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TALK] 일본전 패배보다 무서운 ‘미래 없는 축구’

2026년 1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과의 공식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쓰라린 패배를 겪었다. 스코어보다 뼈아픈 것은 명백한 실력 차, 그리고 경기 내내 드러난 성장 정체와 시스템 부재다. 결코 한두 명 선수의 컨디션에 귀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술의 방향, 선수 선발의 일관성, 유망주 육성에서의 결과 부재까지, ‘일본전 패배’라는 격렬한 결과 이면에는 한국 축구의 근본적 진단을 요구하는 신호가 있다. 현장에서는 침울함보다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선발 라인업을 받아든 순간부터 축구 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홈에서조차 압박이 약하고, 역습은 단순한 롱패스에 의존했다. 볼 점유나 위치선정 훈련이 싹 가시화되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의 유기적인 패턴 플레이, 좁은 공간 침투와 빠른 전술 전환과 비교해 한국은 여전히 느리고 단선적이었다. 특히 중원에서 볼의 흐름을 틀어주는 선수 부재, 수비형 미드필더의 공간 커버 한계, 좌우 풀백의 딜레마 등이 여실히 노출됐다.

대표팀 세대교체 카드마저 답보에 가깝다. 젊은 자원들을 기용했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에너지 레벨은 기대치에 못 미쳤고, 전술적인 이해도와 기본적인 개인기술도 상대에 비해 떨어졌다. 키플레이어의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가 곧 팀 전체의 공격 루트 위축으로 이어지는 지금, 벤치에서의 플랜B, C가 실종된 것도 분명한 약점이다. 벤치입장에서는 교체로 변곡점을 만들 사령탑의 용단과 전술적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나, 이번 경기에서도 교체타이밍의 정체, 동일 포지션-동일 유형 대체에 그쳤다. 이는 선수단 자체의 폭과 질, 즉 대표팀 스쿼드의 뎁스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일본의 최근 A대표팀 운영을 보면, K리그와 J리그의 시스템 차이가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드러난다. 체계적 유소년 육성, 오래전부터 중장기 계획 하에 진행된 피지컬 트레이닝 도입, 빅데이터와 영상 분석 기법의 현장 수용도가 경기장 결과로 연결됐다. 실제 이번 맞대결에서 일본은 중원에서의 압박 능력, 1:1 상황에서의 자신감, 볼 배급의 질 등 거의 모든 세부지표에서 앞섰다. 거친 플레이나 정신력 구호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다. 단기간에 좁힐 수 없는 성장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처럼 ‘미래가 없다’는 진단은 일본과의 축구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최근 5년간 A매치 승률, AFC U-19 이하 대회 성적, 유럽파 진출 실적 모두 우위가 사라지고 있다. K리그의 관중률 하락, 유소년 스카우트의 힘 빠짐, 지도자 협회의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는 이미 현장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기성용-손흥민-황희찬 이후, 확실한 에이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대표팀 합류 시 개인기와 창의적 돌파력을 보여줘야 할 2선 공격수, 윙어 등에서 득점 루트의 다양성은 부족했다. 전방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에서 유럽 상위 리그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여주는 플레이가 드물었고,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 부족이 심각했다. 일본은 기본기 훈련량 자체가 많으며, 어릴 때부터 전술적 이해와 팀워크 훈련을 반복한다. 1:1 능력 있는 전방 자원의 유럽 진출에는 모두 이유가 있음을 우리는 경기장에서 체감했다. 외국인 지도자 영입 효과도 기대 이하다. 전형적으로 한국 축구가 여전히 위계적이고, 변화 자체에 저항을 보인 결과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건 단순한 질책이나 책임 전가가 아니다. 대표팀이 신경써야 할 건, 다음 경기 준비가 아니라, 시스템 전반의 환골탈태다. 유소년 지도자 재교육과 인재 선발 기준의 현대화, 리그-학교-대표팀의 일관된 전술 체계, 데이터 기반 선수 관리 시스템 등이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이번 패배는 단순 이벤트가 아니며, 우리만의 접근법, 즉 ‘한국 축구는 이렇게 싸운다’는 명확한 아이덴티티 부재가 치명타로 돌아왔다.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 나온 “지금이야말로 변화하지 않으면 더 길고 침울한 밤이 온다”는 이야기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지도자 협회의 신진 세대 영입과 K리그 클럽들의 주니어팀 활성화, 과학적 트레이닝 프로토콜 등 실질적 리빌딩 플랜이 절실하다. 팬들은 지고도 성장하는 축구를 원한다. 당장의 패배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번의 승리로 기뻐하고 패배로 무너지는 상투적 논쟁이 아니라, 10년 뒤 우리 축구가 어디에 설 것인가다. ‘미래 없는 축구’라는 참담한 평가를 뒤집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용기와 투자가 필요하다. 경기장의 땀 한 방울과 데이터 한 줄도 낭비 없이 모아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스포츠 TALK] 일본전 패배보다 무서운 ‘미래 없는 축구’”에 대한 3개의 생각

  •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건 선수나 감독이 아니라 축구 시스템 전체일 듯ㅋㅋ 계속 이렇게 가면 2030엔 동남아팀한테도 질 것 같음… 에구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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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아깝다. 세대교체랍시고 데려온 선수들은 기본기부터 글러먹었고, 감독은 판에만 집착. 일본은 이미 아시아 넘어서는데…이젠 자존심이고 뭐고 다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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