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에서 신생으로… ‘갈색병’ 흔들리는 뷰티 판도
익숙함과 트렌드, 그 사이에서 선택의 기준은 하염없이 변하고 있다. ‘갈색병 에센스’로 대명사화된 에스티로더의 아이코닉한 아이템마저 요동치는 이 시점에서 글로벌 뷰티시장의 지형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럭셔리 뷰티 유통채널의 전통적인 상징이던 브랜드들, 그 중에서도 에스티로더, 랑콤, 시세이도 등 오래 된 이름들의 정체성이 이제는 거대한 질문 앞에 놓여 있다. 변화의 단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패턴에서 찾을 수 있다. 취향의 분절화와 경험 지향의 소비 트렌드, 그리고 신생 브랜드 특유의 빠른 피드백과 개인화 전략이 유서 깊은 ‘명품 화장품’의 아우라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특히 2025년 하반기 뷰티업계는 SNS 바이럴과 빠른 입소문이 무기가 된 신생 브랜드의 급성장이 도드라졌다. 실리콘밸리 출신의 신진 뷰티 플랫폼이나 K-뷰티 기반 스타트업이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시장 흐름을 포착했고, 그 결과 ‘새롭고 예쁜 병’에 담긴 새로운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상징이던 ‘갈색병’도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블록버스터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갈색병 에센스조차 예전처럼 소비자에게 절대적이지 않다. 오랜 기간 신뢰를 누적해온 명성에도 불구하고 요즘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헤리티지보다 스토리텔링, 성분에 대한 투명성,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유저 리뷰를 우선시한다.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 충성고객층, 적극적으로 새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20~30대,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의식하는 환경친화 소비자까지 모두 ‘진짜 가치’를 향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미 해외 주요 백화점 유통 실적, 국내외 주요 온라인몰 검색량 추이, 사용자 SNS 언급량 감소 등이 물밑에서 포착되고 있다.
브랜드력, 혹은 브랜드 스토리의 시대가 저물면서, 소비자가 브랜드에 바라는 ‘기대’도 변모했다. 단순히 ‘오래된 이름’이 담보해주는 신뢰, ‘한 가족이 대물림한다’는 향수적 마케팅만으로는 각박한 뷰티 시장을 장악하기 힘들다. 최근 신생 브랜드들의 성장은 심사숙고 끝에 솟아난, 똑똑한 선택의 결과다. NFT·메타버스 기반의 가상 체험, 맞춤형 원료 배합이 가능한 에디터블 뷰티 등 진정한 변화는 디지털 소통과 혁신에 있다. 탁월한 원료와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과감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크리에이터와 공동 개발, 실시간 피드백을 설계에 반영하는 민첩성이 전통 럭셔리 브랜드의 템포보다 앞선다.
전통의 강호들은 전략 수정이 절실하다. 최근 에스티로더는 자사 대표 상품의 핵심 성분 강화, 지속가능 포장 전환, 전 세계 뷰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세대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차별점이나 매력이 반감되는 순간 브랜드 충성도는 급격히 흔들린다. 갈색병 에센스의 ‘명성’이 온라인 리뷰나 바이럴 한 줄, 친환경 메시지 하나에 순식간에 가려질 수도 있다. 루이비통, 샤넬, 디올처럼 브랜드 권위와 스토리가 극대화된 카테고리에서는 그나마 예외지만,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뷰티시장의 트렌드는 더 빠르고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로 신념을 표현), 이커머스·리미티드 에디션, 크루얼티 프리(동물실험반대) 등 키워드가 융합되며 소비자의 선택 기준은 점차 정교해졌다. 신생 브랜드가 ‘갈색병 에센스’와 같은 레전드 아이템을 밀어내기 시작했다는 건, 호기심을 현실로 바꾸는 트렌드 드리븐 심리,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집단적 확신, 그리고 정확하게 타깃을 겨냥하는 감각적 메시징 전략의 동시에 이루어진 진화다.
이제 브랜드들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오래되었기에 좋은가, 아니면 지금 내 삶에 가치 있는가?’라는. 그리고 대답은 점점 후자 쪽으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빅브랜드가 그 아성을 지키려면 ‘혁신적 감각’과 ‘소비자 중심 스토리텔링’을 동시에 강화하는 길 외엔 다른 선택지가 보이지 않는다. 세련된 뷰티 소비자는 더는 정체된 브랜드 스토리에 감동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재정의하는 중이다. 라이프스타일은 계속 진화한다. 갈색병의 상징성마저 흔들 수 있을 만큼.
— 배소윤 ([email protected])


갈색병아 안녕👋 시대는 바뀐다…ㅋㅋ
명품 브랜드도 결국 흔들리네🙃 요즘 다 똑같아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