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슈 컬처] 가요계 신곡보다 역주행이 대세…이유는?

2026년 1월, 한국 대중음악계의 흐름이 흥미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신곡의 발매 시점이 곧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정점이었다면 최근 몇 년 새 역주행이라는 현상이 보편화되며 이러한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역주행은 이미 발매된 지 수개월, 심지어 수년이 지난 곡이 갑자기 음악 차트 상위권에 재진입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같은 현상은 몇 해 전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Younha의 ‘사건의 지평선’ 등에서 두드러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신곡 발매 직후 차트에 안착하는 경우는 드물어진 반면 마치 옛 노래가 갑자기 살아 돌아오는 듯한 상황이 잦다.

주요 음악 서비스 플랫폼의 차트 집계 데이터를 보면, 2025년 하반기 이후 1~3년 전 발표된 곡의 재급등 사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7%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내부자들과 문화평론가들은 그 배경으로 소셜 미디어의 변화를 꼽는다. 한때 공식 뮤직비디오 혹은 TV 음악 프로그램 무대가 곡의 확산 경로였다면, 지금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같은 숏폼 플랫폼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우연히 짧은 영상에 삽입된 한 곡의 프레이즈가 ‘밈’처럼 소비될 때 그 반향이 거대하게 번지는 식이다. 예를 들면 2025년 초, 2017년 발표된 곡이 한 인플루언서 영상에서 소개된 후 며칠 만에 음원차트 10위 안에 재진입하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음악은 더이상 단일 채널을 통한 대중적 소통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다.

변화는 단순히 차트에 그치지 않는다. 업계 전체의 제작‧유통 구조, 즉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과 흐름”이 함께 달라지고 있다. 대형 투자사가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 마케팅으로 일명 ‘음원 퍼스트’ 구조를 만들던 시기에서, 이제는 일종의 자연 발생적 네트워크 효과가 더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 이에 제작사와 기획사들은 신인 아티스트나 신곡을 집중육성하기보다는 옛 카탈로그 관리, 즉 과거의 곡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재해석 작업이나 노출 확대에 역량을 배분한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역시 최근엔 ‘신곡’보다 사람들의 이용 행태를 감지해 인기곡 위주로 추천을 강화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게 음악의 ‘회귀적 소비’—사람들이 익숙함과 과거의 감성에 기대 다시 음악을 선택하는 성향—가 커진 현실과 맞물린다.

다만 역주행 열풍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긍정적으로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거나 한정된 팬덤에 머물던 음악이 대중의 넓은 사랑을 받는 기회가 한층 늘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뒤늦게라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움을 던진다. 소셜미디어의 보편화는 각자의 취향과 해석이 집단적으로 공유되며 ‘무명의 명곡’을 재조명 받는 장을 연다. 실례로 2025년 하반기, 오랜 기간 주목받지 못했던 인디 뮤지션들의 곡이 티타임 영상에 삽입된 것을 계기로 음반 판매와 공연 문의가 폭증하기도 했다. 무명 아티스트와 중소 기획사, 그리고 팬덤의 도시적 자생력이 유의미해지고 있다.

반면, 음악계에는 일종의 피로감도 싹튼다. “차트 역주행이 오히려 새로운 음악의 다양성과 실험성을 억압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역주행 현상이 자칫하면 소수의 인기곡과 익숙한 곡만이 반복 소비되는 플랫폼 환경을 고착화한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더욱 공들여 제작된 신곡이나 실험적인 음악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1등만 기억하는 사회”라는 오랜 말이, 결과적으로 ‘역주행 시대’에도 적용되면서 어떤 방면에서는 ‘음원 재탕’이 음악시장의 성장 동력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실제 여러 신예 가수들은 데뷔 초기부터 역주행을 염두에 둔 마케팅에 치중하거나, 아예 숏폼 바이럴 영상을 노린 곡 구성을 택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음악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관심이 줄고, 일회적 히트 가도만 좇는 경향이 강화된다.

또한 음악 감상의 주체인 대중의 행동 양식이 빠르게 변화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과거 팬덤, 음악평론가, 방송국 PD가 ‘명곡’의 발굴 주체였다면, 2020년대 중반부는 개개인이 숏폼 영상을 소비하며, 거기 실린 곡에 곧장 반응하는 구조다. 수많은 리스너가 자신만의 플리(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짧은 시간 동안 재미있게 경험하는 무엇’으로 받아들인다. 필터버블 속에서 형성된 집단적 취향, 시간에 따라 들쭉날쭉 달라지는 밈 트렌드, 그리고 그 모든 속도를 따라가야만 하는 음악시장—이와 같은 흐름을 종합적으로 볼 때, 예술적 실험과 제작자의 창의성에 기반한 음악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국 가요계의 역주행 열풍은 문화 산업 전반에 존재하는 플랫폼·알고리즘 시대의 명암을 다시 묻게 한다. 역주행의 긍정과 부정, 그리고 그 불균형—이 교차로에서 음악을 만드는 이들과 듣는 이들 모두 다시 한 번 문화의 의미와 행방을 고민할 시점이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잇슈 컬처] 가요계 신곡보다 역주행이 대세…이유는?”에 대한 4개의 생각

  • 솔직히 역주행 열풍 이거 다 플랫폼 장난 아닌가요?? 진짜 제대로 된 신곡 하나 나올 수 없는 환경만 만들고 있음 🤔 음원시장 스스로 망치는 거 아닙니까?! 신선한 음악은 다 묻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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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laboriosam

    차트 트렌드 바뀐 게 확실히 체감돼요!! 익숙한 노래만 계속 올라오고 신인이라도 역주행 노려야 살아남는 현실이네요. 음악 보는 재미는 있는데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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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주행은 좋은데 신곡 홍보할 방법 좀 찾아야죠🤔 다들 똑같은 노래 듣다보면 질리는데! 요즘엔 플랫폼 추천도 너무 한쪽으로 쏠려서 신선함이 덜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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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들 역주행만 언급하네. 신곡 좀 챙겨 들어라. 밈만 쫓다 음악 다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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