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17만 종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 도입…‘지방 도서접근권’의 전환점
주요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인 전북 정읍시가 3월 1일부터 ‘17만 종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시에 따르면, 기존에는 최신 베스트셀러나 인기 서적의 대출을 위해 긴 대기열이 불가피했지만, 이번에 도입된 구독형 시스템을 통해 대기 없이 누구나 동시 이용이 가능해졌다. 단일 도서관 소장 규모를 훌쩍 넘어서는 방대한 전자책 자료를 여러 시민이 동시에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정읍시립도서관이 주관하여 전국 도서관계에 ‘디지털 전환’ 바람을 입히고자 한 시도 중 하나다. 무엇보다 정읍시민이라면 별도 비용 없이 휴대폰이나 PC에서 언제 어디서든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에 로그인 가능하다. 정읍시청 브리핑을 보면, 젊은층 이용률이 점차 감소하고 심지어 신간, 베스트셀러의 접근성 불균형이 심각해지자, 시는 민간 전자책 플랫폼과 협업을 확대했다. 그렇게 기존의 소장 위주, 선착순 대출 한계에서 여러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디지털 공동자원’ 개념으로 도서관의 성격을 바꾸려고 시도했다.
최근 2~3년 사이 전국적으로 전자책 시장은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신간‧베스트셀러 입수와 대출이 어려워 실질적 독서 기회에 있어 격차가 존재했다. 이번 정읍시의 행보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된 도서, 정보 접근권 불평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시의 관계자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의 지역 격차 완화 효과가 의미있을 것”이라며, 교육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도 긍정적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지역 독자들 사이에선 ‘동시대 서적을 부산, 광주, 대전 등 대도시, 심지어 서울 시민만 누린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적잖았다. 이것이 도서관 본연의 역할, 즉 ‘지적 평등권’ 실현의 벽으로 지목되어왔다. 이번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직장인과 학생들은 물론, 노인·장애인 등 이동이 어려운 시민들도 최신 정보를 ‘동등한 권리’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적 확산의 시범 케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정읍시의 시도는 단순히 전자책 구독권 구매에 머무르지 않는다. 동시에 ‘공유형 도서관’이라는 본질적 변화를 지향한다. 이는 ‘도서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다시 말해 도서관의 벽을 허무는 접근 방식의 변화다. 전통적으로 도서관은 지역 인프라 차이, 예산 한계라는 구조적 문제에 가로막혀 있었다. 물리적 서적 대출은 인프라 구축비·관리비 부담, 공간 부족 문제 때문에 1~2개의 인기 신간을 놓고 긴 대기행렬이 이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구독형 플랫폼 활용으로 사실상 무제한 동시 이용이 가능해지며, ‘한정 자원’의 한계를 디지털로 극복할 기반이 마련된다.
문화 인프라 측면에서 봤을 때, 정읍시가 강점을 가지는 점은 접근성 확대와 자율성 보장에 있다. 소속과 연령, 경제사정에 상관없이 누구나 도서관 회원이 되면 모두 평등하게 같은 콘텐츠를 누릴 수 있다. ‘전자책 구독형’의 요체는 독서 공동체의 경계를 허무는 일이다. 지역 내 작은 책방이나 문학동호회와도 연계 가능성이 열려, 플랫폼이 ‘지역 문화허브’로 확장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더 가깝게 보면, 청소년과 청년, 시니어 계층을 모두 아우르는 ‘디지털 시대의 공공성’ 실현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가 ‘만능 해법’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을 전망이다. 국내 도서관계, 출판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전자책 구독권 도입이 실질적 독서 인프라 확장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도서관 전자책 서비스가 민간 플랫폼에 종속될 때, 지역별 책 선택권이 제한되거나, 저작권 문제에서 공공성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독립서점 경영인들은 ‘이미 대형 플랫폼이 독자를 빨아들이는 상황에서 도서관마저 그 흐름에 동참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정말로 ‘책 좋아하는 지역 시민’ 모두에게 균등한 효과가 돌아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 기반 독서행위의 증가가 곧장 전체 독서율 또는 독서 문화 활성화로 연결될 것인지, 한계도 있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독서 모임이나 도서관 대면 서비스에서 이뤄진 ‘공감, 소통, 창의력 촉진’ 같은 효과를 대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여전히 연령대가 높거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겐 접근성의 ‘새벽’이 아닌 ‘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만인을 위한’ 서비스 구현에는 혼합형(온·오프라인) 지원과 지역별 사용성 조사, 한국 특유의 문화적 특성에 대한 탐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정읍시가 보여준 전자책 구독서비스 확대는, 공공도서관의 미래상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 변화가 ‘공공재’로서 도서 접근권 평준화에 기여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정보 플랫폼 의존성의 출발점이 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도서관의 본질적 목적—인간의 성장과 민주적 기회 제공—를 지키며, 디지털 혁신이 사람과 지역, 그리고 공동체를 진정 연결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일 것이다.
이상우 ([email protected])

대박임ㅋ 지방에서도 책 걱정no👍
정읍시 전자책 서비스 다 좋은데… 진짜 중요한 건 시민들의 독서 습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죠. 그냥 서비스만 늘어서 독서율 늘진 않을 것 같아서요. 책장 넘기는 손맛이나 동네 도서관 분위기를 즐기는 분들도 생각해줬으면 하네요. 이왕이면 지역문화 중심의 다양한 교류와 온·오프 혼합 접근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ㅋㅋㅋ 거 참 신기하네 베스트셀러 줄 안 선다더니… 지역 문화는 대체 누가 지켜줄지? 뭐 결국 대기업-플랫폼 유치 경쟁이겠지만, 독립서점 죽이고 가성비만 따지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 ㅋㅋ읽는다 해도 독서습관 늘진 의문. 현실은 그냥 다 디지털이니 나만 뒤쳐진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이런 거 하다가 도서관이 점점 사라지면 속상할 듯ㅠㅠ 당장 학부모, 노년층은 어떻게 배려할지도 궁금함. 고민 좀 더 해봅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