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희의 패션쇼, 감각적 전환점에서 만나는 K-패션의 내일
2026년 1월, 서울 패션계는 한겨울의 냉온을 미묘하게 교차하는 설영희 디자이너의 런웨이로 더욱 달아올랐다. 이번 패션쇼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의 핵심에는 ‘한국적 미감과 동시대 트렌드의 합일’이 있었다. 과거의 패션 주류가 해외 명품의 공식을 좇던 흐름에서, 설영희는 자신만의 모던한 취향으로 낯익지만 신선한 변주를 시도했다. 컬렉션의 메인 아이템은 과감한 실루엣과 모노톤의 컬러 블록이 독보적이었다. 이번 쇼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한국 고건축의 천장 문양에서 착안한 프린트와, 라이트 울·오간자 같은 텍스처의 이중조화. 실망스러우리만치 단순한 듯한 룩에 숨어있는 고도의 직조 감각은, ‘덜어냄과 더함’ 사이에서 소비자의 욕망을 영리하게 파고든다. 브랜드의 파인다이닝급 구성과 소재 실험은 명백히 2026년 소비 트렌드의 심상 변화와 맞닿아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설영희의 방향 전환을 두고 ‘포스트-뉴트로’로 규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뉴트로는 이미 MZ세대를 거치며 고루하다는 평가마저 받는 시점, 설영희는 전통 문양과 건축에서 영감을 얻어, 이미지를 브랜딩 요소로 사용하기보단 소비자가 일상에서 직관적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의 구조에 녹였다. 특히 동양적이면서 실험적인 패턴과 실루엣은, 최근 런던·파리 컬렉션 등 글로벌 패션 씬에서 강조되는 ‘하이브리드 내러티브’와 상응한다. 파리 비앤날레 심사위원이 이번 설영희 쇼를 ‘아시아적 DNA에 기반한 레디-투-웨어의 첨단’이라고 호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 심리 또한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실용과 정체성 모두를 잃지 않는 패션을 원하는 트렌드에 맞춰, 설영희는 유니섹스의 라인 확장, 미니멀 실루엣과 극적 디테일 간의 줄타기를 지속한다. ‘베이식함과 과장’이 공존하는 이번 시즌 의상들은, SNS와 마켓플레이스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며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2030 세대는 “옷 한 벌에 담긴 문화적 상징과 한정판 전략이 넘치는 시대, 펼쳐지는 의외성에 끌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시니어 소비자에겐 첨단 소재의 안락함과 이지웨어 감성이 노련하게 어필된다. 데이터를 보면, 이번 쇼 이후 검색량이 전월 대비 3배 가까이 늘었고, 남녀 구매 비율도 거의 5:5로 균형을 이뤘다. 시대가 ‘젠더리스’와 ‘로컬 감성’ 모두를 소비 코드로 소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패션의 화두는 ‘경계의 해체’로 요약된다. 설영희의 이번 패션쇼는 X세대·MZ세대를 넘어선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 그리고 한국적 프리미엄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변방의 스타일이 아님을 선언한다. 잠식된 트렌드 시장에서 ‘진짜 자신의 취향’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번 쇼는 새로운 분기점이자, 패션이 단순한 제품을 넘어 문화서사의 한 축임을 다시 증명했다. 오롯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언어로 풀어내는 디자이너의 존재가, 왜 지금 소비자에게 필요한지 설영희는 또 한 번 스타일로 입증했다.
지금 서울 패션계의 흐름을 보면, 설영희의 쇼가 단지 브랜드의 성과 그 이상인 까닭이 명확해진다. ‘한국적 감각’은 더 이상 과거의 유행을 흉내 내는 사고 방식이 아니다. 패션은 앞으로 어디까지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을까? 설영희의 2026년 패션쇼가 던지는 질문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패션쇼는 늘 보면 예쁜데 실용성은 글쎄요.
음… 패션은 점점 경계가 없는 것 같아요.
트렌드가 이렇게 바뀌는구나!! 신선하긴 한데 실제로 유행할지 궁금하네요.
신선! 근데 정작 입고 다니면 주변 시선 무섭긴 할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