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육아휴직 쓰겠다니 시댁 난리”…대기업 워킹맘 앞에 놓인 현실의 벽
육아와 경력, 가족과 일의 분배가 삶의 가장 예민한 접점이 되었을 때, 사회 각계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들여다보게 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A씨(32)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시댁에 전했다가 예상치 못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여성이 대기업 워킹맘으로서 경력단절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길은, 여전히 가족 내 보수적 관념과 맞서는 과제가 되었다. ‘남편이 집에서 애를 본다’는 선택이 2026년 현재에도 드물고 심지어는 가정 내 갈등의 원인이 된다는 현실은 단지 한 가정의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
A씨 사례는 단순한 집안의 갈등을 넘어, 정책과 제도의 사각지대, 그리고 문화적 관성의 틈바구니를 증폭시킨다. 대한민국 정부가 매년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를 내세우며 구체적 혜택을 늘리는 가운데, 2025년 한 해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16.2%에 머물렀다. 대기업일수록 제도적 여건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육아휴직 신청에 따르는 눈치, 장기적 경력상 불이익, 주변의 어색한 시선, 그리고 장년층의 가치관 충돌이 앞을 가로막는다. 직장에서는 “육아휴직 쓰면 일감이 줄어든다”는 암묵적 압박이, 가정에서는 “집안 망신이다”는 정서적 부담이 쌓인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수요는 사회통념적 장벽에 크게 저해된다.
A씨 사례에 동행한 시댁의 반응은 전통적 가족 역할에 대한 견고한 인식을 보여준다. 남편이 수개월간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 “사내 구설수에 오를까봐 걱정” “아들은 돈 벌어야 한다”는 소리가 시댁 식탁을 메웠다. 반면 A씨의 경력단절, 워킹맘의 불안과 스트레스, 그리고 미래의 가족경제 안정성에 대한 고민은 철저히 뒷전이었다. 이는 다양한 설문결과와 현장 취재에서도 반복된다. 국내 한 포털이 25~40세 기혼여성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남편의 육아휴직에 시댁의 노골적 반대 또는 불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시민사회와 각종 포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남편 육아휴직=불효”라는 인식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동시에 일생활균형 정책 전문가들은 “다음세대를 위해 가족역할 재정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2026년 현행 모성·부성휴직 복합제도는 오히려 가족 내 갈등의 핑계가 되기도 한다. 남성 휴직을 실질적으로 권장하면서도 대외 이미지를 걱정해야 하는 기업 문화, 가정 내 불균형한 역할 배분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A씨 부부처럼 육아·경력 균형점에 선 워킹맘 워킹대디의 선택이 매우 제한된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간 연장이나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족 내 담론의 변화, 경영진 및 인사담당자의 인식 개선 교육, 그리고 사회 전반의 “엄마만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오래된 선입견을 깨뜨릴 종합 대책이 요구된다. OECD 주요국 대비 한국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전히 낮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 변화는 있지만 기업문화와 가정 내 태도 변화 없이는 한계가 뚜렷하다.
개인의 경력 지속과 가족 공동 육아의 정상화를 위해선, 아버지·남편의 육아휴직을 가족이 지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전제다.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미디어 모두의 지속적 노력 없이는 현장 곳곳의 “시댁 난리”가 반복될 것이며, 워킹맘들의 현실은 바뀌기 어렵다. A씨뿐 아니라 수많은 맞벌이 부부가 자신의 일, 자녀, 가족 앞으로 기댈 수 있는 튼튼한 사회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모두 현장에서 귀 기울이고 차분하게 변화의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과학이 발전해도 가정 내 육아 공식은 안바뀌나봄요. 육아휴직 = 여성만의 권리인줄 알던 시절이 아직도 안끝나다니, 실제로 외계에서 온 외계인보다 육아휴직 쓰는 남편이 더 신기하게 여겨질듯. 스포츠선수도 라커룸에서 가족 챙긴다고 뒷말 듣는데, 대기업 직장인이라고 다를까요? 여행처럼 서로의 일정 맞추기 힘들지만, 가족이란 이름으론 이해받길 바라는 일상, 이젠 좀 바뀔 타이밍 같네요. 다같이 일하고 다같이 쉬고 다같이 키워야죠.
맞벌이 부부 입장에선 참 씁쓸하네요. 육아휴직을 가족 전체 이익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제도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다는 생각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