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지막 사람과 최후의 인간

20세기 초 이래로 인간 존재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해 온 수많은 작품 중, 『마지막 사람과 최후의 인간』은 문명에 대한 총체적 의문과 불안, 그리고 시대의 변화 속에 놓인 인간상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이 소설은 오랜 시간에 걸친 인류의 흥망과 미래 문명의 변천사를 그리면서, 극단의 고독 속에서 남겨진 개인과 집단 모두의 운명을 탐색한다. 최근 전 세계적 팬데믹,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부상 등이 중첩되는 이 시점에서, 고전적 종말 서사의 복원이 눈길을 끄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해당 작품은 현재 문화계뿐 아니라 사회적 논의의 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책은 넓은 지구, 장구한 시간 위에 뿌려진 인간 집단의 변화와 몰락의 양상을 담으면서, 각 계층의 심리와 사회구조, 개인의 철학적 고투를 섬세하게 그린다. 문명의 정점에서조차 희미해지는 인간성, 기술 발전이 불러오는 새로운 불안, 그리고 대자연 앞에서 무력해지는 사회의 초상이 스케치된다. 이 가운데 인류 최후의 남은 개인으로서의 ‘마지막 사람’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모습을 은유한다. 극단적 고립은 사회적 연대의 본질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하며, 그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답을 찾아 나아간다.

곳곳의 묘사에서 작가는 사회와 문명의 성쇠를 객관적인 연대기 속에만 집어넣지 않는다. 영웅 또는 평범한 개인, 강자와 약자, 기득권과 피지배자의 내면을 톺아보는 데 집중한다. 집단의 운명과 개인의 선택, 공동체 의식, 그리고 인간이 갖는 책임의식이 반복적으로 포착된다. 그 과정에서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희망, 발명과 오만, 그리고 가능성의 극한까지 밀려가는 상상력이 빛난다. 이 소설은 인간을 수동적 희생자 또는 낙관적 신화의 주인공처럼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존재, 그 과정에서 수없이 실패하며 다시 질문하는 존재로 그린다.

오늘날에도 ‘인류의 종말, 그 이후’는 SF나 대중문화, 정치 담론 등 여러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소환된다. 대규모 위기와 변화 앞에서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분출되는 것처럼, 『마지막 사람과 최후의 인간』 역시 인간 사회의 분열, 소수와 다수의 긴장, 기술 진보와 윤리 사이의 갈등을 냉철하게 압축한다. 동시대 여러 사상가들이 팬데믹 이후의 미래나, AI가 바꿔놓을 일상의 본질, 기후붕괴 시나리오 등을 논할 때 이 책은 원형적 상상력의 준거점 역할을 한다. 근대적 진보신화에 균열이 가면서, 개인적 실존과 사회 구조 모두에 냉철한 자기 성찰이 요구되는 지금, 이 서사가 다시 소환되는 이유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세세한 심리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들이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커다란 허무주의도 아니고 마냥 숭고한 인간애도 아니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함께 갈 것인가 따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삶의 근원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무거운 사유로 초대된다. 또한 국가와 종교, 권위와 사랑 등 인간이 만들어놓은 모든 체제가 무력해질 때, 남아 있는 것은 결국 개인의 선택과 책임, 그리고 타자에 대한 연대의 가능성임을 시사한다.

오늘의 한국 현실을 돌아볼 때도 책은 낡은 우화가 아니다. 오히려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는 공동체 의식, 다양성에 대한 두려움, 기술 의존의 역설 등은 『마지막 사람과 최후의 인간』이 던지는 문제의식과 묘하게 닮아 있다. 팬데믹 세대의 불안이나 부동산, 취업난 같은 제도적 균열, 나날이 분화되는 소수자 이슈들 모두가 이 고전 서사의 틀 안에서 다시 의미를 얻는다. 문화와 사회의 경계에 서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최후의 인간’이 실제 어떤 모습인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돌이켜보면 진보도 퇴보도 아닌, 거대한 순환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기록으로서 이 소설은 의외로 희망적이다. 극한 상황 아래 집단적 연대까지 모든 것이 무너져도, 인간은 언제나 다시 질문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독하나 결코 외롭지 않은 존재가 된다. 다른 이의 서사, 서로의 실패와 가능성을 함께 들여다보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 치유의 단초임을, 이 책은 조용히 강조한다. 고전이란 결국, 오늘과 내일 모두를 비춰보는 살아 있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서평] 마지막 사람과 최후의 인간”에 대한 3개의 생각

  • 이런 책 읽으면 진짜로 인류 멸망 시뮬 돌리는 느낌적 느낌… 근데 스포츠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고, 마지막까지 남는 자가 결국 다 갖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요즘 세태라 그런가? 다같이 가는 길은 없나 싶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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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멸망 시뮬 극한직업이네!! 혼자 살아남아서 사는 인생 어케 버티냐 싶고, 끝까지 리더 역할하는 스타일들 보면 현실도 다를 거 없단 생각. 근데 기승전 희망이라지만, 그 희망이 희망 같지 않은 게 문제다. 다 같이 망하면 더 덜 외로울지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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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이런 고전 서평 보면서 꽤 복잡한 생각 든다. 인간이 끝까지 남으려는 거, 결국 다 개인 싸움 아냐? 사회가 어쩌니는 말도 좋지만 현실에선 진짜 외롭고, 제도 무너지는 속도 장난아니고. 기술이 이끌 미래 사회? 솔직히 인간들 정신 준비 안 돼 있다고 본다. 다들 희망얘기 찬양하는데, 지금 세상 보면 솔직히 답 없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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