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센터의 이사회, 한겨울의 테이블에 오른 아세안의 다채로움
햇살이 부드럽게 번지는 2월의 저녁, 서울 도심 속 복잡한 골목을 지나 도착한 한아세안센터의 대회의실. 이곳에선 매년 어김없이 열리는 연례 이사회가 창밖의 겨울 풍경과 대조적으로 활기찰 대화를 안고 있다. 이번 2026년 이사회엔 아세안 열 개국과 한국 대표가 어깨를 맞대고 앉아 서로의 무역, 투자, 그리고 관광협력의 확장이라는 오래된 과제를 신중히 이야기한다. 회의실 바깥, 로비 한켠에는 각국 특유의 공예품과 전통 음식 샘플이 정성스레 놓여, 바쁜 논의 중에도 미묘한 향신료와 이국적인 직물의 기운이 곁을 스친다.
아세안에서의 여행은 늘 욕망이 깃든 도피처였다. 한아세안센터가 이야기하는 숫자와 정책의 이면에는, 바람결에 실려오는 미얀마의 카인 음악, 베트남 하노이 골목에서 퍼뜨려지는 쌀국수 국물 냄새, 그리고 태국 방콕의 땀띠 같은 오후의 습기가 겹겹이 쌓여 있다.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태로워졌던 이 연결의 끈이, 다시 조금씩 단단히 매달리는 모습이다. 2026년에 이르러, 한아세안센터는 서로 다른 도시와 풍경, 미각과 사연을 한 자리에 모으는 커다란 테이블을 차리는 셈이다. 올해 논의의 키워드는 단순한 상품 거래 이상의 ‘문화적 교류’에 맞춰졌다. 각국의 대표들은 공식 문서를 너머, 지난 해 한국을 찾았던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남겼던 감탄과, 아직 서울 구석을 걷고 싶은 인도네시아 여행자의 호기심도 언급한다.
센터의 이사회는 한 편의 잔잔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닮았다. 경제 수치나 무역 실적에 앞서, 한국인과 아세안 사람들이 서로에게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또 어떤 소망을 떠올리는지가 이 논의의 숨은 배경이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아세안 각국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 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8% 가까이 상승했고, 서울과 동남아 대도시 간 직항편 신규 개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K-Culture 열풍은 현지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한국 전통음식, 드라마 촬영지 투어, 그리고 플라워 마켓 방문이라는 구체적 경험의 목록으로 구체화됐다. 한–아세안 간 늘어가는 여행의 발길과, 공동 비즈니스 투자 프로젝트, 축제와 문화교류 행사가 차곡히 쌓인다.
투자와 무역 분야에선 더욱 현실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베트남의 해산물이 인천의 수산시장에서 팔리는 여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스마트시티 사업에 한국 IT 기업들이 기술을 보태는 과정, 그리고 태국 북동부 농산물이 한국 가정 냉장고에 자리 잡는 이야기들이 경험처럼 오갔다. 현장에 함께한 대표들은 자신들이 무역액을 넘어선, 서로의 생활에 직접 도달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신뢰와 연관성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선 관광협력의 정상화를 넘어서, 팬데믹을 뚫고 이어 온 소상공인과 여행자의 작은 움직임까지도 담담하게 묘사됐다.
또 한 번 강조된 각국 청년 교류, 스타트업 협력 같은 이야기는 딱딱한 정책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닿는 풍경이었다. 작년에는 한-아세안 온라인 푸드 페스트가 펼쳐졌고, 한국의 사찰음식과 말레이시아 길거리 음식이 한화된 버추얼 테이블 위에 각자의 상상력이 더해졌다. 문화공유라는 협력의 결과가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아세안에 관심을 가진 한국 여행객이 늘어나는 소소한 변화처럼 어디선가 읽힌다.
연례 이사회에 참여한 각국 대표단은 물론, 현장을 방문한 일반 시민, 여행업계 관계자, 교환학생 청년들까지 모인 오찬장에서도 대화는 이어졌다. 푸른 바나나잎 위에 늘어놓은 토속 음식에 손을 뻗은 사람들의 표정, 자신의 삶에 어느새 이 문화가 스며드는 순간의 소박한 감명을 전한다. 아세안 이야기가 우리가 먹는 음식과 걷는 골목, 그리고 미래 여행지의 선택에 점차 가까이 스며든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사회 현장은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흐름 속에서도 생동감이 묻어난다. 바쁜 행정의 언어, 수치를 넘어서, 서로의 생활 깊은 곳을 이해하려 애쓰는 세심한 협력의 노력이 공간을 채운다. 이런 자리를 만들고 지켜온 한아세안센터의 역할은 단순히 테이블의 중재자가 아니라, 서로 다른 흐름의 물이 섞이며 새로운 맛을 내는 작은 연못의 역할을 한다. 2026년, 아세안과 한국의 미래 아침엔 오늘 이 자리의 작은 기록들이 두 나라의 맛, 향, 그리고 여정의 기억이 되어 머무를 것이다.
한겨울 한복판, 이사회장 복도에 퍼지는 다양한 전통의 내음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삶과 꿈을 풍성하게 연결할 이 조용한 교류의 장이 꾸준히 채워지길 기대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한국이랑 아세안…이젠 당연한 조합 같음😊 말만 큰 거 아님? 기대는 해보자…
여기 댓글들 현실적이네 ㅋ 이런 기사 보면 근본적으로 뭐가 바뀐 건지 잘 모르겠더라. 그냥 뉴스거리 많은 척… 실질 효과 나야 인정
무역과 관광이 이렇게 긴밀하게 엮여있다는 걸 다시 느껴요!! 이사회 현장에서 시민도 참여할 수 있으면 의미 있을텐데, 이런 행보를 자주 소개해주셨으면 해요 😊😊
아 이거 흥미있음! 경제도 협력, 관광도 협력~ 한류+아세안 노선 좋긴하지. 근데 실질적인 변화 체감은 좀 더 있어야 될 듯? 비즈니스 성장 제대로 기대함.
아세안 무역 하면 해산물 떠오르네 ㅋㅋ 한국까지 올 때 신선도 유지 잘 되어야 할텐데. 관광도 무조건 질이 중요!~~~진짜 실무진은 얼마나 고생할지 궁금하다.
무역투자 이런 건 좋은데, 항상 말만 많은 것 같지 않냐!! 계속 지켜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