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극 위기, 재결합 카드의 외교적 ‘극약처방’과 시스템적 한계
2026년 2월 초 KBS 주말연속극의 시청률이 30%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변이 아닌 일상, 14년 만에 ‘각시탈 커플’이 재회했지만 과거 영광 회복을 장담하기조차 어렵다. 전성기의 주말극은 명백히 ‘국민 드라마’의 위엄을 과시했으나, 미디어 소비 환경, 한국 방송 제작 생태계, 글로벌 경쟁 환경 모두가 2010년대 이후 전면적으로 달라졌다.
KBS는 2026년 첫 주말극으로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를 내놓으며 리스크를 짊어졌다. 김가은·주원 ‘각시탈 커플’의 캐스팅은 업계의 관심을 모았지만, 시작과 동시에 25.6%에 머무른 시청률은 뉴노멀임이 분명하다.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주말극의 상징성을 잃은 배경에는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부상, 실시간 TV 시청 패턴의 근본적 변화, 콘텐츠 소비의 다양화가 필연적으로 자리한다. 한국식 공영방송 주말극의 표준화된 서사 공식(세대 갈등, 출생의 비밀, 권선징악 등)이 시대 정서와 괴리되는 현실, 지상파 드라마만의 특장점을 시청자에게 효과적으로 각인시키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병존한다.
글로벌 시청 환경의 변화는 드라마 수출 시장에도 의미심장한 파장을 던진다. 한국 내 주말극 약세는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파워 약화, KBS 콘텐츠의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연결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KOFIC 등의 자료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KBS 주말극 수출 단가는 넷플릭스·티빙 등에서 론칭된 동시간대 독점 콘텐츠 대비 63~68% 수준에 머물렀다. 각시탈 커플의 재결합은 ‘레거시 IP’ 전략, 즉 과거 흥행작의 성공 요소에 다시 기대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형적인 문화상품 시장의 ‘회귀 전략’이지만, 글로컬(Global + Local) 흐름과 차세대 시청세대의 주목도를 장기적으로 붙잡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주말극 위기론은 단일 방송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공영방송이 글로벌 미디어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현상과 맞물린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주 2회 방송이면 가구 전체가 모여 시청하는 문화가 이어졌으나, MZ세대를 포함한 젊은 시청자층은 “주 2회, 1시간 단위 실시간 시청”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 결과, OTT와 웨이브 등의 비동기적 시청이 보편화되고 ‘주말극’의 포맷 자체가 구시대 양식으로 인식된다. 해외 주요 공영방송(BBC, NHK 등)은 드라마 단막, 웹 시리즈, 시의성 있는 사회극 포맷 등 변주를 늘리며 자체 브랜드를 재창조해가고 있다. 반면 KBS는 장수 주말극에 매몰되어 창의적 자산 재배치, 스토리텔링 방식 혁신, 글로벌화 전략 수립에서 뒤처지고 있다.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주말극 시청률의 하락은 구국(舊局: legacy media)의 자본 동력 손실과 연결된다. 광고 수입, 후원, 콘텐츠 IP 상품화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시청률은 여전히 중요한 지표다. KBS는 ‘대중적 접근성’으로 잠정적 시청률 회복을 노리지만, 젊은 세대의 관심을 획기적으로 끌어들이는 내러티브 혁신 없이는 자구책에 불과하다. 일부 평론가는 이번 각시탈 커플 캐스팅을 ‘낡은 향수 자극’ 이상의 전략적 메시지는 없다고 평가한다. 한류 드라마 붐의 시발점이자, 2000-10년대 KBS 주말극의 체감 분위기가 현재 대세와 얼마만큼 어긋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의 서사, 연출 등에서 전통적 주말극 문법이 얼마나 극복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 OTT가 잇달아 실험하는 ‘하이브리드 장르’, 확장된 세계관, 사회현안 반영 등의 변주가 지상파 대작에 얼마만큼 이식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KBS가 시청률 회복의 단기적 목표에 매몰되어 과거형 팬덤, IP 마케팅에만 집중한다면 국가 미디어 대표주자로서의 정체성 상실은 피하기 어렵다. 국가 간 문화산업 경쟁 구도 속에서, 주말극이 ‘유산’이 아닌 ‘성공 케이스’로 남으려면 과거 신화에 의존한 ‘극약처방’이 아닌 연속적 혁신 시계가 요구된다.
오지훈 ([email protected])


이 기사 보니 결국 미디어 소비가 근본적으로 변했단 거네요!! 글로벌 경쟁 심화→ KBS 드라마 방식으론 더 이상 승산 없음!! 스트리밍·다양화 흐름 반영 못하면, 아무리 화제 커플 불러와도 소용 없죠!! 과연 전통 지상파가 살아남는 길이 뭘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 같습니다!!
큰 변화 없으면 시청률 더 떨어질 듯!!
미디어 산업이 변하는데 제작 트렌드는 제자리…아무리 인기 캐릭터 재현해도 사회적 변화·연령층별 수요 분석 없인 답없음. 국가 미디어 주도권 잃기 직전이란 사실 제작사에서 직시하길.
시청률 하락 충분히 예상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