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연쇄, 사법 판단이 드러낸 별건수사의 그림자

검찰의 ‘별건 수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법원이 올해 들어 잇따라 ‘공소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수사 기법이 근본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연이은 판결은 단순한 단건 사건의 문제가 아닌, 한국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내재한 검찰의 수사 관행과 한계, 그리고 이에 대한 법원의 통제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비롯한 여러 법정에선, 피고인에 대한 원래 혐의와는 별다른 추가 범죄 혐의를 근거로 구속·기소한 사건 다수가 ‘공소기각’ 처리되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검찰이 별건으로 기소한 혐의가 실제로는 ‘동일 사건’ 또는 ‘밀접불가분 관계’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

형사소송법상 ‘공소기각’ 판결은 원칙적으로 기소의 절차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에 가능하다. 이번 결정들은 ‘검찰이 애초부터 이 사건들의 실체적 경계와 과도한 수사 범주를 혼동·오용했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인 판례에서도 “별도로 나눈 것은 수사상 선택일 뿐 실질적으로 하나의 범죄행위 또는 범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판단이 강조됐다. 이는 곧, 수사권 남용의 경계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제한 신호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비판의 대상이 돼온 ‘별건 수사’는, 혐의를 밝혀내지 못한 피의자에게 1차적으로 적용한 항목 외 다른 사안을 엮어 압박하는 수사 방식이다. 과거 대형 정치·사회적 사건에서 ‘사실상 구속을 위한 구실 만들기’ 형태로 비판받아왔다. 균형 잡힌 사법절차 확립의 당위성은, 이번 판례를 계기로 다시금 현직 검찰의 권한행사 방식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야기했다.

경찰-검찰 구조 개편, 형사사건 절차 투명성 확보 역시 현 정국의 화두지만, 사건별 대응의 현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피고인은 검찰 기소에 대해 “실체와 무관한 혐의로 압박당했다”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사회적 감시 속에서도 검찰은 ‘적법절차’라는 시그널을 내세워 별건 수사 기법을 ‘통상적 수사 관행’으로 합리화해 왔다. 그러나 법원의 연이은 판단은 ‘관행’을 실질적으로 제동하고 있다. 판례들은 “기소권, 적법수사 수단의 올바른 범위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지 않으면 정의 실현이 훼손된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여야 정치권 반응도 엇갈린다. 야당은 “검찰의 구악(舊惡)이 드러났다”며 ‘피의사실 공표’와 함께 별건수사 통제를 위한 입법 방향 기초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당은 “범죄 엄단이 약화될 우려”를 전제하면서도, 기소권 통제·수사 관행 정상화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히 현재의 검찰 직접수사-기소 일원화 체계에서 ‘권력형 범죄’ 및 ‘사회적 관심사건’이 별건수사와 자주 연결되다 보니, 정치권 입장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예외 없이 “사법통제의 원칙·실효성 강화를 위해서는 판례의 반복적 적용과 함께 입법적 명확화가 필수적”임을 지적한다. 최근에는 별건수사 금지를 명시하고, 검찰 수사의 단계별 타당성 판단기준을 법률로 고시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절차적 개선이 아니라, 검찰권력의 지속적인 견제와 민주주의 질서 유지라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확장된다.

이쯤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제도의 근본적 신뢰’다. 시민사회는 ‘심층적 공정성 확보’에 대한 기대와, ‘실효성 있는 사후 통제’에 대한 우려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 중이다. 일차 수사과정에서 피의자 인권 훼손 우려, 그리고 사회적 신뢰 추락 등 장기적 문제도 계속된다. 정치권 역시 향후 선거국면에서 ‘검찰개혁’과 ‘기소권 조정’ 등을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 구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법원의 엄격한 판례 축적→정치권의 제도화 논의→시민사회의 감시 강화라는 세 방향 모두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별건수사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데 논의가 모아진다. ‘별건 수사’ 관행으로 인한 인권침해, 형사절차의 신뢰 저하를 막기 위해선 법·제도 수준에서 수사권 남용의 구체적 한계선을 도출하는 현실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단순한 사법적 쟁점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정의’와 ‘신뢰’의 근원적 회복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공소기각’ 연쇄, 사법 판단이 드러낸 별건수사의 그림자”에 대한 3개의 생각

  • 별건수사, 진짜 없어져야죠. 근본적 개혁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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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tter_accusamus

    ㅋㅋ 역시 어쩔 수 없는 나라임ㅋㅋ 검찰이 뭐고 법원이 뭐고 다 거기서 거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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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판결 많아져도, 검찰 근성은 그대로지!! 무한 반복의 늪,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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