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단임이 외교 불안의 요인인가?
대한민국의 대통령 5년 단임제에 관해 외교적 불안정 요인으로 작동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만흠 교수의 칼럼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 속 한국 외교의 불안정성을 주제로, 단임제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직접적으로 묻고 있다. 5년 임기가 외교정책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가, 아니면 다른 원인에서 비롯된 문제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다.
현행 5년 단임제는 1987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집권 장기화 폐해를 막고, 권력 집중에 대한 견제 장치로서 선택된 제도다. 하지만 정권 교체가 자주 일어나면서 ‘외교 연속성’이 훼손되고, 정권 초·중반마다 주요 외교 현안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는 비판도 꾸준하다. 실제로 문재인, 윤석열 정부의 대미 또는 대일 접근법의 현저한 차이, 한미일 또는 한중러 외교의 진폭만 봐도 정책 일관성이 체감되기 어렵다. 그러나 제도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시스템과 인적 구조가 보다 근본적 약점인지 구분이 필요하다.
해외 주요국 모델과의 비교는 논의를 구체화한다. 미국 역시 4년 단임이 기본이지만 재선제(8년 연임 가능)를 뒀고, 외교·안보 라인은 정권 교체 때도 일정부분 유임・재활용된다. 독일과 일본, 영국 등은 내각책임제로서 집권 기간이 훨씬 유동적이지만 정당 주도의 시스템이 정책의 축을 유지한다. 한국처럼 정권이 완전히 바뀌면서 고위 외교라인과 전략 프레임워크마저 대거 교체되는 구조는 흔치 않다. 이 부분이 불안정의 본질에 더 가까운지 의문이 남는다.
‘임기 내 성과주의’와 ‘정권 말기 레임덕’ 현상도 외교 변동성의 원인 중 하나다. 집권 초반에는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가 강조되며, 레거시 쌓기에 급급하다가 대외관계가 돌발적으로 변한다. 국가적 합의나 중장기 전략보다는 ‘당장 보여줄 카드’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난 15년간 남북관계의 급격한 온도차, THAAD(사드) 그리고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에서도 드러난다.
그렇다면 제도 개편이 약인가. 연임제로 바꾸면 외교 불안을 진정시킬 수 있는가. 이런 논의는 과거 여러차례 반복됐으나, 반대 논리도 만만찮다. 첫째, 장기 집권 유혹이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둘째, 집권 세력·정당의 쇄신이 정체되고, 야당의 정책 견제력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있다. 셋째, 최근 국민 신뢰와 민주적 정당성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임기 연장은 오히려 또 다른 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
외교안보 전문성과 현장 경험 계승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더욱 타당하다. 미국은 ‘딥 스테이트’라 불리우는 실무·관료집단이 정권을 넘어 정책을 이끈다. 일본 역시 외무성, 독일도 외무부 고위직의 롱런이 일반화되어 있다. 한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외교라인 인적 세대교체가 전면 이뤄지고, 외교안보 관련 국책연구기관·싱크탱크조차 정치 편향적 물갈이가 반복된다. 인적 연속성 없는 조직은 시대별 대외 현안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정치 엘리트의 교체와 국민적 소통구조, 정책의 무게 중심이 ‘단임제의 단점’을 상쇄할 시스템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단임제가 진정 외교 불안의 주된 원인이라면, 지난 수십 년간의 정책적 혼선과는 일치하지 않는 대목도 있다. 5년간 굵직한 외교 방향과 핵심 정책은 대부분 여야 또는 보수-진보 이념 대립이 내부적 원인이고, 주요 대외 변수(북핵 문제, 미중 경쟁, 러시아 침공 등)는 국내 정치 논리로 통제 불가다. 결국 단임제가 아니라 외교 정책의 비전 부재, 초당적 협력 부실, 그리고 내부적 분열정치 속 문화가 더 근본적 문제일 수 있다.
지속적인 외교 현안 관리와 전략 일관성을 위해선 권력구조 개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적·제도적 인프라 강화, 외교관의 전문가 중심 운영, 싱크탱크 독립성 존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권마다 ‘리셋’되는 정책 구조와 관료 기조를 넘어야 외교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외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시스템 전반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제도 논쟁에 앞서 ‘정치의 책임’이 실종된 현실이 우리 외교 불안의 본질일 것이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당장 임기만 연장한다고 외교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외교 전문가는 왜 항상 부족할까요? 이모지 좀 붙여봤어요🤔🤔
정권 바뀌면 외교라인 싹 다 교체하는 나라, 진짜 정책 일관성 너무 약하다고 생각함!! 중장기 전략 대신 매번 즉흥적이라 믿음이 안감… 임기보다 시스템 개혁이 더 급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