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라는 현실, 그대로 두어선 안 된다

참으로 오랜 시간, 우리 사회 곳곳의 작은 소란들은 엄마들 한마음 속에서부터 시작됐다. 서울 송파구의 35세 이정은 씨는 오후 두 시, 쏟아지는 집안일과 어린아이 울음 속에서 투명 인간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남편도 바쁘고, 시댁도 멀고, 친정 엄마는 지병으로 누워 계셨다. 아이가 아프거나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가 오셔야겠어요’라는 연락을 받는 일상이 어느덧 ‘엄마만의 책임’으로 고착되어 있음을 깨닫는 순간, 이 씨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울분이 밀려왔다.

최근 발표된 논문이 대한민국의 ‘독박육아’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연구 결과, 가정 내 육아가 필요한 상황이면 10중 8은 엄마 혼자 그 짐을 짊어진다는 실제 통계가 나왔다. 아이 입원을 비롯한 모든 ‘돌봄 긴급상황’들은 대부분 엄마에게 집중된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 하거나 학교·유치원에서 불러가야 할 때, 실제로 엄마가 직접 조퇴, 연차, 심지어는 퇴사까지 감수한다는 사례들이 빼곡하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명확하다. “가장 먼저 온 전화는 항상 엄마에게 옵니다. 아빠 번호를 남겨도, 학교도 기관도 전화는 엄마한테 걸려와요.”

이 한 줄의 삶이, 단순히 권리나 역할의 배분에 관한 문제가 아님을 뼈아프게 느끼게 된다. 독박육아는 개인의 피로와 분노, 사회적 불평등을 낳는 바탕이다. 삶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여성의 경력단절과 경제적 자립의 길목마다 언제나 ‘돌봄 책임’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서울 강서구의 김선영 씨는 “육아휴직 후 복귀했더니 ‘애 맡길 데 없으면 그냥 그만둬라’는 말을 들었어요. 아빠는 일에 전념해도 아무 말 없죠.”라며 진한 씁쓸함을 토로했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가족문화, 직장제도, 사회 서비스 모두가 ‘살림은 엄마 몫’이라는 언어 없는 합의를 내면화해 버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돌봄 공백이 사회 문제로 부상했을 때, 사회적 논의가 일었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요원하다. 전국 대부분의 직장 현실에서, 응급 상황에 ‘아빠 조퇴’는 여전히 눈치받는 일이고, 대체 출근을 해도 엄마가 해결사를 자처하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엄마가 모든 걸 해내는 ‘능력자’로 평가받을 때조차 ‘실패’로만 귀결되는 내면의 고립감이다. “아무리 해도 죄책감이 남는다는 게, 독박육아의 진짜 공포예요.”라고 한 엄마는 고백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스웨덴·노르웨이 등은 ‘부모 모두에게 동등한 육아휴직’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직장문화도 ‘아빠의 조퇴’를 당연하게 여긴다. 그 결과, 돌봄 분업이 자연스럽게 정착하며, 경력단절 여성 비율도 눈에 띄게 낮다. 이에 비해 한국의 ‘아빠육아휴직’ 사용률은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사회적 냉소와 현실 장벽이 높다. 육아와 일 사이에서 숨죽인 엄마들은 “국가는 아이 낳으라면서 책임은 늘 엄마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이 모든 현실은 ‘우리 사회가 육아를 바라보는 시선, 온도의 문제’로 귀결된다. 거창한 정책 개선 전에, 우리의 일터·가정·지역사회가 ‘엄마만의 의무’가 아닌 ‘사회 전체의 숙제’임을 인정해야 한다. 돌봄이 한 명의 몫으로 고립되지 않는 사회, 위기가 닥쳤을 때 ‘함께 걱정하는 연결망’이 작동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제 이 ‘한 사람 이야기’에만 함몰되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가 실질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학교·기관의 연락망 구조부터 직장 내 근무 유연성·긴급 육아휴직 활성화 등 모두의 삶을 지키는 ‘돌봄 공유’ 사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누군가의 버거운 두 어깨가 우리 모두의 무게로 함께 나눠질 때, ‘엄마만의 독박육아’라는 이름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아이 목소리, 엄마 한숨, 그 사이의 침묵까지도 우리 모두가 들여다봐야 하는 2026년의 오늘이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독박육아’라는 현실, 그대로 두어선 안 된다”에 대한 6개의 생각

  • 진짜 웃긴 건 있지, 사회 전체가 독박육아 사태를 알아도 실제로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거임!! 뉴스엔 수치 퍼붓고, 토론 방송에서는 ‘아빠 참여 필요하다’ 운운하는데 남편들 여전히 판 깔고 게임 중임 ㅋㅋㅋ 이런 기사 나올 때마다 맨날 팔 걷어붙인 척, 정치권은 지원금 좀 푼다 하면 생색내기 바쁘고 ㅡㅡ 결국엔 엄마들만 뼈 빠지게 고생임… 한마디로 답 나오잖냐? 사회 구조 자체가 엄마한테만 책임 다 밀어버리는 시스템 그 자체라는 거지🤦‍♂️🙄 언제쯤 바뀔진 모르겠다, 기대도 안 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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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_laboriosam

    육아가 왜 엄마 책임만 되는 걸까요!! 진짜 바뀌어야 할 부분 같아요!! 고생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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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lf_molestias

    뻔한 얘기 또 나온 거네. 대책은 없고 말만 많지. 현실은 1도 안 바뀌더라. 그저 나만 힘든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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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wk_recusandae

    에휴 힘들겠다ㅠ 사회가 같이 움직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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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긴 언제까지 구시대식 육아냐… 답답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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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세요! 모두 같이 노력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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