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숨결에 살아나는 베트남 : 800인의 예술로 스며든 설날의 기록

2026년 음력 설, 베트남의 봄길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졌다. 어딘가 오래 꿈꾸던 이야기처럼, 서울과 하노이의 밤하늘 아래 수백 명의 예술가와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올랐다. TV 방송행사 ‘베트남의 봄길’, 그 생생한 현장엔 800명의 손길과 눈빛, 그리고 벅찬 떨림이 어우러졌다. 설맞이 대규모 TV쇼는 늘 익숙하다 말할 수 있지만, 올해의 ‘봄길’은 왠지 모르게 유난히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현장엔 단순한 무대 이상의 것이 있었다. 무수한 전통의 색, 베트남 특유의 음악과 무용, 세대를 뛰어넘는 대화가 오고 가는 이 날의 무대 위엔 ‘집’이라는 단어 하나가 가슴에 내려앉았다. 설날, 누군가에겐 그리움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재회의 기쁨이다. 배우들의 감정선이 화면을 타고 흘렀고, 관객의 눈망울엔 고국을 향한 애틋함과 새해의 분주한 소망이 스며들었다. 수공예 복장과 화려한 의상, 고전 음악과 현대음악이 교차하는 장면마다 시간의 사계가 흐르는 듯했다.

노랫말 하나에도 고향의 강, 어린 시절의 풍경이 은은히 녹아들었다. 다양성의 이름 아래, 각기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하나의 노래로, 하나의 춤으로 묶인다. 그 풍경은 꼭 오래된 영사기에서 천천히 돌아가는 필름처럼, 각자의 설레임과 사연이 교차하는 명곡이었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예술계는 국제화와 디지털화의 물결을 타고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음력설 특집 쇼는 이제 단순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 민족의 정체성과 현재의 문화를 동시에 증명하는 공간이 되었음을 여러 기사와 평론들이 강조했다.

포털과 현지 신문, 해외 통신에도 복수의 의미가 비쳤다. 한 베트남 아티스트는 “800명이 서는 무대는 모두의 삶을 담는 그릇과 같다”고 했다. 사계절이 존재하지 않아도 베트남의 새해에는 언제나 ‘봄’’이 찾아온다. 경제가 빠르게 팽창하고 K콘텐츠가 이방인처럼 스며들었지만, 이 땅 설날의 ‘봄길’ 아래선 복고와 현대가 탱고를 춘다. 수많은 가족들이 TV 앞에 둘러앉아 익숙하지만 매번 새로워지는 노래와 연기를 마주한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얼굴을 찾듯, 예술가의 무대에서 가족, 역사, 희망, 사랑 그리고 내일의 약속까지 읽어낸다.

내년에는 더 많은 예술가가 마치 봄비처럼 흩날릴까. 혹은 기술과 AI가 대본을 쓴다 해도, 여전히 이 무대를 이끄는 건 사람의 마음, 변함없는 그리움, 인사를 건네는 마음일 것이다. 베트남 설날 TV쇼, ‘봄길’이 그려낸 그림자는 그저 하나의 방송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집’을, 그리고 오래된 내음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흩어진 모래알들이 손을 잡고 꽃을 피우듯, 800명의 예술가와 그 뒤의 수만 관객이 모두 한 편의 시가 된다.

TV 쇼 한 편이 거대한 여정, 그리고 우리 마음에 남겨진 그림자가 될 수 있음을 이 밤 베트남 ‘봄길’이 다시금 오래도록 증명하길, 그리고 새 봄날이 언제든 우리 곁에 머물기를 조용히 소망한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봄의 숨결에 살아나는 베트남 : 800인의 예술로 스며든 설날의 기록”에 대한 2개의 생각

  • 오 이거 완전 신기함ㅋㅋ 800명? 규모 대박;; 놀랍다 진짜ㅋ

    댓글달기
  • 인원 ㄷㄷ 이정도 스케일이면 진짜 고생 많이했겠네요🤔 설 이벤트 무조건 재밌을 듯👍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