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학교에 울려 퍼지는 ‘사과의 힘’ – 어린이 과일간식 사업이 던지는 질문
“자두가 왜 이렇게 달지?” 서울 한 초등학교 복도에 모여든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호기심과 기쁨이 교차한다. 바로 올 3월부터 시작된 농림축산식품부의 ‘어린이 과일간식 사업’ 덕분이다. 농식품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신선한 과일을 무료로 간식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매일 아침 각 시도의 지역 농가에서 수확된 사과, 딸기, 방울토마토 등 계절 과일들이 아이들 손에 배달된다. 한창 성장기인 어린이들의 건강과 식습관을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음식문화를 바꾸자는 담대한 시도다.
최초 도입 시점에는 설렘과 기대 반, 우려 반이 교차했다. ‘저렴해 보이는 과일이 나올까 걱정스럽다’는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었고, 전담 영양교사들은 ‘배달, 보관, 위생 등 현실적 과제가 만만찮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곧 달라졌다. 한 경남 창원의 초등학교 영양교사 이은지씨는 “아이들이 과일을 받자마자 함박웃음을 짓는다. 평소 잘 먹지 않던 블루베리도 친구들이랑 나누며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간식 시간’은 학교에 작은 축제가 되곤 한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지역 초등학생 85%가 ‘맛있다’, ‘또 먹고 싶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과일을 자주 섭취하지 않던 아동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5년간 어린이 비만율이 빠르게 오르고, 가공식품 소비가 연령불문 확산되는 사회 현실에서, ‘진짜 식재료’의 힘을 체감할 좋은 기회다. 학교 내 비만-영양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된 타 선진국의 사례에서도, 신선한 과일 및 채소 제공은 특히 가족의 경제적 여유에 따라 식습관 격차가 커지는 문제의 지렛대가 되어주었다.
현장 교사의 손길, 급식실 노고, 지역 농가의 땀방울이 모여 ‘한 그릇 과일’에 담긴다. 경기도 포천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박정현 씨는 “학교 과일간식 사업이 시작되면서 예년보다 유통이 빨라지고 새로운 판로를 찾았다. 무엇보다 내 사과가 아이들 식탁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농사짓는 마음마저 달라졌다”고 웃는다. 사업 시행 이후 각 지역 농가의 소득에도 긍정적 변화가 감지된다. 아이들은 건강을, 농가는 소득안정을, 학교는 공동체적 신뢰와 활력을 얻는 셈이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주 2~3회 제공되는 간식이 모든 아이의 식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현실적인 공급·예산 한계, 일부 과일에 대한 알레르기 문제, 급식시간 관리 등의 현장 이슈도 여전히 산재한다. ‘비용 대비 효과’ 논쟁이 이어지지만 그 이면엔 제도 밖 아동들, 즉 가정내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까지 과일 간식 혜택이 미치는지에 대한 고민도 녹아 있다. 실제로 일부 NGO는 학교 밖 돌봄교실, 저소득 가정까지 지급 대상을 확장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나는 현장 사람들의 변화된 표정과 아이들의 평범한 삶에서 이 정책의 가치를 읽는다. 익명의 2학년 김승현(9) 학생이 남긴 “엄마가 안 사주는 과일도 학교에서 먹을 수 있어 좋아요”라는 말에는, 정부 정책이 어떻게 ‘일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지의 단서가 들어 있다. 단순히 건강한 미래 세대를 만든다는 상투적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한 순간순간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행보. 아이들의 건강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다. 하루 한 조각의 계절 과일이, 그저 영양소가 아닌 지역과 학교, 농부와 가정, 나아가 우리 사회의 연대를 잇는 ‘작은 다리’가 되고 있다.
건강 정책은 숫자와 예산이 아니라 결국 ‘사람의 표정’을 바꾸는 힘에서 시작된다. 학교 복도를 뛰어가는 아이들과, 그들의 식판을 챙기는 모두의 손길에 눈길을 건넨다. 오늘도 누군가는 단단한 사과 한 조각에, 꽉 찬 웃음 한 줌을 얹고 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진짜임? 과일 나오는 건 좋은데 이상한 거 나오면 안됨ㅋ
과일 좋아하면 천국인데 싫어하는 애들에겐 지옥이겠네 ㅋㅋㅋ
뉴스 봐도 정책은 언제나 현실적 한계! 과일 간식도 정책 사진은 예쁜데 실제 배달 퀄이 궁금함!!