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육아휴직 쓰겠다니 시댁 난리”…대기업 워킹맘의 현실과 변화의 길

최근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맘이 남편의 육아휴직 신청을 두고 시댁과 갈등을 겪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여전히 완전히 풀리지 않은 ‘육아는 엄마 몫’이라는 뿌리 깊은 인식과 현실의 벽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례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가 각자의 직장을 다니며 맞춘 살림살이 위에서 남편이 육아휴직을 자청했지만, 시댁 어른들은 “가정 파탄” 등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가정의 사례는 ‘워킹맘’의 눈물과 대한민국 육아 현실 사이의 골이 어느 정도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사회적 온도차가 드러난다.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육아휴직 현황에 따르면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도 3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 직장인은 전체 중 35%에 그쳤는데, 특히 중소기업이나 전통적인 가부장적 분위기가 강한 지역일수록 남성 육아휴직 신청률은 턱없이 낮다.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제도 개선도 진전되고 있으나, 정작 일상에서의 시선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육아휴직 사용자가 남성이라면 동료나 상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아내가 그만두는 게 낫지 않냐” “네가 집에서 하루종일 애나 본다고?” 등 질문을 보내오는 현상은 여전히 흔하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맞벌이 부부 10쌍 중 7쌍은 “남성 육아휴직의 장벽은 가족 내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아내 측 부모보다는 남편 쪽 친가족에서 유독 반대가 거센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갈등의 뿌리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가 ‘밥벌이=남자, 아이돌봄=여자’처럼 역할을 구획 지어 생각하는 문화가 잔존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육아와 경제활동이 충돌할 때, 가족 내부에서 우선순위를 따지는 시선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점도 문제다.

공공정책적 측면에서 보면,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는 매년 강조되는 핵심 목표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에도 육아휴직급여 보전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서는 ‘눈치’나 ‘불이익’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을 두고 가정 내 갈등이나 사회적 눈치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엔 여러 복합적 현실이 얽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생산성 저하나 대체인력 부족에 대한 부담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남성 스스로 “육아가 낯설다” “회사에서 소외될까 두렵다”는 막연한 불안이 크다. 관련 상담 현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육아휴직 자체보다 그것을 꺼내는 순간부터 ‘비정상’ 취급하거나 “네 아내가 게으른 거냐”는 잘못된 인식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고 토로한다.

이른바 ‘대기업 워킹맘’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굴지의 기업이더라도, 남편의 육아참여와 관련해선 시댁의 눈높이나 주변 시선이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걸 체감한다. 한 인터뷰이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쓰는 게, 내가 회사 관두는 것보다 쉽지 않다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복지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가정 내 인식이라는 내면의 벽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워킹맘이 ‘이중의 부담’을 견뎌야 한다. 직장에선 당연히 일의 공정성과 업무를 강조하고, 집에서는 “엄마니까”라는 책임이 여전하다. 남편의 육아휴직마저 원활하지 않다면, 결국 여성만 희생하라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그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는 아이에게도,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 기업,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 모두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이 ‘권리이자 의무’로 통용되고 있다. 북유럽 사례처럼 남성 육아참여에 인센티브를 강화하거나, 가족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그 과정에서 ‘남성의 육아휴직=비정상’이라는 사회적 판단이 사라져야, 진정한 공동육아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현실의 벽은 견고하지만, 조금씩 균열은 생기고 있다. 최근 30~40대 남성의 육아휴직 신청이 눈에 띄게 늘면서, 또 다른 가정과 기업의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빠가 육아하는 게 이상한가요?”라는 질문이 더 이상 논란이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될 때까지, 사회 각계의 진지한 고민과 노력, 그리고 작은 실천이 이어져야 한다. 기자 역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울컥하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며, 다음 세대엔 이런 고민이 한참 줄어들기를 기대한다.

— 최현서 ([email protected])

“남편 육아휴직 쓰겠다니 시댁 난리”…대기업 워킹맘의 현실과 변화의 길”에 대한 8개의 생각

  • ㅋㅋ 역시 바뀐듯 하면서도 안바뀐다니까요 ㅋㅋ 윗집도 비슷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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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아직 저런 소리 하는 집도 있네 진짜 흑역사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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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이래놓고 애는 누가 낳길 바라는 거냐고요?ㅋㅋ 현실 개탄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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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남자 육아휴직=가정망함 이런 말 듣는구나…🤨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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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히 이런 일 많이 봤네요ㅋㅋ 근데 이제는 좀 안 바뀌면 큰일 나요!!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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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bbit_activity

    시댁만 난리 아님… 윗세대 다 비슷함… 마음의 준비는 필수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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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하는 사람들은 진짜 가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아는지… 제도만 만들지 말고 현실 좀 살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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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든 여자든 육아휴직 당연히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봄!! 아직도 이런 뉴스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임!!! 육아는 엄마, 이런 구시대 마인드 이제 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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