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가] ‘역술가’ 박성준의 책 인문 베스트셀러 1위
2026년 2월, 주요 온라인 서점과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뒤흔든 화제의 신간이 있다. 바로 역술가 박성준의 인문서다. 이 책은 발매 직후, 판매량과 검색량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며 단숨에 인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섰다. 2020년대 중반부터 점차 가속된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시대 정신이, 또 한 번 역술이라는 화두에 대중의 시선을 모으고 있음이 분명하다. 실제 설문에서도 20~40대 구매층 비중이 높으며, 역술 트렌드의 세속적 유행이 아닌, “삶의 방향을 찾는 새로운 언어”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박성준은 연예인 상담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던 이른바 ‘셀럽 역술가’다. 이번 저서는 통상적인 운세 해설이나 단순 자기계발서를 거부한다. 대신 ‘운명의 설계’와 ‘나만의 대본 집필’이라는 담론을 긴 호흡으로 그려낸다. 책 구조는 고전철학의 개념과 동양역학, 삶의 사례를 교차하면서 펼쳐진다. 쉽게 읽히는 문체와 대중서적 특유의 빠른 호흡을 활용하면서도, 곳곳에 ‘관계의 운명’, ‘직업의 흐름’ 같은 현실적 질문을 삽입한다. 이 지점에서 국내 출판 시장에 쌓여 있던 역술/자기계발 장르의 고정 관념을 완만하게 흔드는 리듬이 느껴진다. 박성준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어투―하지만 냉철한 자기분석을 유도하는 화법이, 독자 스스로를 타인 아닌 자신의 관찰자로 초대한다.
최근 몇 년간 역술, 타로, 사주 등의 콘텐츠가 OTT 플랫폼을 비롯해 예능, 팟캐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를 점령했다. 이들 콘텐츠는 단순한 점집 체험기 이상으로 인간 내면의 불안과 소망, 현대인의 외로움을 재현한다. 박성준의 저서 역시 이 흐름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존재의 의미 그 자체를 묻는다. 어려운 철학적 질문을 빌리자면 “나는 왜 여기에 있고, 다가올 운명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화두를, 쉬운 사례와 신선한 비유로 풀어간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점차 내밀한 자기탐색의 장에 진입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 미래 예측의 한계 앞에서 각자의 삶을 해석하는 일, 그 과정의 복잡함과 아픔이 이 책의 중심 화두다.
물론 모든 독자, 모든 비평가가 이 책의 돌풍을 두 팔 들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역술’이라는 키워드 그 자체가 의구심과 이질감을 자아낸다. 신념을 강하게 가진 합리주의적 시선에서는, 운명을 다룬 모든 서사가 근본적으로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이 보여주는 힘은, 놀랍도록 절제된 자기확신과 동시에 드러나는 자기부정의 모순에서 나온다. ‘내 인생의 각본을 쥐고 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명제를, 역술이라는 보편 코드를 통해 조화롭게 납득시킨다.
박성준이라는 화자는 기존 역술가의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의외로 차분하면서 자기성찰적인 감수성을 드러낸다. 화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이야기의 전달자’로서의 위치. 저자는 직접적인 해답보다, 삶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그래, 여기도 괜찮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다. 덕분에 MZ 세대 독자들 사이에서는 역술을 통한 자기탐구라는 새로운 독서 트렌드가 생겼다. 실제 여러 온라인 북클럽, 독서 커뮤니티에서 ‘이것은 사주책이 아니라, 내 삶의 프롤로그를 쓰는 연습장 같다’는 반응이 부지기수다.
출판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주는 신호가 무겁다. 오랜 침체를 겪던 인문서 시장은 최근 드라마틱한 회복세를 보인 바 없다. 그 와중에 등장한 박성준 저작의 돌풍은, 인문학의 언어마저도 시대적 위기와 개인적 답답함에 의지점이 될 수밖에 없음을 말해준다. 독자 개개인은 자신의 운명, 자신의 미래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한때 유행했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역술 코드를 매개로 한 자기 확장 담론으로 진화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비평적으로 보자면, 박성준 저작이 보여준 묘한 힘의 원천은 권위의 한계에 있다. 이 책은 전문가·권위자식 당위의 언어로 도배된 이전의 자기계발 장르와 다르다. 저자는 일정 부분 자신의 부족함과 실패, 불안까지 꾸밈없이 꺼내놓는다. 역술에 대한 맹목적 긍정, 그리고 냉정한 회의주의가 이 책 안에서 교차한다. 이런 ‘경계의 언어’가 역설적으로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즉 인간적이면서도 분석적인, 중간지대를 창조한다.
더 나아가 국내 문화 소비 현상으로서 역술열풍은 단순 유행이 아니다. OTT의 숏폼 역술 콘텐츠, 유튜브 속 ‘운명 상담실’, 심지어 드라마와 웹툰 속 캐릭터 플레이까지. 박성준 신간은 이 거대한 흐름의 정점에서, 오늘날 한국사회가 지닌 유동성·특유의 초조함을 책의 ‘언어’로 표출한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자신마저 손주고 싶은 독자들에게, “운명을 해석하는 힘조차 내 손에 있다”는 근본적 위로와 사유를 남긴다.
그 자체로 시대의 거울이다. 부침의 반복, 그리고 흔들림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려는 한국인의 집단적 무의식. 거기서 탄생한 한 권의 책이 길게 잔상을 남긴다. 역설적이지만, 이만큼 인문서다운 인문서는 2026년 들어 보기 드물다.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점을 치우고, 연극과도 같은 자기분석으로 진화할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질문하게 된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 이 물음이 박성준 저서의 가장 날카로운 메시지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운명은 본인이 만드는 거임ㅋ 별걸 다 1위하네 진짜
재밌는 현상이네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와 개인의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현상 같습니다. 역술이라고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면 그 또한 인문학적 행위가 된다는 해석이 흥미롭습니다. 다만, 맹목적 신뢰보다는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문책 맞냐 ㅋㅋ 운빨로 가네
칼같이 운명? 웃기는 소리 그만하세요.
ㅋㅋ운빨 시대인가요? 과학책도 좀 읽읍시다~
인문이 운명으로 가다니… 역시 다들 불안한가봄요!! 😙
역사적으로도 불안정할 때 이른바 예언, 점, 운명 관련 담론이 부상했던 사례가 많죠!! 결국 시대적 불안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아닐지…그래도 너무 이런 데만 쏠리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의 합리적 사고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역술도 좋지만, 더 건강한 자기성찰 도서들이 많이 읽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