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확대 취소” 돌연 통보에 혼란 커진 현장… 부모·교사의 불안 외면했나
늘봄학교 확대 정책이 연말 갑작스러운 철회 통보로 큰 혼란을 낳고 있다. 정부가 2026년 확대 계획을 공식화한 직후, 부모들과 학교 현장은 연말에야 취소 소식을 접하면서 “왜 미리 고지하지 않았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늘봄학교는 초등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통합해 저녁 8시까지 돌봄·교육을 연계하는 제도로,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돌봄 부담을 줄이는 목적으로 추진돼왔다. 하지만 학교별 준비 상태·예산 부족, 현장 교사의 반발 등 여러 난점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교육부는 애초 2026년까지 전국 단위로 ‘늘봄학교’를 전면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최근 해당 계획을 기존 시범사업 수준 유지로 수정하며 확대 폐기를 통보했다. 현직 교원단체와 일선 학교, 그리고 학부모들이 연이어 반발하면서 “예측하지 못한 의사결정이 학생, 가정, 교사 모두의 신뢰를 무너트린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경기 등 대도시뿐 아니라 지역 학교까지 연계 노동력과 행정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특히 취소 통보 시점이 연말 방학 직전이라는 점에서 “준비와 적응의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는 결정”이라는 학부모들의 성토가 크다.
일선 학교의 혼란도 만만치 않다. 이미 일부 학교는 늘봄학교 추가 채용, 교실·시설 개선 작업까지 마친 상태였다. 돌봄전담사 채용 공고가 있었던 지역에서는 이미 계약을 마친 인력까지 혼란에 휩싸였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늘봄 방식으로 준비중이던 교사들과 행정담당 공무원들 역시 “기준 없는 정책 롤백으로 행정력만 낭비됐다”며 아쉬움을 표한다. 실제 경기, 대구, 세종 등 주요 도시 교육청 관계자들은 “학부모 문의와 민원이 멈추지 않는다. 재계약, 방과후 운영, 인력 대책 등 이중으로 행정 부담이 폭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늘봄학교의 확대 과정에서 주요 논란은 다음 두 가지였다. 우선 교사 업무 가중, 즉 ‘방과후 활동까지 학교의 몫으로 돌리면 본연의 수업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현장 교원의 우려가 컸다. 동시에 돌봄전담사와의 갈등, 지역별 운영 격차 심화 등 사회적 합의 부족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비슷한 정책을 꾸준히 시도해온 OECD 주요국들의 경우, 교사·돌봄 인력, 지방자치단체가 삼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맞춤형 운영, 재정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립해왔다. 우리나라에선 추진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던 반면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 그리고 ‘시설 확충-교원 충원-행정 시스템 일원화’라는 3박자의 이행 동력이 취약했다는 비판이 반복된다.
이번 확대 취소 결정은 ‘예산’과 ‘실행역량’의 부족, 정치권 내 의견 불일치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 중심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운영비, 인력 충원 부담을 우려했고, 교육부는 제도적 설계 보완을 위한 ‘속도 조절’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방식처럼 돌연 취소를 통보하는 행정력은 오히려 사회적 신뢰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의 대상이자 수혜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은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뀐다면 국가 시스템을 어떻게 믿겠냐”는 심경마저 전한다. 실제 2030 청년세대와 부모들은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와 피로감을 토로한다. “늘봄학교가 기대했던 실질적 돌봄 확대 대신 또 다른 불확실성만 남겼다”는 목소리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 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 과정에서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일임되는 현장의 자율성 확보가 얼마나 ‘파편화된 불평등’을 키울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소득·지역 격차, 돌봄 사각지대 심화가 기존 교실의 교육 격차와 맞물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복지정책은 단순 ‘확대-축소’로 결정되는 영역이 아니다. 위험은 취약계층과 청년, 여성, 청소년에게 더 직접적으로 돌아간다. 빠른 정책 설계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과의 소통’, 제도적 신뢰의 회복이다.
늘봄학교 정책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미흡을 넘어, 교육·돌봄을 국가가 어떻게 분장할 것인가에 관한 본질적 고민을 던진다.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요동치고, 그 과정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흔들리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 다음번 정책 추진에는 반드시 충분한 여유, 현장과의 치밀한 협의, 정책 수혜자들의 체감가능한 안내와 예측 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강지우 ([email protected])


늘봄학교 기대했던 학부모님들 속상하시겠어요! 힘내세요!!
…그동안 추진한다더니 이렇게 멈추면 현장만 고생 아닌가요. 이런 게 또 발생하지 않으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