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융합전공, 사람의 미래를 열다
한 대학의 강의실에서 모여든 신입생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긴장,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이 교차한다. 부산대와 국립부경대가 공동 주도하는 ‘바이오-헬스케어 메카트로닉스공학 융합전공’ 오리엔테이션 현장은, 이 젊은이들의 마음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최근 바이오와 헬스케어, 그리고 기계공학의 융합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진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비추는 등불과 같다. 오늘 이 융합전공 신설이 가진 의미와 앞으로 우리 삶에 가져올 변화를 탐색해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의 건강, 복지, 그리고 일상은 그 어느 때보다 과학과 기술에 깊이 의존하게 됐다. 백신부터 원격의료, 웨어러블 기기까지, 그 어느 순간에도 과학기술은 인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보호막이었다. 그 최전선에서 가장 절실한 건 바로, 사람의 체온을 이해하는 과학과, 사람의 마음을 담아내는 기계다. 이번 부산대-부경대 바이오-헬스케어 메카트로닉스공학 융합전공은 그 출발점에 서 있다. 실제로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신입생 이준석(가명·19) 씨의 말처럼, “딱딱한 기계공학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삶을 위해 또 다른 손을 내미는 공부가 궁금했다”는 목소리는 이 전공이 단순한 학문 간 결합이 아님을 확인시켜준다.
실제 최근 교육계와 보건복지부, 산업계 등이 주시하는 분야가 바로 ‘헬스케어 메카트로닉스’다. 단순히 의료기기를 만든다는 차원이 아니라, 사람의 움직임과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기계, 데이터, 바이오센서, 나아가 AI 솔루션까지 끊임없이 접목하려는 흐름이다. 여러 대학들이 앞다투어 융합 전공을 신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대와 부경대의 이번 선택 역시 현장 요구에 밀착되어 있다. 취재 중 만난 부산의 한 치과의료기기 회사 대표 김상현 씨는 “지금 산업계는 기계 잘 다루는 인재만으론 답이 안 나와요. 병원에서 실제 환자랑 소통하며 산업을 바꿀 수 있는 인재, 그게 절실해요”라고 토로한다.
그런 변화의 중심에서 무엇이 바뀔까. 일단 취업시장 자체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통적 의료계·기계공학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교육과정에서부터 다른 전공자의 ‘시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실제 부산대-부경대 융합전공에는 직업계고 출신부터 의과대, 심지어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까지 다양한 이력서가 쌓여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이 과정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융합이라는 말은 좋은데, 결과적으로 어느 한쪽 전문성에 소홀해지는 건 아닐지, 실제 취업이 가능한 건지”라며 우려도 내비쳤다. 현장을 견학하고 여러 교수진과 상담했던 박수연(가명·고3 자녀 둔 어머니) 씨는 “결국 사회가 요구하는 건 ‘융합형 인재’지만, 그 인재를 만들려면 제도·교육현장의 뒷받침도 탄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신규 융합전공이 단순히 ‘타이틀 붙이기’에 그치지 않으려는 시도 역시 분명하다. 부산대 이성훈 교수(메카트로닉스공학)는 “이번 융합전공은 커리큘럼 설계부터 실습, 현장 연계까지 지역 의료산업체와 직접 협업하고, 실제 로봇 수술기,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등 최신 의료기기를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경험을 쌓는다”고 한다. 단순 기술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진심으로 돌보고 복지를 높일 수 있는 인재 육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런 흐름은 실제 학생들에게도 ‘기술을 통한 사람의 행복’을 고민하는 자극제가 된다. 융합전공에 참여한 고도연(가명·22) 씨는 “처음 지원할 때는 그냥 미래 먹거리라 생각했는데, 실제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을 어떻게 설계에 담아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남은 과제도 지적한다. 산업계와 대학의 고질적인 ‘연결부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인재와 커리큘럼의 괴리, 그리고 융합전공 졸업생이 당장 의료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지의 문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교원 확충, 중등교육 단계에서의 데이터 기초교육 등도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그래도 현장의 목소리는 “지금 변화의 불씨를 키우지 않으면, 우리의 건강과 복지의 미래 역시 뒤틀릴 수 있다”고 역설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사람 중심으로 회복하는 데 이런 융합·현장형 인재가 절실하다. 길어진 기대수명 속, 건강의 질은 결국 작은 센서에서, 더 이해심 깊은 현장 인재에서 결정된다. 오리엔테이션 현장처럼 아직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설렘 가득한 얼굴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가 얻는 ‘행복의 총량’ 또한 커질 수 있겠다.
작은 전공 하나의 개설이, 결국에는 한 도시의 산업 생태계를, 한 사회의 복지 수준을, 그리고 각자의 삶의 질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융합은 많고 명확한 건 없음 ㅋㅋ 방향만 좋으면 뭐하나 실전이 답임
건강, 복지, 기술이 따로 노는 세상에서 이렇게 학생들이 직접 뛰어드는 건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저희 가족 혹시라도 이런 시스템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오늘 기사가 떠오를 것 같네요! 앞으로 더 많은 시도와 연구, 그리고 사회적 지원도 함께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