이 본격화됐다고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빠른 데이터 처리와 에너지 효율까지 잡으려는 HBM4 로드맵을 표방했고, 하반기엔 생산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생활밀착형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실 이런 차세대 메모리 경쟁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바로 느끼기 어렵고 TV, 냉장고와도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HBM 경쟁은 여러분의 AI 검색, 스트리밍, 게임 경험의 백단에서 힘을 실어주는 핵심 인프라다. SK하이닉스가 3년 연속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리더십을 입증했고, 삼성은 이를 부지런히 추격하는 양상. SK하이닉스의 신년사에서도 “메모리 기술 혁신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 선언했다. 결국 두 기업 모두 ‘AI 혁명=메모리 혁명’이라는 인식 아래, 초격차·초고대역·초저전력의 3박자를 갖추기 위해 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신년 메시지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들도 유심히 주시한다. 엔비디아, AMD 등 AI 칩 메이커의 선택에서 누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라는 차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대량 공급하고 있고, 삼성도 자사 HBM3/4로 엔비디아·AMD·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상을 예고했다.
소비자들에게 쉽게 설명하면, AI의 스피드와 똑똑함을 높이는 ‘훈련용 뇌’에 해당하는 파츠가 HBM이다. 삼성전자는 “AI시대, 메모리로 혁신 선도”를 자신하고, SK하이닉스는 “시장 1위 수성”에 방점을 찍는다. 두 회사의 전략 차이도 읽힌다. 삼성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앞세우며 양산 경쟁을 강조, 하이닉스는 첨단 특허와 빠른 상용화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다만 HBM 시장은 기술 난이도와 생산 수율, 그리고 글로벌 표준화 과정에서 복병이 여전하다. 삼성은 TSMC, 인텔 등과의 협업도 적극 펼칠 계획이라서 단순 경쟁을 넘는 생태계 전략까지 모색한다. 하이닉스 역시 설계-생산-검증의 시간 싸움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 전체로 보면 AI 메모리 주도권이 향후 2~3년 반도체·모바일·PC·서버 시장의 판을 뒤집을 수 있다. 실제로 2025년도 하반기부터 빅테크의 HBM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고, 이에 대응 못하면 시장 존재감이 희미해진다는 위기감이 있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AI클라우드·게임·실시간번역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에서 직접적으로 HBM 등의 신세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전력 효율과 데이터 처리속도가 한층 올라가면서 모두의 일상이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하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기술 혁신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불안, 팹 투자 대비 시장 변동성, 그리고 AI용 메모리값 급등 등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 기술 초격차가 곧바로 수익 확대(=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투자 대비 단가 방어도 숙제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AI 중심의 미래 생태계에서 중심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 신호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는 삼성전자 HBM4 상용화 속도와 SK하이닉스의 선제적 양산 대응이다. 시장 경쟁을 거치며 양사의 강점(삼성: 대규모 생산력·글로벌 브랜드, 하이닉스: 신기술 민첩성·특화 설계)이 어디까지 ‘AI 뇌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다양성 속의 가격경쟁, 결과적으로 더 향상된 서비스 환경이 최대 관심사겠지만, 기술 드라마의 진수를 구경하는 맛도 쏠쏠하다. 과연 2026년, AI 메모리 전쟁의 진짜 승자는 누가 될까.

— 박채린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