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불량 국가” 美 의회 압박에 ‘디지털 정책’ 통상 리스크 되나
미국 의회에서 한국의 디지털 정책과 규제 환경을 ‘불량 국가’로 지목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 하원 산하 에너지·상업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에서 한국의 디지털 통상 정책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 디지털 독점 규제와 인터넷 플랫폼 관리 정책이 미국 기술 기업의 시장 진입 또는 활동을 저해한다는 점을 집요하게 문제 삼았다. 소위원회 소속 다수 의원들은 실제로 ‘한국은 빅테크에 불리한 불공정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미국 산업계의 공식 민원을 근거로 내놓았다. 특히 구글, 애플 등 미국계 IT 기업의 앱 마켓, 데이터 이동,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진입 장벽과 맞물려, K-콘텐츠·플랫폼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수치상 근거 역시 충분히 마련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5년 연례 외국통상장벽보고서에서 한국의 디지털 정책을 “시장 진입 제한 및 기술 독점적 규제” 항목으로 분류했다. 실제 2024년 3분기 기준, 미국계 플랫폼의 한국 디지털 콘텐츠 점유율은 68.3%(코리안콘텐츠산업연구원 자료)로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미국 산업계는 한국 정부의 망 이용료, 위치정보 규제, K-콘텐츠 보호 조치 등이 시장경쟁을 왜곡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IT기업 협회(ITIF)는 한국의 정책이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제한하고, “현지화 요구, 자율규제 등 국제기준과 어긋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식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정반대 논리를 내세운다. 과도한 글로벌 기술기업의 시장 지배력, 국내 벤처·중소플랫폼의 성장 제약, 소비자 안전망 확보 차원에서 규제의 불가피성을 강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IT·콘텐츠 분야 매출 대비 순수 국내기업 점유율은 29.1%로,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에 따라 망 이용료 부과, 데이터 주권, 국내 기업 역차별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025년 발표한 ‘플랫폼 규제 연차보고서’도 “글로벌 플랫폼 공정경쟁 유도와 소비자 권익 보호, 토종 플랫폼 생태계 활성화”라는 3대 원칙을 제시했다.
기업별 전술도 대조적이다. 미국계 빅테크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성을 유지해온 반면, 각종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매출, 투자, 고용 등 여러 통계 수치와 로비력을 바탕으로 정책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2025년 국내 총매출은 7.8조 원(구글 공식 감사보고서), 애플코리아 4.1조 원, 넷플릭스 1.3조 원 수준.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IT·콘텐츠(플랫폼·웹툰·게임 등) 부문 합산 매출은 2025년 기준 7.5조 원 내외다. 국내외 기업 모두 고용창출, R&D, IT 투자, K-콘텐츠 수출 등 부가가치 창출 기여도를 제시하며 논의를 지속하지만, 현장 체감은 여전히 “플랫폼 주도권을 둘러싼 공세와 방어”라는 대립 구도로 요약된다.
비교 가능한 규제 환경을 살펴보면,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도입한 ‘디지털 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이 대표적이다. 빅테크 규제 강화, 데이터 이동·접근권 신장, 자율규제의 공공참여 확대 등 다양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혁신 생태계 강화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장 환경을 유지하지만, 국외에서는 ‘자국 IT기업 이익’ 중심으로 통상카드를 활용하는 양면적 태도로 일관한다. 일본 역시 2025년 시행된 플랫폼 규제법을 비롯해 데이터 국경 강화, 국내 플랫폼 육성 정책 등 대외적 압박과 내적 육성 정책의 균형을 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통상 마찰 가능성은 점증할 수밖에 없다. 미 의회 내 논의 내용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구체적 무역보고서 반영 및 향후 협상 조건의 사전 포석 성격을 띤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디지털 무역정책, 의회 차원의 통상현안 청문회 확대, 빅테크 기업 로비와 보수·진보 성향 의원 간 이슈 전선 모두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2025년 연초 기준, 미국은 총 7건의 한국 디지털 규제 관련 공식 이의제기를 국제기구 및 통상협의체(GATT·WTO·APEC 등) 경로로 제출했다. 통계적으로도 디지털 통상 분쟁이 연평균 20%씩 증가(2021~2025년, 글로벌통상분쟁연구소)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시장경제 원칙과 디지털 주권·산업 보호 간 ‘접점 찾기’가 관건으로, 시장 개방 압박 속에서 국민경제와 미래산업 경쟁력의 균형점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본, EU,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의 플랫폼 규제 정책과 통상 협상 전략을 면밀히 분석·비교해야 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중소·벤처 IT기업과 콘텐츠 산업의 지속 성장 기반 확보, 빅테크와의 상생형 규제 디자인, 국제협약과 국내법의 적정 조화 여부 등도 핵심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결국, 한미 디지털 통상 갈등은 단순한 규제 논란을 넘어 산업 패권과 통상 주도권, 국제 협의력, IT생태계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대 분수령으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 기반 분석과 정책 비교, 국내 현실에 입각한 합리적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박서영 ([email protected])


논리의 비약이네…왜 미국 빅테크만 피해자 행세? 한국 중소기업은… 어디서 보호받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