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한 명암의 충돌, 영화 ‘미드소마’가 쏘아올린 단편의 불안
낮에는 초록 언덕, 밤에는 내면의 그로테스크. 영화 ‘미드소마’는 그 자체로 명암의 충돌이다. 북유럽 시골 마을, 백야 아래 펼쳐지는 알 수 없는 축제, 햇살 가득한 화면에 흐르는 불온한 공기. 평온을 어지르는 불협화음, 최초 관람 후 떠올리는 단어는 딱 한 마디, “불안”이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유전'(Hereditary)에서 가족 내면의 참담한 비극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미드소마’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평평한 대지, 온통 흰옷 차림의 이방인들, 빛이 사라지지 않는 낮의 축제. 익숙하지 않은 리듬, 익숙하다고 믿었던 인간의 본능이 조금씩 일그러진다. 딴 세상인가 싶었는데, 끝까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낯섦과 잔혹함을 치밀하게 연출한다.
첫 장면에서 불시착하듯 감독은 관객을 던져 넣는다. 주인공 다니(플로렌스 퓨)는 가족을 잃고 트라우마 속에 머무른다. 연인과 친구들과 떠난 스웨덴의 작은 마을, 해가 지지 않는 환상적 풍경. 하지만 캐릭터들의 심리가 점차 뒤틀린다. 순백의 계절제의는 숨겨진 이방성과 불길한 암시로 뒤범벅된다.
압도적 비주얼, 아리 애스터만의 슬로우 줌, 고요한 카메라 워킹. 자연광, 꽃장식, 아이보리 색상이 계속 이어진다. 너무나 밝은 것들이 너무 무서운 순간들과 겹친다. 폭력과 단절, 광기의 순간마저 교회 종소리처럼 차분하게 연출된다. 목가적 한낮의 피비린내, 영상으로 내면의 얼룩을 거침없이 그려낸다.
단연 돋보이는 건 플로렌스 퓨. 그녀의 감정 표현은 철저히 절제되어 있다가, 극에서 결정적 장면마다 강하게 터진다. 세세한 표정, 흔들리는 시선, 마지막 대형 퍼포먼스에서 보여주는 공허한 행복은 도대체 어느 장면보다 리얼하다. 시각적 쾌감과 불안을 동시에 던지는 앙상블. 그녀의 연기는 이 영화만의 슬로건처럼 남는다.
사실, 21세기 공포 영화는 오싹함에 자극을 얹거나, 거꾸로 훼손된 현실을 은유한다. ‘미드소마’는 그 중간 지점에서 고유 영역을 개척했다. 극단적 타인의 문화, 개인과 집단 사이 경계, 소속과 소외 사이 심연. 익숙한 인간관계가 ‘집단’ 속에서 해체되는 과정을 아슬아슬하게 직조한다. 카메라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시종일관 흔들림 없는 톤과 환상적인 구성미가 돋보인다.
관계의 파탄과 도피, 현실의 악몽이 마치 한낮에 벌어진다면 이런 모습일까. 세속적 불안은 공동체 의식이라는 감미로운 껍질을 두르고, 낯선 수평의 풍경과 파격적인 종교의식 속에서 극적으로 폭발한다. 배경음도 독특하다. 민속 악기와 전통 노래, 단순하고 반복적인 리듬이 긴장감을 끝없이 높인다. 문명의 껍질 안에 숨은 원초성, 그것이 ‘미드소마’를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닌 강렬한 체험으로 만든다.
관객 반응은 스펙트럼이 넓다. “불편하다” “예술이다” 극과 극. 분명한 건 한 번 보고 잊기는 쉽지 않다는 것. 해석의 끝에는 인간의 외로움과 자기 정체성이 언뜻 비춘다. 폭력과 언어, 각자의 상처와 구원, 해피엔딩 없이 끝나는 기묘한 카타르시스.
호불호 갈리는 장면도 있다. 누군가에겐 ‘잔혹함’ 그 자체, 누군가에겐 ‘미친 연출력’의 승리. 결론은 단순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영상과 사운드, 인물의 불안한 흔적이 노이즈처럼 오래 남는다. 갈등을 밀도 있게 편집하고, 숏폼같이 툭툭 끊긴다. 전부 긍정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시대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본질이 궁금하다면, 150분이 넘는 이 체험은 잊히지 않는다.
‘미드소마’, 이제 공포는 어둠보다 밝은 곳에서 더 강렬하다. 시사회장을 나서도 이미지가 맴돈다. 불안, 혹은 현실의 또 다른 얼굴. 결국, 우리 모두는 둘러앉아 있는 미드소마의 참가자가 아닐까.
— 조아람 ([email protected])


제가 평소 공포영화 잘 못보는데, 이건 뭔가 기존이랑 달라서 끝까지 보게 됐어요 ㅋㅋ 분위기도 너무 독특하고요! 민속의 배경이 이렇게 불안하게 느껴진 적 처음입니다👏 무서운데 계속 생각나요 ㅋㅋ
ㅋㅋ 영화가 무슨 백야 페스티벌 안내영상인줄 알았는데 중간 이후로 참교육 당함ㅋㅋ 정신 혼미 오는 연출력;; 이래서 이슈됐구나 싶음. 근데 취향 갈릴 듯! 보는동안 딴생각 못함ㅋㅋ
공포 영화라기엔 너무 예쁜 장면도 많았음ㅋㅋ 근데 그게 더 무서운 것도 신기;; 이런 분위기 최근 영화 중엔 최고였던듯. 과학적으론 왜 이렇게 인간이 불안을 느낄까 싶음 ㅋㅋ
한편으론 너무 불편해서 두 번 볼 일은 없겠네요!! 그래도 연출력만큼은 역대급!!
와 이 영화는 제정신 박탈 영화… 음악도 끝내주고,, 평소 대놓고 무서운 거보다 이런 심리 압박감 더 쎈듯요. 마지막 장면 잊혀지지가 않네요🤔 책상 앞에 앉았는데도 긴장되니 뭐냐고요;;
ㄹㅇ 충격…😨
와 이거보고 잠 못잤음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