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 청년노동자 과로, 기업의 구조적 ‘과잉’과 산재의 현주소

젠틀몬스터 매장 청년노동자 산재신청 사건은 대한민국 유통·패션산업 내의 구조적 모순과 노동실천의 현실을 다시금 조명한다. 문제는 젠틀몬스터라는 트렌드 리더 기업이 아니라, 경쟁과 성과 중심, 과도한 업무 밀도 아래 내몰린 청년노동자들의 일상 그 자체다. 해당 노동자는 2025년 연말부터 극심한 장시간 매장근무, 고강도 서비스업무, 명확치 않은 성과 압박에 시달려왔다. 심야까지 지속되는 재고관리, 매장세팅, 고객응대, 각종 보고·SNS 업무까지 반복되는 복합적 노동은 ‘초과노동이 생활’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는 최근 극심한 소진, 심신 불안,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결국 산업재해 신청을 결정했다. 산재신청을 대리한 노조와 변호인단에 따르면, 해당 노동자는 공식적 근로시간 외에도, 각종 매장 단톡방 ‘지시사항 피드백’까지 야간에 따로 응답해야 했으며, 매출 관련 추가 지침이 비정기적으로 하달되었다. 이른바 ‘확장된 노동시공간’은 근로계약서상 공식 근무시간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생활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한다. 청년들은 ‘양질 일자리’ 좁은 문 턱 앞에서, 패션·라이프스타일 업계에서조차 ‘감정노동-과로-디지털피로’의 다중 고리에 노출되고 있다.

한국의 산업재해 신청 실태를 보자. 고용노동부 2024년 통계상, 서비스-판매업 분야에서 과로·스트레스성 산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신고율·인정률은 20% 미만에 머무른다. 산재신청 과정은 여전히 까다롭고, 사실상 동료·관리자의 증언, 노동환경 입증 등의 벽에 부딪힌다. 젠틀몬스터 사례처럼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 준수와 실제 노동 형태가 크게 동떨어진 경우, ‘디지털 명령 체계’·‘지휘감독권의 은폐’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 내부고발이 아니면 드러나기 힘든, 기업·노동현장 내 침묵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젠틀몬스터 사건이 ‘사회적 모델’로서 폭넓게 의미 갖는 까닭은 두 가지다. 첫째, 신산업-유통-트렌드 회사들이 화려한 외피와 상반되게, 내부 노동 조건에선 과거 미인증 영세기업식 관행을 답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 둘째, 청년층뿐 아니라 전산업에 만연한 ‘현대적 장시간 노동+비가시적 업무 압박’이 신종 산재양상과 멘탈헬스 위기로 이어지는 현실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 부주의’나 ‘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관리-감독 체계의 기만적 방치, ‘효율’이라는 이름 뒤에 은폐된 집단적 리스크임을.

다른 유사 사례를 비출 때, 카카오, 유니클로, 스타트업 기업군 등에서도 비정기 야근, 메시지 업무, 특근 강요 등으로 인한 과로성 산재·정신질환 신고가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고용의 불안, 경력 단절 우려, 내부 감독 부재 탓에 제대로 문제제기하지 못한 채 개인적 문제로만 축소된다. 패션·리테일 등 고매출 기업에서도 현장 노동자에게는 ‘유연함’을 빌미로 한 무급노동, 권한 없는 책임 확대, 무만노동 강요가 반복되는 것.

기업 경영진은 종종 “공정하고 매력적인 고용환경”, “열린 소통문화”를 내세우나, 실제 현장 노동정책은 과업의 본질, 시간·공간적 범위와 책임의 명확화 없이 무한확장되어 있다. 특히 ‘SNS 통한 업무지시’, ‘즉각피드백’, ‘이미지메이킹’ 요구 등 비계약적 업무는 현대 노동자 건강권의 새로운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패션·유통 신산업 브랜드의 청년 일자리 신화는, 결국 자본 효율 최우선의 그림자 아래, 가장 말하기 어려운 “피로감”, “번아웃”, “숨은 산재”를 생산·강요하는 이중구조로 작동하는 것이다.

공공 감독의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근로감독관인력은 올해 기준 전국 700명대, 감독대상 사업장은 수십만개에 달한다. 이 속에서 기업 매장, 서비스 노동 현장 단속은 ‘신고자 중심’으로만 운영되는 실정. 정치권, 노동부, 시민단체 모두 “현대적 서비스업 노동실태 전수조사”, “산재인정기준 현대화”, “비계약 업무구간 명확화” 등 대응책을 제기하지만, 실제 집행·감독체계는 여전히 후진적이고 사고 후 응급조치 수준에 머문다.

젠틀몬스터 산재신청 사건이 던지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더 이상 ‘젊고 역동적인 일자리’라는 이미지에 감춰진, 비가시적 과로·업무확장·정신건강 침해를 방치해선 안 된다. 기업은 겉보기 위한 미사여구보다, 실제 노동자의 심신건강·근로시간관리·피로누적 관리체계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신고와 문제제기를 탓하거나 외면하는 ‘침묵의 문화’ 자체가 새 산재의 온상임을 직시해야 한다. 젊은 노동자 한 사람의 산재신청은, 기업·사회 전체가 회피하고 묻어온 ‘평범한 노동 일상의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젠틀몬스터 청년노동자 과로, 기업의 구조적 ‘과잉’과 산재의 현주소”에 대한 3개의 생각

  • 진짜 이게 나라냐🤔 젠틀몬스터 이미지 다 구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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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bbit_American

    저런 회사는 불매운동해야죠 ㅋㅋ 법은 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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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의 건강까지 희생시켜가며 이윤을 쫓는 기업문화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산재신청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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