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노후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황혼 육아‘… 가장 슬기로운 해법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이 마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황혼 육아’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60~70대 조부모 세대가 손주를 돌보는 비율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손주 육아에 실제 소요하는 시간 역시 일주일에 20시간을 훌쩍 넘는다. 손주 돌봄이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의 활동, 자기계발, 나홀로 여가 등 노인 세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실제 현장에서도 조부모의 피로와 고충은 쉽게 발견된다. 자신을 위한 삶보다 자녀의 경제적 어려움, 육아 인프라 미비 등 사회적 부담을 등에 지고 멈출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노인 우울증 지표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건강 이상 신호마저 증가하고 있다.
윗세대가 손주의 주양육자가 되는 사례는 다양한 사회구조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 핵가족화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일상화됐으나, 맞벌이 부부 증가와 보육시설 부족, 높은 육아 비용 등으로 인해 3세대가 다시 모이게 되는 역설적인 흐름이 형성됐다. 청년 부부들은 출산 이후 부모님 도움 없이는 경력 단절을 피할 수 없고, 심지어 아이 돌봄 사각지대에 그대로 놓이기 십상이다. 그 결과로 70대 할머니, 60대 할아버지가 직접 어린이집이나 학원 등원을 도맡는 풍경이 도심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황혼 육아를 경험하는 조부모들은 종종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자녀 내외가 처한 경제적 현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은퇴 설계, 건강권, 사회적 활동 기회 모두 ‘손주’라는 이름 아래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셈이다.
노년층의 육아 참여 확대는 기대수명 연장과 맞물려 더욱 복잡한 문제를 만들어낸다. 교사와 청년부모들을 만나보면, 보편적인 육아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온다. ‘부모 세대도, 조부모 세대도 모두 소진되는’ 현실에서는 행복한 노후도, 아이의 건강한 성장도 위협받는다. 육아정책의 핵심에는 국가와 지자체가 양육 주체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공감이 모인다. 지금처럼 가족 내에서만 모든 것을 책임지게 하는 구조는 지속 불가능하다.
청년 사례를 보면, 엄마와 아빠 모두 경제 활동을 멈추지 못해, 할머니·할아버지께서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손주를 돌보는 가정이 많다. 이 과정에서 조부모와 손주 관계가 긴밀해지기도 하지만, 체력적·심리적 지치는 물론,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적지 않다. 한 할머니는 ‘나도 내 삶이 있는데, 애들 생각에 거절 못 한다’며 힘겨움을 토로한다. 대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목소리에서도 ‘할머니가 많이 아파 보여서 미안하다’는 고백이 나오고 있다. 이는 곧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번져간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부 고령층 돌봄지원제도, 손주 돌봄수당 시범도입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늘고 있다. 지원금이나 시설에 한계가 있고, 돌봄의 질이나 건강권 보장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또한, 청년 세대의 자립 기반이 약해진 것도 문제다. 고용 안정성과 소득 보장이 미흡한 탓에, 자녀 세대가 자립하지 못해 부모 세대에게까지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청년 고용 확대와 소득 분배 개선, 아동 돌봄 인프라 구축 등 사회구조 전반의 혁신이 시급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청년, 중·장년, 노년 할 것 없이 대한민국 가족 모두가 돌봄의 늪에 빠져 있다. 단지 가족의 미안함이나 책임감에만 기대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년기는 고립과 소진, 그리고 건강 악화의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 앞으로는 육아 부담의 사회화가 절실하다. 일·생활 균형을 위한 탄력근무제, 국가의 아이 돌봄 서비스, 지역사회 공동 양육 체계 등 다양한 정책 도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 자기 실현의 기회 확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포용적 육아 정책이 접목될 필요가 있다.
누구나 늙어간다. 누군가의 손주 돌보기에 인생 2막을 모두 쏟아내는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면, 오늘의 고단함이 내일 모두의 불안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중요한 건 가족 내 희생에 기댄 불완전한 돌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슬기로운 육아 생태계’로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내가 나이들어 다시 기저귀 뗄줄 알았는데 손주돌봄으로 밤샌다니🤔 진짜 위로받고 싶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정부가 계속 가족이 다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돌린 지 수십년… 돌봄서비스, 아이돌봄제도, 손주돌봄수당도 실제로 써본 입장에서 느낀 소감 말하자면 여전히 턱없이 모자랍니다. 조부모도 일하고 싶은 분 너무 많고 각자 인생 있고, 손주양육이 취미도 아니잖아요. 요즘 세대야 돈에 치이고 시간에 쫓기니 악순환인데 요즘 같은 세상에 ‘옛날엔 다 그랬어’ 하면서 베푸는 척만 하는 정책은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실효적인 시스템 개선 없으면 결국 피로와 불안만 남게 될 겁니다. 각 세대별 목소리 다 듣고 국가책임 강화 꼭 필요합니다.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가족 내 희생만으로 돌봄이 유지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네요. 손주 돌보면서 건강을 잃는 부모님들 모습에 자주 안타까움을 느끼곤 합니다.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없다면 세대 갈등도 심해질 것 같아 걱정됩니다.
맞춤형 지원이 시급합니다. 육아 부담 더는 혁신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