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만들어내는 아이의 그늘, 우리 모두의 숙제
박미경(가명·41) 씨는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의 계속된 호소에 결국 지난해 생일을 맞아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학원 친구 대부분이 이미 스마트폰으로 단체 채팅을 하고, 결석 숙제도 모바일 메신저로 주고받는다는 데서 뒷전이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 한 달이 안 되어 미경 씨는 아이의 변화를 느꼈다. 식사가 예전보다 길어졌고 자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이후 6개월 만에 건강검진에서 경계성 비만 판정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아이의 일상과 마음에 가져온 영향이었다.
최근 국내외 여러 연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기사(12세 이전 스마트폰 선물, 아이에게는 ‘독’ 될 수도… 비만·우울증 위험 급증)는 단순한 생활 습관 변화를 넘어, 스마트폰 조기 사용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에 심대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구체적 근거를 내보인다. 비만—그리고 우울증, 두려운 단어지만, 오늘 우리의 부주의와 타협이 쏟아내는 경고등이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등은 2023~2025년 사이 스마트폰 조기 노출 아동군(만 6세~12세)의 체질량지수와 정신건강 설문조사에서 일관된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12세 이하 아이가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비만 위험은 약 1.8배, 정서불안 또는 우울증 위험은 2.1배 높게 나타났다. 2025년 일본 오사카 대학 연구팀의 대규모 메타분석도 비슷한 결과를 냈다. 특히 초등 돌봄공백이 심화되는 맞벌이 가정, 1인 부모가정에서 스마트폰은 시간 채우기와 안전의 도구로 빠르게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보호가 아닌 무방비, 돌봄이 아닌 방기일 수 있다.
스마트폰이 아이를 연결시키고, 낙오자 되지 않게 해준다는 믿음 속엔 어른들의 편리함이 숨어 있었다. 아동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4년 실시한 ‘초등돌봄 및 미디어 이용실태’ 실태조사에서, 학부모 중 약 84%는 ‘교통·위치 확인, 학습 보조’ 명목으로 4학년 이하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제공한다 했다. 하지만 정작 78%는 ‘통제 실패’, 66%는 ‘자녀 이상행동 경험’을 호소하며 후회를 토로했다. 김호준(9) 군은 ‘엄마 몰래 자꾸 게임을 하다 보니 잠도 늦어지고 머리가 멍해졌다’고 한다. 엄마는 일과 육아 사이 정신없이 스마트폰 양육에 기댔다.
아이들은 아직 뇌가 한창 자라난다. ‘즉각적 자극’과 ‘쾌락 루프’에 취약한 시기에 단편적 정보와 자극, 사회적 비교, 잠자리까지 따라다니는 디지털 소통은 수면의 질 저하, 식사습관 무너짐, 야외활동 급감, 그리고 자기 인식의 위축을 빠르게 만든다. 만 7세 미만 아동은 스스로 조절 능력이 극히 부족하다. 작은 화면에 울고 웃으며, 또래와 비교당하고 손쉽게 분노와 낙담을 경험한다. 한국소아정신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동 우울·불안 증상 호발 추이는 ’10대’에서 ‘초등저학년’까지 확산됐다.
비만 위기 또한 심각하다. 스마트폰은, 특히 영상 시청·게임 어플리케이션은 우리 몸을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극에 포로된 상태로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앉아 있게 만든다. 식사와 활동, 휴식을 병행하는 건강 패턴이 깨지고, 즉석식품과 단 음료 노출 시간이 늘면서 뇌가 배고픔·포만감 신호에 무뎌진다. 202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데이터에서 하루 스마트폰 2시간 이상 쓰는 초등 저학년군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이미 29.6%에 달했다. 그 뒤엔 운동 부족뿐 아니라 식사중 미디어 시청, 간식 무의식적 섭취 등 생활 전반 변화가 있다.
스마트폰과 슬기로운 거리두기는 이미 가정·학교·사회 모두의 숙제다. 이원순(초등 교사)은 ‘학급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 규칙을 만들어도 부모 핑계, 친구 집단 압력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토로한다. 바쁘고 지친 가족, 양육 부담 속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무력감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명확한 기준과 공유, 대화 그리고 부모의 모범’을 강조한다. ‘한 시간 이하, 식사·잠자리·공부 시간 금지, 주말 가족활동’ 첫걸음만 지켜도 변화를 만든다.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없앨 순 없지만, 아이에게 스스로 사용을 조절할 수 있는 힘과 따뜻한 관심을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임을 다시 새긴다.
우리 어른들은 이제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아이의 마음, 몸 구석구석까지 침투하는 요즘, 과연 우리 사회는 아이를 위해 충분히 목소리 내고 있는가? 단순 소비재가 아닌 성장환경 일부로 여기는 정책 전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가족 공존 시간 확대 지원 등 사회적 책임과 실질적 지원에 눈을 돌릴 때다. 무엇보다, 아이의 눈과 마음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손 안의 스마트폰이 아니라, 아이 곁에서 머무는 어른의 손이 더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부모 자책 기사 또 나왔네… 애들만 문제냐고!!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함;
문제 심각하다고만 떠들지 말고, 빠르게 제도적 대안 좀 내놔야죠. 모든 가족이 다 같은 조건이 아닌데 대책도 다양해야 함.
익숙해지긴 해도 무섭죠!! 애들이 폰에 빠져서 진짜 얼굴색이 변해요. 우리집 조카도 종일 유튜브만… 부모님도 방법을 몰라서 방치같아요. 진짜 도움 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현실적 해결책 찾기 어렵죠. 부모와 사회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요즘 시대에 스마트폰 없이 키우라니 말이 된다고 보냐ㅋㅋ 집이 맞벌이면 애 혼자 두기도 무섭고 전화용도로라도 줘야하는데 뭐… 다들 그냥 현실타협 중임. 방법이 없음.
🤔 대한민국 육아란 결국 스마트폰과의 전쟁… 정책은 탁상공론이고 집은 전쟁터. 현실이 이럴 줄 알았음 대학 땔깜 모으기 전에 육아법 배웠겠죠ㅋㅋ 정신건강 전문가들만 바빠지네. 한가한 사람 없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