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의 경험경제, 일상과 감정의 공간을 찾아서
베트남의 소비 풍경이 변하고 있다. 이제 상품이나 물질적 소유보다 감정을 일깨우는 경험, 그리고 타인과의 공유를 중시하는 흐름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하노이, 호치민 같은 대도시의 굽이진 골목길부터 신흥 소도시까지, 카페와 레스토랑, 테마 공간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경험경제’가 베트남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어느 골목에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차가운 돌바닥 위, 오래된 베트남 전통가옥을 리모델링한 카페에선, 직접 만드는 커피워크숍이 열린다. 아오자이 차림의 젊은이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을 들고 서로의 순간을 포착한다. 베트남인들 사이에선 이미 ‘쓰는 돈’보다 ‘함께 남기는 사진’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 SNS에서 공유될 수 있고, 개인의 이야기를 남기는 체험형 소비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여행사도 단순한 관광 대신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쿠킹클래스, 커피 체험, 현지 예술가들과의 만남 등 오감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쏟아낸다.
과거 베트남 소비의 중심이 저렴한 가격, 실용, 내구성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확연히 다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선 단순히 소유를 위한 소비보다, 색다른 공간에서 친구 혹은 가족과 보낸 특별한 하루가 삶의 중대한 목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사회 전반의 소득 확대 및 도시화, 온라인의 빠른 확산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험을 파는 업계 또한 이에 부응한다. 3D 갤러리, 인터랙티브 아트 체험관, 감각적 테마카페 등이 봄날의 꽃처럼 피어오른다.
특히 호치민 1군과 하노이 올드쿼터 주변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감각적인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테라스 위에 흐드러진 열대화초, 통유리창 너머로 노을이 스미는 라운지에서는, 음료 한 잔과 음악, 그리고 반짝거리는 대화가 공존한다. 최근 들어선 베트남식 전통 음식만큼, 해외의 트렌디한 메뉴도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스시, 타파스, 비건 메뉴, 심지어 칵테일까지… 음식이 단지 ‘허기를 달래는’ 개념에서 다채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예술로 변화한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의 전환은 베트남 사회 내부의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보여준다. 수십 년 동안 경제 개발의 소용돌이를 겪고, 각종 세계 브랜드가 유입된 끝에, 이제는 자신의 일상에 의미와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선택을 찾는다. 물질적 것보다 기억, 감정, 공유, 그리고 자기표현이 더 중요해졌다. 오랜 시간 폐쇄적이었던 사회 분위기가 점차 개방적이 되고, 누구나 예술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각종 페스티벌과 팝업 행사, 전시 체험이 도심 곳곳을 채우며, 셀카 한 장을 남기기 위한 인파로 북적인다.
이 변화는 베트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로벌한 흐름 위에서 베트남이 자신의 속도로, 고유한 문화를 지키며 새 길을 내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전통시장의 소리, 오토바이 바퀴 굴러가는 탁탁거림, 거리의 향신료와 꽃, 그리고 웃음. 그 위에 더해지는 경험의 가치. 이 무수한 조각들이 베트남인의 삶을, 도시의 공간을 한층 입체적으로 만든다. 여행자의 눈과 현지 젊은이의 일상 모두에서 경험경제는 낯설지 않다.
소비의 형태는 곧 도시의 기억이 되고, 세대를 관통하는 공동의 언어로 쌓인다. 멋진 사진 한 장, 친구와의 음악 페스티벌, 나만의 공간에서의 독서와 사색, 미식의 순간… 이 모든 것이 베트남의 미래를 그리고, 젊은 세대에겐 ‘내 삶의 주인’이 되는 힘을 선물한다.
여행자는 베트남에서 더 이상 ‘유적’만 보는 관찰자가 아니다.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직접 체험하며, 나도 그 한 장면이 된다. 변화하는 베트남의 경험경제, 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그들의 삶과 도시를 어떻게 풍요롭게 확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베트남의 거리에서 함께 살아 있는 감정의 기록을 발견하는 것, 그 자체가 가장 근사한 여행이 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베트남도 달라졌네요…시대의 흐름인가 봅니다.
경험이니 감정이니 해도 결국 자본이 움직여야 함ㅋㅋ 그게 현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