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가드왕국’의 새로운 지평… KBL 판도 뒤흔든 젊은 출혈
KBL 2025-26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가장 큰 화제의 중심에 선 팀은 명백하다.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변화는 소리 없이 다가왔지만, 코트 위 여운만은 강렬했다. 올 시즌 정관장은 신흥 ‘가드왕국’의 탄생을 알렸다. 대학무대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신예 가드들이 하나둘 씩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잠재력을 개화시키며, 팀 색채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이들의 돌풍이 단발성에 그칠 수 있다는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팀보다 역동적이고 전술적으로 다층화된 백코트 플레이가 정관장을 KBL 강호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경기 흐름을 살펴보면, 가장 인상적인 점은 빠른 트랜지션이 팀 전체를 흔든다. 특히 김도윤, 이민재, 박건태로 이어지는 가드라인의 속도감은 정관장만의 독창적 DNA로 자리 잡았다. 압박 수비에서 공을 탈취한 뒤 2초 만에 앞선으로 공을 전개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원주 DB와의 빅 매치에서도 박건태는 상대 수비가 완벽히 세팅되기 전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을 선보였다. 순간적으로 3점슛을 찔러대는 패턴과, 공간 침투를 병행하는 박건태의 드라이브 인은 팀의 공격 옵션을 입체적으로 확장시켰다. 상대 센터진도 정관장의 전환 공격 속도를 당해내지 못하는 장면이 빈번하다.
가드라인의 변화에는 출혈을 감수한 세대 교체가 핵심이다. 전성기 때의 주전 가드였던 김승배와 베테랑 최윤혁이 덕분에 백업으로 내려앉거나,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는 뼈아픈 선택이 이어졌다. 이를 통한 유연한 로스터 운용 전략은 젊은 선수들의 기회를 극대화했다. 신예 이민재는 프로 2년 차임에도 1-2번을 넘나드는 멀티 포지션 소화력으로 연일 더블더블을 기록 중이다. KBL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어시스트-턴오버 비율을 보여주며, 경기를 읽는 시야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하프코트에서는 피켓롤에 이은 외곽 패스, 오프볼 무브에서 시선 분산을 통한 찔러주는 플레이까지, 완급 조절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정관장이 구가하는 새 시대의 농구, 그 전략적 핵심은 ‘가드볼’의 극대화다. 5명이 모두 볼 핸들러로 기능하고, 스위칭 디펜스 후 빠른 2대2 전환 또는 3점 슈터에게 순간 정확하게 볼을 전달한다. 벤치에서는 이 시스템의 세밀함을 강조한다. 빡빡한 풀코트 프레스를 감당해내는 체력 세팅과, 실전 상황에서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 SK와의 접전에서 드러났다. 상대 가드가 파울 트러블에 빠지자, 정관장은 꾸준히 페인트존 드리블 침투와 킥 아웃 패스로 외곽 득점을 쌓았다. 그 결과, 후반 8분간 18점이 모두 가드라인에서 나오는 기염을 토했다. 정관장이 보여주는 이같은 속공 구조와 1:1 상황 대응력은 이미 리그 상위권 기준이 되었다.
전술 면에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25-26시즌 정관장은 팀당 평균 90점, 필드골 성공률 49%라는 숫자도 의미가 있다. 그 이면에는 남다른 볼 무브먼트와 경기당 24회에 달하는 어시스트 수치가 자리 한다. 김도윤-이민재-박건태 트리오가 박스아웃부터 트랜지션까지 쉼 없이 움직인다. 세밀한 스크린 후 샷 셀렉션의 질이 향상됐고, 미드레인지에서 과감한 풀업점퍼도 늘었다. 결정적 순간에는 템포를 조절하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강인한 피지컬까지 곁들여 완성도를 더했다. 이런 집단 퍼포먼스는 KBL 기존 강팀들과도 뚜렷한 차별점을 낳는다. KCC, DB, SK 등이 여전히 에이스 의존형 전술에 머물러 있다면, 정관장은 누구나 볼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칙 플레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성장에는 약간의 리스크도 분명 존재한다. 강팀의 견제를 받으며, 초반의 불안정했던 수비 집중도와 실책률 문제, 아직 경험이 부족한 만큼 한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드러나는 구단 운영의 한계가 혼재한다. 그러나 정관장은 이를 부단한 피드백 시스템과 분석 중심의 연습으로 극복 중이다. 데이터 팀의 지원 아래, 선수별 실책 발생 구역과 상대 압박 빈도를 기록·분석한 후, 하루 단위로 수정보완을 반복한다. 실제로 시즌 전반기에 비해 1월 들어 실책률이 20% 가까이 낮아졌고, 팀 수비 효율도 리그 상위로 치솟았다. 이는 단순히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만 이룬 성과가 아니라 입체적이고 조직적인 성장 전략의 산물이다.
KBL 농구 전체적 판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 지형까지 바꿔놓으며, 리그 내 가드진 육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하고 있다. 한때 빅맨 자원을 중시하던 KBL 흐름은 정관장 효과로 인해 저연령, 빠른 가드 중심으로 전향 중이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이 몇 년 새 최연소 드래프로 눈을 돌리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된다.
결국 정관장의 새로운 가드 왕국 탄생은 ‘젊음의 모험’과 ‘과학적 성장 관리’의 조화에 기반한다. 신예들의 패기와 전술적 정교함, 그리고 구단 차원의 유기적 피드백 시스템이 어우러져 리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 묵직한 센터 농구 대신, 빠른 생각과 유연함, 뛰어난 볼 처리가 시대를 이끈다. 정관장의 세대 교체와 과감한 선택이 가져올 KBL 농구의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정관장 가드진 진짜 성장 많이 했네요. 앞으로 더 기대됩니다.
농구 재밌어지겠네ㅋㅋ 신가드 기대함
정관장 이번 시즌 팀웍도 그렇고 가드진 포텐 제대로 터졌네요!! 코트가 다르게 보임!!
농구 흐름이 이렇게 빨라지니 관중들도 신나요… 선수 교체에도 전략이 보이고, 정관장만의 농구 문화가 생기는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팀 전체가 꾸준히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