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99만원 출마’ 실험, 한국 선거판의 구조 변동 신호인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파문을 던진 실험적 발상이 등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천비 99만원’을 내세워 사실상 누구나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13일 관련 보도와 여러 정치권·학계 반응을 종합하면, 이 실험은 한국 정당 정치의 기존 규범과 관행, 나아가 지방정치의 구조 자체에 새로운 파열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현행 정치 시스템에서 출마 장벽은 단순히 거액의 공천비와 당내 네트워크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탁금, 선거비용, 각종 당무절차 등에서 소수 정치신인에게 엄청난 진입장벽이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기성 정당들은 ‘경력’과 ‘기득권 네트워크’를 중시해 왔다. 이준석의 제안은 그런 질서에 공개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공천비를 사실상 상징적인 99만원으로 대폭 낮춘다는 계획은, 누구나 ‘정치 진입’ 자체는 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넘어, 제도적 차원의 선거 민주화 요구를 실체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외 정치와의 비교 지점도 중요하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우 입후보 장벽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수시로 도마 위에 오른다. 실제로 2020년대 초 영국 보수당 내에서도 ‘정치 신인 확대를 위한 후보 선발 개혁’이 이슈가 된 바 있다. 서구에서는 ‘당원’이 직접 후보 경선을 치르는 개방적 시스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마 비용 제도가 보편화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정당 중심, 고비용, 폐쇄성이라는 3중의 진입장벽이 강하게 작동해 왔다.

이런 점에서 이준석의 ‘99만원’ 실험은, 국내외 정치 비교에서 국내 선거 시스템의 낙후성을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동시에, 실제 정책적·제도적 개선의 압박으로 전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보수·진보 진영 양쪽 모두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일부 기존 정치권 인사들은 ‘경험 없는 인물 난입’과 ‘정치 희화화’를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에서도 ‘탈정당화’ 혹은 ‘과다경쟁’이 현장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된다. 이에 따라 한국 내 정당들도 ‘오픈 프라이머리’나 ‘기탁금 하향’ 등 부분적 개혁 주장에 대해선 일정 정도 문을 열되, 본격적 진입장벽 완화에는 극도의 조심성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실험이 국내 정치에 던지는 지정학적 시사점도 흥미롭다. 한반도 정치는 전통적으로 ‘리더십 중심 체제’와 ‘지역연고·조직표 구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판에서 ‘무명의 후보’들이 대규모로 출마할 경우, 지역 이슈 중심 선거와 판세 예측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인접국 일본 역시 지방선거에 더 많은 청년·여성 후보 진입을 지원하면서, 지역정치의 다원화 흐름을 꾀한 바 있다. 다만, 오랜 기간 축적된 지역 패권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하나의 제도, 한 번의 실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국제경제적 측면에서는, 정치 구조의 개방성이 혁신 정책, 기업가 정신, 글로벌 협상력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최근 EU 회원국 사례가 시사하는 바 크다. 한정된 엘리트 풀에서 확장된 오픈시스템으로 전환할수록 중소도시·농촌 등 ‘사회적 사각지대’의 정책 반영률이 상승하는 패턴이 관찰됐다. 한국 역시 2026년 선거를 계기로 그런 사회적 확장성, 정치적 포용성 실험이 의미 있는 성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제도적 실험은 반드시 후속적 감시와 평가, 효능성 검증이 병행되어야 한다. 유권자의 혼란·정당 신뢰도 손상·출마 후 방치되는 무경험 후보의 문제 등,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와 충돌할 여지도 상존한다. 이준석의 ‘파격 실험’이 일시적 화젯거리에 머물지, 실제 선거제도 개선의 전기(轉機)로 작동할지는 올 선거판 구조 변화, 그리고 시민사회·학계·여론의 냉정한 성찰에 달려 있다.

국가 간 힘의 논리로 보자면 정치 시스템 개방은 신흥세력이 기존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는 주요 메커니즘이다. 동아시아 전체가 민주적 정당성 확보라는 국제적 시선 속에 움직이는 현 국면에서, 한국 정당정치의 변화 실험은 국제사회에도 유의미한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구조적 변화를 따라가는 현장 리더십·제도설계 역량이 뒷받침될 때 선순환이 가능함을 잊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 오지훈 ([email protected])

이준석의 ’99만원 출마’ 실험, 한국 선거판의 구조 변동 신호인가”에 대한 4개의 생각

  • 이렇게 쉽게 나와도 되나… 정치가 더 장난감 되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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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 출마비 모자라면 모바일 캐시백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냐 ㅋㅋ 경제 활성화 논란 신박하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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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laboriosam

    과감한 실험이긴 한데, 결국 선거판 변화는 쉽지 않을듯!! 뉴스만 요란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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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봐도 ‘출마놀이 시즌’ 열린거임… 민주주의 이름팔이 상술 미는거 아님? 정치는 아무나 해도 되는데, 아무나 뽑을 수 있으면 길가던 사람 데려다 시장으로 만들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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