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S/S, 섬세함과 대담함이 공존하는 패션 위크의 리얼 트렌드

2026년 봄/여름 시즌 패션 위크는 미묘한 균형 위에서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서울을 비롯한 파리, 밀라노, 뉴욕 패션 위크에서 관찰된 열두 가지 핵심 트렌드는 이번 시즌 패션시장의 정교한 코드와 대중적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에 완벽히 포지션한다. 단순히 새로운 의류를 넘어, 컬렉션 런웨이에서 관철된 감각적 미장센과 다이내믹한 스타일 변주를 중심으로, 패션계가 어떻게 포스트코로나 탈출구를 찾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시즌 핵심 요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텍스처와 색감에 대한 집요한 실험이다. 절제된 화이트와 크리미한 뉴트럴톤을 베이스로, 전혀 다른 차원의 비비드 컬러 포인트—특히 네온 라임·체리 레드·글로시 오렌지—가 힘 있게 들어왔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상반되는 색채감은 사회적 불안 속에서 치유와 에너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심리를 반영한다. 기술적 해석을 더한 메탈릭 소재와 투명 PVC, 에어리한 시스루, 오간자, 크링클 패브릭까지. 소재의 레이어링 자체가 브랜드 개성을 대변했다.

쇼장에서 포착된 슈트와 미니드레스 트렌드도 빼놓을 수 없겠다. 재킷은 해체와 재조합을 통해 어깨선이 무너지고, 레이어드 슬릿 또는 비대칭 커팅의 창의적인 변화로 유연한 실루엣을 연출했다. 클래식 아이템에 스포티한 디테일을 과감히 조합한 하이브리드 스타일 역시 글로벌 럭셔리부터 신진 브랜드까지 전방위로 확산됐다. 특히 뉴욕과 서울에서 목격된 테일러링 재킷+버뮤다 쇼츠 조합은 오피스웨어와 스트리트 컬처의 경계가 얼마나 흐려졌는지 보여준다.

이번 시즌은 서브컬처적 감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Y2K의 잔여와 90년대 미니멀리즘, 테크노 퓨처리즘이 절묘하게 접목되었으며, 이는 MZ세대가 팬데믹 이후 찾는 자유, 유연성, 자기표현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 오버사이즈와 타이트핏이 공존하고, 오간자·메탈릭·PVC 등 신소재의 파격적 믹스매치, 룩의 경계 해체는 소비자의 도전적 욕구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스트리트 브랜드들은 펑크 무드와 스포츠 캐주얼을 결합해 더욱 진화한 젠더리스 트렌드를 제시했으며, 웨어러블한 현실성과 예술적 실험이 현장 분위기에 역설적으로 혼재했다.

빅백, 실버 주얼리, 초크 네크리스 등 액세서리 역시 럭셔리 마켓의 리세일 이슈와 동시대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이번 시즌 눈에 띄던 거대한 토트백, 깅엄 체크와 데님 토트, 강하게 반짝이는 이어커프까지, 실용성과 튀는 개성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다. 2026년 소비자들은 ‘0.5초만에 시선을 붙잡을’ 메가 액세서리를 당당히 요구한다.

옷장의 다양성은 더욱 확장된다. 바이커 재킷, 벨벳 슬립, 스트링 디테일까지 런웨이에서 대거 재등장하며 트렌드 재해석을 증명했고,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재활용 폴리에스터, 바이오 가죽, 유기농 코튼이 급부상한 것도 현실적 흐름이다. 심미성과 환경의식이 조화로 간주되는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너와 아우터의 해체’, ‘젠더 뉴트럴’, 디지털 프린팅 확산까지—모두가 소비자들의 심층 또는 무의식적 심리를 반영하는 코드들이다. 최근 패션 트렌드는 단순히 신상에 대한 네러티브를 넘어 세대 심리, 불확실성의 시대에 소비자가 위로받고 반전을 꿈꾸는 그 본질적인 요구에 접근한다. 패션계는 딱딱하고 뻔한 이분법을 버리고, 유연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변화와 희망을 탐색한다.

2026 S/S 패션 위크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련된 클래식에 과감한 스포티즘과 서브컬처가 결합하는 이 순간, 트렌드는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파도처럼 흘러간다. 하지만 그 안에서 패션 소비자는 ‘내 삶의 균형점’과 ‘ 나만의 강렬한 개성’을 동시에 놓치지 않는다. 실용과 모험, 예술과 기술이 재단 위에서 정교하게 교차한다. 패션은 그 자체로 심리치유와 혁신의 무대가 되었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2026 S/S, 섬세함과 대담함이 공존하는 패션 위크의 리얼 트렌드”에 대한 4개의 생각

  • 진짜 패션은 돌고도나봐요ㅋㅋ 요즘 애들 입는 거 보면 옛날 감성 섞은 거 많던데ㅋㅋ 세월이 빠르구먼… 근데 트렌드라고 해도 좀 현실성 있었음 좋겠다😅아무리 멋져도 일상에선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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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 S/S 트렌드가 기대되긴 하네요. 과연 저 색감과 실루엣이 실제 거리에도 적용될지 궁금합니다. 매번 트렌드가 나오면 해외와 국내 소비자 취향의 간극이 느껴져서, 이번 시즌엔 실용성이 좀 더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기사에서 지적한 소재와 디자인 변화가 실제 패션 마켓에 어떻게 퍼질지 관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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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라고 하면 솔직히 브랜드들만의 리그라서 일반 소비자에겐 너무 먼 얘기 아닌가 싶음. 근데 요새 지속가능성 쪽 신경 쓴다니까 그건 좀 괜찮아보인다. 그래도 애초에 패션업계가 환경에 해 끼치는 게 더 많으니 이중적인 느낌 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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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패션업계가 강조하는 소재 혁신과 지속가능성 메시지는 일상 소비에 실제 반영되기까지 여전히 시간이 걸린다고 봅니다. 전문 기사지만, 고전적 접근보다 실리적 트렌드 확산 전개에 더 집중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친환경 소재 활용 확대가 정말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 객관적 데이터도 추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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