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배움, 육아휴직의 시간으로 이어지다: ‘돌봄 격차’는 현실
아이를 가진 한 엄마, 이지영(가명·37) 씨는 첫째를 낳고 한동안 고민 끝에 1년의 육아휴직을 택했다. 그에게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교사직이라는 직업과, 무엇보다도 ‘배움의 기회가 가져다준 정보력’이 있었다. 최근 공개된 연구 결과만 봐도, 엄마의 학력이 높을수록 육아휴직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정부 통계로도 이 추세는 반복된다. 이 변화의 이면엔 단순히 고용 조건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정보 접근성과 개인 지위, 그리고 가족 내 돌봄의 불평등이 겹쳐 있다.
최근 정책연구원과 복지 사각지대 관련 통계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이상의 엄마들은 육아휴직을 평균 10~12개월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고졸 이하의 엄마들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5개월 안팎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력이 많은 계층일수록 출산 전부터 제도 활용법을 꼼꼼히 파악하고, 소득 감소에도 대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경향이 강하다. 일례로, 직장을 다니는 양혜원(가명·33) 씨는 대기업 복지 혜택 안내서를 미리 섭렵하여 최대치의 혜택을 챙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근로 환경이 불안정한 엄마들이나 서비스직 종사자인 김정미(가명·29) 씨는 “직장 눈치 보느라 눈 감고 돌아오는 게 일”이라며 육아휴직 자체를 포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 간극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진다.
서로 다른 정보력,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자본이 육아의 일상 자리마저 흩트리는 셈이다. 사회학자 송지윤 교수(이화여대 사회학과)는 부모의 학력과 사회적 지위가 자녀의 양육 여건, 더 나아가 평생의 성장 경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한국 육아휴직 제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제도적 형태를 갖췄음에도, 실상 당사자들의 체감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제도가 아무리 넓어도 ‘정작 누가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또 다른 벽이 만들어진다.
중장년층 육아 경험자와 새내기 부모들 사이에 돌봄 경험의 ‘길이’와 ‘깊이’가 이렇게 달라지는 지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내가 더 배웠으니, 아이에게 곧장 쏟을 수 있는 시간도 더 많아진 셈”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 더 긴 품 안을 주기 위한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 증감 추이도 이 결과를 뒷받침한다. 30대 초반, 대졸 여성 근로자 계층에서 사용률이 두드러진 반면, 20대 후반~30대 초반 고졸 이하 여성들은 ‘쉰 척, 사직’으로 몰리고 있다. 직장과 가정, 어느 곳에서도 보호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가장 큰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다.
이는 제도가 갖는 허점이 곧 사람의 생애에 설 수 있는 ‘무게’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고용 형태나 학력 외에도 회사의 규모와 조직 내 ‘돌봄 친화적 문화’ 역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엄마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가 누구의 육아휴직을 지지하고, 실질적으로 누구에게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지의 구조적 질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혜 격차”를 넘어 ‘돌봄의 격차’가 지금 아이들의 미래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학교 현장의 교사, 지역 보육시설의 원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달라도 “누구나 쉴 권리, 품을 권리”가 좀 더 공평해져야 한다는 점에는 무게가 실린다.
돌봄은 기본권이다. 하지만 오늘의 통계는 돌봄의 기본권이 ‘현실에서 어떻게 차등 지급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 아이, 한 가족의 인생이 사회 구조의 미세한 이음새에 따라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육아휴직의 길이도, 자녀의 미래도, 정보와 권리의 접근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어쩌면 엄마의 졸업장이 아이의 성장 곡선, 돌봄 시간표까지 조용히 바꾸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현실을 누구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를 품는 시간만큼, 사회도 ‘품는 마음’을 더 아낌없이 나눠줘야 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이래서 출산율 못 오르죠!!
육아휴직도 스펙…!! 민망하네욬ㅋ
안타깝네요…
육아휴직도 눈치 보이고 차별 심함;; 이래서 애 낳기 싫다는 말 계속 나올 수밖에
진짜 현실 씁쓸하네요ㅠ 학벌이 뭐길래… 육아휴직까지 갈리다니요🤦♀️🤦♂️
결국 돌봐주는 시간도 경쟁이네. 육아휴직=사교육이란 공식 생기겠음. 슬픈 현실.
복지 정책의 취지가 무색할 만큼 격차가 드러나네요. 계층 간 정보 접근성과 경제력 차이가 결국 아이의 복지까지 좌우한다니, 사회적 안전망이 더 보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ㅋㅋ한국 육아휴직 레전드네. 부모님~ 학벌 열심히 해서 애랑 오래 있어주기 챌린지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